저는 병맛을 좋아합니다. 저는 광고를 기획하면서 병맛 코드를 최대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에이닷 인공지능학교>, <코드네임 설리번>과 같은 디지털 광고뿐 아니라 장삐쭈와 협업한 <100년 후 전당포>, <미쳐버린 개발팀>, 빵쏭, 짤툰 등 수많은 병맛 콘텐츠 기획에 참여했습니다. 저 스스로 좋아하다 보니 과정도 즐겁고 좋은 결과를 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일본의 병맛 코드를 좋아합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회사는 닛신입니다. 닛신은 지속적인 병맛 코드를 이어왔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닛신의 광고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최근 공개된 닛신의 광고는 <차지맨 켄>이라는 70년대 애니를 활용했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닛신이 밈을 사랑하는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닛신 컵누들
차지맨 켄이라는 애니메이션 졸작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 졸작인 포인트가 2000년대 이후에는 주목받습니다. 믿도 끝도 없이 망가지면서 웃기는 포인트가 시대와 맞아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요한 장면들이 일본에서 밈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닛신이 이 밈을 그냥 지나칠 리 없죠. ‘머릿속에 다이너마이트’ 에피소드를 패러디했습니다. 원작에서 박사를 떨어뜨려 적의 비행선을 파괴하는 연출이 나오는데, 이 부분의 개연성을 ‘컵누들’이 채웠습니다. 볼가 박사가 원작과 달리 설명충으로서 컵누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습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주인공 켄은 볼가 박사를 떨어뜨려 버립니다.

출처: 닛신 컵누들
원래 나쁜 건데 더 심해지고 있어 ㅋㅋㅋ (병맛 코드에 대한 만족감)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역시나 유명한 밈을 비틀었고, 그 스토리텔링의 중심에 ‘컵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닛신의 밈 활용 방식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유명한 밈을 단순히 따라 하는 것은 목적과 수단이 바뀐 것입니다. 마케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단순히 밈을 따라 하고 웃고 말아 버리는 콘텐츠는 마케팅의 목적을 잃어버린 방식입니다.
닛신은 해당 밈의 무(無) 개연성 덕분에 유명해졌습니다. 그 부분을 닛신 컵누들로 채우고, 병맛 스토리텔링의 재미는 그대로 살렸습니다. 재밌으면서도 마케팅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닛신의 광고들은 이렇게 핵심 마케팅 포인트를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서 병맛 코드를 적절히 활 요하고 있습니다.
잊지 말세요! 유행하는 밈을 따라 해서 웃고 마는 것이 아닌, 마케팅 목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밈 활용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