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역대 가장 비싼 게임의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개발비만 약 4조 원으로 추정되는 GTA 6 마케팅 이야기인데요. 보통 이 정도 규모면 TV 광고에 빌보드에 인플루언서 계약까지, 할 수 있는 건 전부 하거든요.
그런데 록스타 게임즈는 전부 안 합니다. TV 광고도 안 사고, 인플루언서 스폰서십도 없어요. 모회사 Take-Two의 CEO 스트라우스 젤닉은 Variety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13년 전엔 네트워크 TV 광고를 샀습니다. 이번엔 안 삽니다.”
게임 커뮤니티에선 벌써 “록스타는 광고가 필요 없는 유일한 게임사”라는 말이 돌고 있어요. 13년 전 전작 GTA 5 때는 첫 공개부터 출시까지 22개월에 걸쳐 TV, 잡지, 옥외광고, 인플루언서를 총동원했거든요. 같은 회사가 더 큰 게임을 내놓으면서, 마케팅 기간은 5개월로 줄이고 전통 매체는 전부 버렸습니다.
1. GTA 6 마케팅, 숫자가 먼저 답을 줬다
답은 트레일러 조회수에 있었습니다. 2023년 12월, GTA 6 첫 번째 트레일러가 유튜브에 올라왔을 때 24시간 만에 9,300만 뷰를 찍었어요. 뮤직비디오를 빼면 유튜브 역대 기록이었죠.
진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2025년 5월에 공개된 두 번째 트레일러는 24시간 만에 4억 7,500만 뷰를 기록했어요. 유튜브, 틱톡, X를 합산한 수치인데, 당시 인터넷 역사상 가장 빠르게 소비된 영상이었습니다. 트레일러에 쓰인 The Pointer Sisters의 ‘Hot Together’는 보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스트리밍이 하루 만에 182,000% 올랐고요.
TV에 30초짜리 광고를 사는 것보다, 자기 유튜브 채널에 영상 하나 올리는 게 더 많은 사람한테 닿았다는 뜻이에요. 광고비는 0원이고요. 젤닉 CEO가 “사람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반영한 캠페인”이라고 말한 건 이 맥락입니다. 핵심 타겟인 18~35세 게이머가 TV를 안 보는데 TV에 광고를 사는 건, 돈 문제가 아니라 효율의 문제라는 거죠.
2. 10년간 실험한 결론
그런데 이게 가능했던 건, 록스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록스타는 초창기부터 남다른 회사였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TV 광고를 살 돈이 없어서 전단지와 스티커를 뿌리는 게릴라 마케팅으로 시작했거든요.
2013년 GTA 5 때는 약 1억 달러를 TV와 옥외광고에 쏟아부으며 전통 방식을 총동원했지만, 그 이후로 방향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2016년, 레드 데드 리뎀션 2(RDR2)를 캠페인을 할 때 록스타는 빨간 배경에 로고만 넣은 이미지 한 장을 트위터에 올렸어요. 그게 전부였습니다. 론칭 투어도 없고, TV 토크쇼 출연도 없고, 체험 이벤트도 없었죠. 대신 이미지 공유 사이트 Imgur에 들어가서 다른 광고를 전부 치우고 RDR2만 보이게 만드는, 좀 별난 짓을 했습니다. 전통 매체 대신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꽂는 실험이었는데, 결과는 출시 3일 만에 매출 7억 2,500만 달러. 증명이 끝난 거죠.
이 흐름이 GTA 6 마케팅에서 완성된 겁니다. 록스타가 10년에 걸쳐 확인한 건 단순해요. “우리가 말을 아끼면, 팬들이 알아서 말한다.”

GTA 6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면 납득이 됩니다. GTA 5 이후 13년간 신작이 없었거든요. 그 사이 팬들은 “GTA 6보다 먼저 나온 것들” 밈을 만들고, 트레일러를 한 프레임씩 분석하는 영상을 올리고, 인게임 지도를 역추적하는 커뮤니티까지 만들었어요. 해골이 GTA 6 사전예약 영수증을 쥐고 있는 밈 시리즈는 전 세계로 퍼졌고요. 록스타가 돈을 주고 인플루언서한테 시키는 것보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콘텐츠가 더 많고 더 진짜인 상황이에요.

비교해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합니다. 콜 오브 듀티는 FaZe Clan 같은 게이밍 크리에이터 군단과 유료 파트너십을 맺고, 포트나이트는 닌자 같은 스트리머를 전면에 세우거든요. 메이저 게임사 중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아예 안 하는 곳은 록스타가 유일합니다. 그런데 화제성은 록스타가 압도적이에요. 이건 결국 IP가 가진 팬덤의 힘이 유료 인플루언서를 이긴다는 뜻이기도 하죠.
여기에 하나 더 재밌는 게 있어요.

GTA 6 트레일러를 잘 보면, 게임 안에 소셜 미디어 시스템이 들어가 있습니다. NPC가 셀카를 찍고, 영상을 촬영하고, 플레이어 행동에 댓글을 달아요. 인플루언서 문화를 풍자하면서 동시에 그걸 게임 플레이 요소로 녹여낸 건데요. 게임 밖에서 광고하는 대신, 게임 안에서 바이럴이 일어나도록 설계한 구조인 셈입니다. 플레이어가 게임 속 장면을 캡처해서 실제 SNS에 올리면 그게 곧 광고가 되니까요. 이전작 GTA 5에서 ‘록스타 에디터’라는 영상 편집 도구로 유저 콘텐츠를 폭발시켰던 경험의 진화판이에요.
GTA 6 마케팅 전략을 아무 브랜드나 따라할 순 없습니다. 록스타가 이게 가능했던 건 세 가지가 맞물려서예요. 13년간 쌓인 팬덤의 밀도, 트레일러 하나로 유튜브 기록을 깰 수 있는 IP 파워, 그리고 침묵하면 침묵할수록 추측이 콘텐츠가 되는 희소성. 이 셋 없이 “우리도 광고 안 할게요”를 따라하면, 아무도 모르는 채 지나가는 게임이 될 뿐이에요.
그래도 하나는 분명합니다. “우리 커뮤니티가 알아서 퍼뜨리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 이건 게임 업계만의 질문이 아니라,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질문이니까요.
📌 오늘의 소마코 콕
SOMAKO
역대 최대 게임 GTA 6가 TV광고도 인플루언서도 전부 버렸다. 트레일러 하나에 24시간 4.75억 뷰가 나오는 시대.
갑자기가 아니다. 록스타는 RDR2 때부터 “침묵하면 팬이 말한다”는 공식을 10년간 실험해왔다.
모든 브랜드가 따라할 순 없지만, “커뮤니티가 알아서 퍼뜨리는 구조”는 모든 마케터의 궁극 질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