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제품은 정말 다르거든요? 근데 막상 표현을 하려니까...
모든 기업은 자신의 제품이 특별하다고 말합니다. (정확히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고객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여러분이 광고나 상세페이지를 마주하는 고객일 때를 생각해 보세요. '이건 진짜 다르다!'싶은 제품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가요?
고객은 이미 아는 이야기, 그저 그런 뻔한 제품에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차별점을 확실히 각인시키지 못하면 이후 설득 비용도, 전환 비용도 더 높아집니다. 마케팅에 거짓과 과장을 섞는 어리석은 행동도 결국 자신의 제품과 메시지가 뻔해 보인다는 불안감에서 시작되죠.
오늘은 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우리 제품의 차별점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법 (+정말 차별점이 있는지 점검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시작해 볼까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실행하는 브랜드 캠페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마케팅 메시지는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짜입니다.
What (우리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드릴게요!) + How (어떻게 하냐면...)
후발주자들이 1위를 벤치마킹하거나 경쟁사들이 서로를 모방하면서 메시지는 전부 비슷해집니다. 그들이 마케팅에 돈을 쓸수록 그 비슷한 메시지들이 소비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됩니다.
각종 AI 서비스들 :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게 해 드릴게요! (What) + 마법처럼 당신의 일을 자동화하고, 더 빠르게 결과물을 주고, 더 높은 정확도를 가지고 있고, 더 많은 연산을 해낼 수 있고... (How)
수면 관련 제품들 : 더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해 드릴게요! (What) + 허리를 지탱해 줘서 더 편안하고, 근육을 이완시켜 주고, 통풍도 더 잘되고, 소재가 부드럽고, 온열 기능도 있고... (How)
마케팅 분야의 에이전시 혹은 SaaS : 대표님이 더 많은 매출을 낼 수 있게 해 드릴게요! (What) + 메타 광고, 검색 광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마케팅 자동화, 유튜브 제작... (How)
다 어디선가 봤던 메시지들 같죠?
실패하는 작은 기업들은 강력한 기존 플레이어들이 만든 이 경쟁 속에 똑같은 메시지를 가지고 뛰어듭니다. 앞에 '더'를 붙이면 고객들이 우리를 다르게 봐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요.
우리가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더 자동화가 잘됩니다.
우리 제품이 더 편안하고, 통풍도 더 잘되고, 소재도 더 좋아요.
우리가 메타 광고도 더 잘하고, 인플루언서도 더 많고, 유명 기업과도 더 많이 일해봤어요.
물론 이런 노력들도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더 나은 것'을 잘 알아채지 못합니다. 메시지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다면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들은 '더'라는 메시지를 쓰는 기업들을 기존 플레이어들과 똑같은 부류로 인지합니다.
제품과 메시지가 비슷하면 자본이 많은 기업이 승리합니다. 더 많은 광고를 태울 수 있고, 연예인 혹은 권위에 투자할 수 있으며, 빠르게 제품을 개선해 그 차이를 없앨 수 있는 기업이 이깁니다. 작은 기업이 '우리가 더 나아요'라는 메시지로 기존 플레이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경쟁 속에서도 각인되는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
고객이 원하는 것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What을 섣불리 바꾸면 누구의 관심도 얻지 못합니다. What은 유지하되 우리만의 How를 함께 말하면 고객은 우리를 '다르다'고 인지합니다. 기존의 대안들이 말하는 How가 왜 What(=고객이 원하는 것을 이뤄주겠다는 약속)의 근거가 될 수 없는지 쉽게 납득시킬 수 있다면 설득력은 더 높아집니다.
출처 : Ad Age
미국의 대표적인 생성형 AI 서비스 중 하나인 클로드(Claude)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자동화, 빠른(하지만 얕은) 대답 등의 기능은 인간의 더 큰 성취를 돕지 못합니다. AI에 의지하게 만들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잃게 만들죠.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며 문제를 해결할 때 더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습니다. 계속 생각하세요. 클로드는 생각하는 사람, 더 나아가 문제해결자들을 돕는 AI 도구입니다. 사용해 보시겠어요?
슬립테크 시장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에잇 슬립(Eight Sleep)은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인간은 수면 중에도 몸의 상태가 계속 바뀝니다. 사람마다 편안함을 느끼는 온도, 높이, 소리도 다 다르죠. 다 똑같이 찍어내는 몇 가지 해결책으로는 진짜 숙면을 이룰 수 없습니다. 우리 제품은 당신의 수면 중 신체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단순히 수집만 하는 게 아닙니다. 개인화된 오토 파일럿 기능을 적용해 당신에게 딱 맞는 온도, 높이, 소리를 실시간으로 조절해 최상의 숙면 경험을 제공합니다. 지금 구독해 보세요.
저 역시 저희 플랜브로의 컨설팅 서비스를 소개할 때 이렇게 설명합니다.
메타 광고 대행을 잘 맡겨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잘해서 단숨에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나 스몰브랜드는 없습니다. 그렇게 쉽게 성공이 가능하다면 실패하는 기업보다 성공하는 기업이 훨씬 더 많아야 합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은 다수의 실험을 통해 제품, 시장, 메시지, 판매전략, 채널 등 모든 요소들을 끊임없이 조정하고 개선해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내 성공을 누가 대신 만들어줄 수 없듯 이 과정도 누가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팀이 직접 몸으로 익히고 지속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체계적인 1:1 트레이닝을 통해 진짜 성장으로 가는 여정을 시작해 보세요.
우리가 더 낫다, 우리가 옳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그 What에 대해 우리는 우리만의 관점을 가지고 있고, 우리 관점에 동의한다면 우리를 선택하라고 말하는 겁니다.
모두를 설득하려고 하면 누구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고객들(=우리의 핵심 타깃 고객)이 반응할 메시지를 만들어야 전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고객에게는 우리와 다른 누군가의 How가 더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차별화 메시지 기획을 위한 4단계 프로세스
단번에 이런 메시지를 떠올리기 어렵다면, 다음 4단계에 맞춰 메시지를 조금씩 다듬어보세요.
1. 다수 고객들이 듣고 싶어 하는 보편적인 약속(What)을 먼저 찾으세요.
더 많은 것을 성취하고 싶어 합니다.
깊은 숙면을 원합니다.
기업을 성장시키고 싶어 합니다.
2. 시장 내 다수의 기업들이 주장하는 약속의 근거(HOW)를 찾으세요.
자동화, 정확도, 효율성, 속도
편안함, 소재 등 1~2가지의 고정된 장점
광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의 마케팅 수단
3. 그 HOW에 대한 의문을 던져보세요.
빠르게 대답을 내놓는 AI가 정말 인간이 더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까?
사람들이 모두 다른데, 1~2가지 고정된 장점이 정말 숙면을 가능하게 할까?
메타 광고'만' 잘하면, 상세페이지'만' 잘 만들면 정말 기업이 성장할 수 있을까?
4. 우리가 해결하는 새로운 문제를 정의해 보세요.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려는 태도
수면 중에도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인간의 몸
성장을 바라보는 단편적인 시각
정말 차별화된 제품, 그 제품을 제대로 표현하는 메시지를 가진 기업은 다음 문장들의 빈칸을 자신만의 언어로 채울 수 있습니다.
1)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 한] 사람(혹은 기업)이다.
생각의 깊이를 쌓아가는 문제해결자
수면을 최고의 회복으로 여기는 각 분야의 리더들
대행사에 의지하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고 싶은 작은 기업
2) 우리의 고객들은 [~~라는 생각, 믿음, 인식에 동의하기 때문에] 우리 제품을 선택한다.
생각하는 힘이 더 많은 성취를 가져다준다는 믿음
나에게 최적화된 솔루션만이 내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
성공 치트키는 없으며, 팀(혹은 대표)의 성장이 기업의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믿음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다른' 관점이 담긴 핵심 메시지를 만들어보세요. 다른 관점이 없다면 만들어보고, 그 메시지를 고객 접점 전반(광고, 랜딩페이지, 콘텐츠, 사용자 화면, 세일즈 메일, 웨비나 등)에 반영해 보세요.
그 메시지가 정말 고객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면, 똑같은 마케팅 채널을 활용해도 그 결과는 눈에 띄게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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