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7일 총 이틀간 네이버 DAN25 콘퍼런스가 열렸다. 그동안 항상 당첨 실패, 시간 안됨 등등의 이슈로 참석하지 못했는데 참가 신청 오픈런을 한 덕분에 이번에는 참석할 수 있었다. 비록 나 혼자 갔지만...


첫째 날에는 키노트와 함께 비즈니스 쪽 세션들이 진행되었고 둘째 날에는 크리에이티브, 테크 세션이 진행되었다. 그래서 나는 두 번째 날에 참석하는 것을 신청했다. 행사 당일에 갔더니 네이버에서 진행하는 사업 및 서비스(넾다세일, 네이버 지도, 로봇, 그 외의 제휴사들) 다양한 부스들이 이것저것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총 7개의 타임라인 동안 정말 많은 세션이 있었는데, 크리에이티브(브랜딩, 디자인) 관련 내용들은 시간대별로 각 1-2개씩 겹치는 것이 있었다. 뭘 듣지 고민하다가 실제 내 업무에서 도움 될 만한 내용의 세션 6개를 골라서 들었다.(하나는 연사님과의 대화 시간과 겹쳐서 듣지 못함) 비록 강연장 2개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이슈도 있었지만 정말 알찬 내용들이었다. 팀 사람들에게도 별도 기록을 통해서 내용을 공유했다.


전체 세션에 대한 후기를 얘기하기에는 너무 길어지니까, 전체 세션을 통틀어서 마케팅 디자이너로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브런치에 적어보려고 한다. 타이틀도 세션 이름 말고 내가 느낀 점으로 지어보았다. 마케팅 디자이너는 네이버 DAN25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을까??


- 세션 들은 순서로 작성했습니다.

- 관련 세션 내용은 세션별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사진은 모두 제가 실제 세션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문제 시 알려주시면 수정 또는 삭제하겠습니다.




네이버가 오래된 서비스를 개편하는 방식 (서비스와 디자인을 확장하는 방법)


- 관련 세션 : 익숙함을 새로움으로! 네이버 카페 경험 설계 / 네이버지도 리브랜딩, 새로운 여정의 시작


네이버는 우리나라 IT 서비스 중에서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서비스 중 하나다. 그만큼 네이버에서 진행하는 서비스들도 오래됐다. 이번 세션에서 들었던 카페, 지도 역시 역사가 짧지 않다. 카페는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솔직히 네이버 카페가 생겼을 때 다음 카페를 이길 줄은 정말 몰랐다...) 네이버 지도는 최근 개편되었는데 아예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콘텐츠를 활용해서 카패의 사용자를 연결하려는 다양한 시도

콘텐츠를 활용해서 카패의 사용자를 연결하려는 다양한 시도

네이버 카페 프로덕트 디자인 세션에서는 그동안 업데이트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사람이 몇 없을 때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디자인 시스템, 그리고 카페의 넥스트 스텝을 찾는 여정까지. 여기서 [넥스트 스텝]이 중요한데, 내가 세션을 들으면서 생각한 카페의 넥스트 스텝은 2가지였다.


- 카페가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사용자가 더 많은 콘텐츠를 쉽게+즐겁게 탐색하게 하기

- 카페 내의 중고거래 사용성 개편하기(+AI)


이전의 네이버 카페는 [내가 가입한 카페]만 볼 수 있는 폐쇄적인 커뮤니티에 가까웠다. 물론 글을 쓰는 것 역시 이전의 카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이를 해결하려고 좋아요 버튼 디자인, 추천 콘텐츠 레이아웃을 바꾸는 등 네이버 카페의 확장을 위해 디자이너들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 [확장]의 방식은 네이버 지도에서도 보였다. 네이버 지도 역시 확장을 위해 개편을 준비하고 있었다.(현재 네이버 지도 앱을 업데이트하면 볼 수 있다) 단순 내비게이션, 지도에서 이제는 장소 기반의 경험(네이버 플레이스, 숏폼 콘텐츠, 예약)으로 확장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목적이었다. 이게 새로운 네이버 지도 브랜드 디자인에서도 매우 잘 보였는데, 기존의 단톤이었던 핀(pin) 그래픽을 색에서 색으로 [확장]하는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꽤 인상적이었다.


디자이너의 고충이 담긴 한 장

디자이너의 고충이 담긴 한 장

여기서 브랜드 디자인의 존재 이유를 크게 느꼈다. 이 디자인에서 [우리가 바꾸려는 것]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설득 여부가 달라진다. 지금 네이버 지도 숏폼 캠페인, 바뀐 디자인을 보면 얼마나 사용자가 납득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비하인드를 들은 나로서는 충분히 납득이 되는 디자인이었다. 요즘 서비스별로 거의 유행(??)하다시피 하는 리브랜딩의 좋은 사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네이버는 커머스 브랜드를 어떻게 디자인할까?


- 관련 세션 :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리브랜딩, 관심을 디자인하다


브랜딩까지의 수많은 워크샵

브랜딩까지의 수많은 워크샵

푸드/커머스 플랫폼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궁금했던 세션이었고, 꼭 들어야지! 했던 세션이었다. 쿠팡이나 컬리 등의 커머스가 성행하는 이 시장 속에서 네이버는 어떤 모습의 커머스를 만들까?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할까?


이 세션에서 네이버가 기존의 네이버 쇼핑 이미지를 탈출하기 위해 어떤 것을 고민했는지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기존에 네이버 탭으로 존재했던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에 어느 정도 익숙함을 가지고 신규 앱을 내놨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역시 새로움 속에도 익숙함은 있어야 하나보다)


지금은 끝났지만 이때 당시 네이버에서 크게 진행하고 있던 넾다세일 비하인드도 재밌게 들었다. 위의 브랜딩을 얘기하면서도 그동안 네이버 쇼핑에서 일관성 없이 진행한 그래픽(배너나 이벤트 비주얼 포함)들을 통일시키는 것도 진행했다고 하는데, 아마 그 스타트 중 하나가 넾다세일일 것이다.(그동안 진행했던 강세일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걸까?)


혜택이 말고 군이도 있답니다

혜택이 말고 군이도 있답니다

이번 넾다세일에는 [혜택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했는데 [사용자의 마음과 기억에 남는 자산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중요한 수단]이라며 캐릭터를 개발했다고 한다. 여러 서비스에서 캐릭터들을 브랜드, 마케팅 수단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사유를 제대로 표현하는 말이라 생각한다.


여담으로 이번 네이버 DAN에서 들은 브랜딩 프로젝트들에는 다른 디자인 에이전시가 함께 협업하더라. 이건 처음 알았다. 네이버 내부 자체에서 만들 줄 알았는데... 아마도 프로젝트가 큰 규모라 그런가 보다.(주관적인 의견입니다)




디자인에 AI를 적용하는 것은 모든 디자이너의 고민이다


- 관련 세션 : 오늘도 AI에게 디자인을 가르치는 중입니다 : AI 광고 생성 시스템 구축기


사실 뒤늦게 발견한 세션이었고 급하게 "이거 들어야겠다!"라고 결정한 세션이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가장 좋았다. 듣는 사람도 이 날 들은 세션들 중 제일 많았다.


이번 세션에서 발표한 내용은 현재 우리 팀에서 고민하는 부분과 가장 맞닿아있었다. [배너의 자동화]. 다만 네이버는 좀 더 큰 범위였다. 네이버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광고를 진행할 수 있게 하는데, 중소기업에는 디자인이 없는 경우도 많고 소상공인 사장님들이 직접 배너를 만들 실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AI를 활용해서 쉽게 여러 개의 배너를 만들게 하는 [애드부스트 크리에이티브]였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AI가 디자인하게 하려면 디자인의 [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템플릿의 구체화(+수치화)가 중요하다는 것. AI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와 같기 때문에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것을 AI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알려줘야 한다. 그러려면 그동안 [감]으로만 잡던 디자인을 명확한 값으로 환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AI로 디자인을 학습시키려는 디자이너 모두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세션 이후 연사님들과 따로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역시나 이 애드부스트를 만드는 데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디자이너님들도 [AI가 모두 다 해주지 않는다]며 [하이브리드]로 활용해야 한다(일부는 AI에게 맡기고, 나머지는 인간이 해야 함)고 했다. 그리고 디자이너 혼자서도 못한다는 것도... 애드부스트를 만드는 데에 기획자(아마 PM?) AI 기술담당, 개발자가 함께 일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는 디자이너 혼자서 부딪히는 느낌이 있는데, 우리도 혼자 해결하는 것보다 본격적으로 하려면 다른 부서 도움을 받아야 하겠다고 느꼈다.




여러모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은 날이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강행군이었지만 (코엑스에서 점심 먹기 너무 힘들더라. 웨이팅이 장난 아니었다) 너무 궁금했던 네이버 DAN 콘퍼런스를 드디어 들을 수 있어서 뇌에 좋은 자극(?)이 되었다. 추후에 DAN 세션별 영상을 공개한다고 해서 재확인이 가능하다고 하니 못 들으신 분들은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디자이너들의 경험담, 고민을 듣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나만 이런 고민하는 게 아니구나!"하고 공감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해결 과정을 통해서 "우리도 저렇게 해결할 수 있을 거야!" 하면서 힘을 얻는다. 올해 마지막 콘퍼런스가 된 네이버 DAN25에서도 네이버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얘기를 듣고 많이 배웠다. 내년에도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