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 대응하려면 사람을 몇 명 더 뽑아야 하나요?' 지난달 한 제조업 마케팅 임원에게 받은 질문입니다. 저희는 답 대신 되물었습니다. 지금 계신 분들이 이번 주에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목록으로 보여주실 수 있느냐고요. 받아본 목록의 맨 위에는 주간 순위 리포트 작성이 8시간으로 잡혀 있었습니다. 그 리포트를 누가 읽고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고 물었더니 한참 답이 없었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에 하나씩 답해보겠습니다.
정말 사람을 더 뽑아야 하나요?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함께 일한 마케터 네 명짜리 B2B SaaS 기업은 채용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SEO 담당 한 명의 업무 정의만 바꿨습니다. 주간 순위 리포트를 없애고, 거기 쓰던 시간을 크롤러 접근 로그 확인과 인용 문단 재작성에 배분했습니다. 다섯 달 뒤 핵심 질의 30개 중 AI 답변에 브랜드가 언급된 비율이 13%에서 41%로 올랐습니다. 인원은 한 명도 늘지 않았고요. 반대 사례도 있습니다. 인력을 두 배로 늘리고도 기존 업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 조직은 여섯 달 뒤에도 거의 제자리였습니다. 조직도를 고치는 일과 업무 목록을 고치는 일은 완전히 다른 작업입니다. AI 검색 대응이 막히는 이유는 사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있는 사람이 10년 전 업무 목록을 그대로 들고 있어서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면 되지 않나요?
저희가 직접 틀렸던 부분이라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제조업 고객사에서 초기 석 달간 월 4건이던 아티클을 12건으로 늘렸습니다. 결과는 제자리였습니다. 원인을 뜯어보니 12건 중 9건이 회사 소개형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AI가 그대로 발췌해 갈 만한, 그 자체로 완결된 답변 문단이 아예 없었던 겁니다. 생산량을 월 6건으로 되돌리고 문단 단위 검수를 붙이자 이후 넉 달 동안 인용 건수가 2.7배가 됐습니다. 절반으로 줄이고 성과가 오른 셈이죠. 프린스턴대 연구진의 GEO 논문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인용문과 통계를 적절히 배치하는 구조적 조정만으로 생성형 검색에서의 가시성이 최대 40%까지 개선될 수 있다는 보고인데, 개선을 만든 변수는 분량이나 발행 빈도가 아니라 형태였습니다.
가장 흔한 병목은 어디에 있나요?
의외로 부서와 부서 사이입니다. 콘텐츠도 좋고 구조도 나쁘지 않은데 AI 답변에 좀처럼 등장하지 않던 고객사가 있었습니다. 원인은 robots.txt였습니다. 개발팀이 보안 정책에 따라 일부 AI 크롤러를 막아둔 상태였거든요. 마케팅팀은 그 사실을 몰랐고, 개발팀은 그게 마케팅 문제인 줄 몰랐습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나갔습니다. 해결책은 단순했습니다. 기술 담당자를 월 1회 마케팅 회의에 정식으로 포함시키는 것. 이 한 줄이 채용 한 명보다 효과가 컸습니다. 조직 재편의 절반은 사람을 새로 뽑는 일이 아니라, 이미 있는 사람들 사이의 대화 경로를 바꾸는 일이더군요.
그럼 어떤 순서로 손대야 할까요?
기술 접근성 점검이 먼저입니다. 크롤러가 못 들어오는 사이트에서는 콘텐츠를 아무리 고쳐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그 다음이 콘텐츠 구조, 세 번째가 브랜드 정보 정합성, 마지막이 측정입니다. 측정을 뒤에 두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고칠 것이 이미 명확한 단계에서 재는 데 시간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규모별로도 접근이 다릅니다. 마케터가 셋 이하라면 한 사람이 네 역할을 겸임하는 편이 현실적이고, 주 4시간에서 6시간이면 출발은 됩니다. 넷에서 열 사이라면 콘텐츠와 기술 두 갈래로 나누고, 열이 넘거나 사업부가 둘 이상으로 갈리는 시점부터 개별 배치를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나누려다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조직을 여럿 봤습니다.
순위표를 버리면 무엇을 봐야 하나요?
숫자 세 개면 충분합니다. 우리 브랜드가 언급된 비율, 경쟁사와 함께 언급된 비율, 아예 언급되지 않은 비율. 이 셋을 나란히 놓으면 문제 위치가 꽤 선명해집니다. 미언급률이 높으면 콘텐츠나 크롤러 쪽 문제이고, 경쟁사와 함께 불려 나오는 비율만 높다면 노출은 되는데 우리만 가진 정보가 없다는 뜻입니다. 처방이 서로 완전히 다르죠. 순위 하나만 보던 시절에는 구분되지 않던 지점입니다. 다만 솔직하게 덧붙이면, 인용률이 오르면 매출이 오른다는 인과관계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관찰한 범위에서도 문의가 함께 늘어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여섯 달간 뚜렷한 변화가 없던 기업도 있었습니다. 이걸 매출 보장 프로젝트로 포장하는 건 정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확실한 건 하나입니다. 미국에서는 GEO 매니저 연봉대가 6만에서 20만 달러 구간에 형성됐고 포춘 500대 기업 일부가 전담 채용을 시작했지만, 국내는 아직 그 단계가 아닙니다. 내부 재편을 지금보다 싸게 할 수 있는 시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간단합니다. 팀의 이번 주 업무 목록을 펼쳐놓고, 그중 몇 개가 AI가 우리를 인용하게 만드는 일인지 세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