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순위는 상위권인데 ChatGPT에 협업툴 추천을 물으면 왜 우리 이름이 안 나오죠?' 지오랭크가 한 B2B 협업툴 스타트업에서 받은 질문입니다. 두 달 동안 원인을 찾았고, 답은 노출량이 아니라 AI가 이 브랜드를 무엇과 묶어서 기억하느냐에 있었습니다. 순위표가 없는 LLM에서 브랜드를 어떻게 측정하고 어떻게 바꾸는지,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순위 추적하듯 언급률만 세면 왜 안 되나요?

LLM에는 순위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검색엔진은 쿼리마다 페이지 순위표를 갖지만, ChatGPT나 제미나이는 브랜드와 개념을 잇는 연상 네트워크만 갖고 있고 답변은 거기서 매번 확률적으로 생성됩니다. 지오랭크도 처음엔 프롬프트 30개를 매일 던져 언급 여부만 세었는데, 언급률이 어떤 날은 27%, 다음 날은 3%로 널뛰어 아무 판단도 할 수 없었습니다. 측정 단위를 일에서 주로 바꾸고, 언급 여부 대신 연상 자체를 보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원인이 보였습니다.

브랜드 연상은 어떻게 측정하나요?

호주 SEO 연구자 Dan Petrovic이 SEO Week 2025에서 제안한 방법은 프롬프트를 두 방향으로 나누는 겁니다. 브랜드에서 출발하는 '이 브랜드 하면 연상되는 것 10개', 키워드에서 출발하는 '협업툴 하면 연상되는 브랜드 10개'입니다. 출력은 JSON으로 받고, GPT 계열과 제미나이처럼 두 개 이상 모델에서 반복 수집하고, '미팅 툴'과 '화상회의 도구' 같은 동의어를 하나로 정규화한 뒤 주 단위로 집계합니다. 읽는 신호는 두 개입니다. 빈도는 브랜드와 개념의 연결 강도이고, 변동성은 브랜드 권위의 역지표입니다. 자주 나오면서 흔들리지 않으면 강한 연상이고, 가끔 나오면서 요동치면 모델이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연상입니다. Petrovic의 사이클링 저지 브랜드 사례에서 '팀 유니폼'은 71회 등장하며 추세가 평평했고, 반대로 키워드에서 출발하면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상위를 고정 점유했습니다.

그래서 협업툴 고객사의 문제는 무엇이었나요?

방향이 틀려 있었습니다. 브랜드에서 출발하면 '칸반'과 '프로젝트 관리'는 안정적으로 나왔지만, 정작 팔고 싶은 '화상회의'와 '문서 협업'은 10주 중 2주만 등장했습니다. AI가 브랜드를 기억은 하는데 엉뚱한 것과 묶어 기억하고 있었던 겁니다. 반대로 '협업툴'에서 출발하면 노션, 슬랙, 잔디 같은 이름이 10위권을 고정 점유했고 고객사는 12주 중 3주만 9~10위에 걸쳤습니다. 연상이 약하고 흔들리는 상태였습니다. 4개월 동안 문서 협업과 화상회의를 주제로 비교 가이드 6편, 고객 인터뷰 4편, 프레스 릴리스 2건을 내고 회사 소개 첫 문장을 '칸반 보드 서비스'에서 '화상회의와 문서 협업을 한 화면에서 처리하는 협업툴'로 바꿨습니다. 결과는 '문서 협업' 연상 12주 연속 등장, 키워드 출발 목록에서 12주 중 9주 5~7위 유지였습니다. 언급률 평균 31%보다 더 의미 있게 본 건 변동성이 줄었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퍼플렉시티는 검색 그라운딩 비중이 커서 결과가 거의 안 변했고, 그쪽은 인용 페이지 최적화로 따로 대응해야 했습니다.

연구 데이터로도 뒷받침되나요?

2026년 상반기 연구들이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Semrush가 ChatGPT에서 5만 개 브랜드를 반년간 추적한 결과 주인이 정해진 주제는 15.2%였고 53.7%는 아직 비어 있었는데, 한번 주인이 된 브랜드는 90.4% 확률로 1위를 지켰습니다. 굳기 전엔 열려 있고 굳으면 잘 안 바뀝니다. arXiv에 올라온 다른 연구에서는 GPT-5.2, 제미나이 3 플래시, 퍼플렉시티가 같은 브랜드를 1위로 꼽은 질문이 41.6%뿐이라 한 모델만 재면 절반 넘게 놓칩니다. 스킨케어 실험에서는 사양이 같으면 유명 브랜드가 100% 추천됐지만 경쟁사가 별점 0.1점만 앞서도 독점이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미국 모델은 미국 브랜드를 유럽·아시아 브랜드보다 최대 4.96배 선호했습니다. 한국어 프롬프트로 따로 재고 한국어 콘텐츠로 연상을 쌓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회사는 뭐부터 시작하면 되나요?

순서는 네 단계입니다. 첫째, 브랜드 출발 프롬프트와 키워드 출발 프롬프트를 각각 준비해 두 개 이상 모델에서 주 단위로 수집합니다. 둘째, 브랜드 출발 목록에서 팔고 싶은 개념이 빠져 있거나 흔들리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그 개념을 주제로 비교 가이드, 전문가 인터뷰, 수치가 있는 사용 기록을 발행하고 회사 소개 첫 문장부터 맞춥니다. 지오랭크 경험으로는 이 세 형식이 연상을 옮기는 데 가장 잘 작동했고,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한 곳은 같은 방법으로 12주 중 1주 등장에서 8주 등장, 평균 6.2위까지 올라왔습니다. 넷째, 8~12주 뒤 빈도와 변동성 변화를 봅니다. 상용 도구 없이 모델 API와 스프레드시트만으로 월 수만 원 수준에서 시작할 수 있고, 경쟁사도 서치콘솔 없이 같은 잣대로 비교됩니다. 우리 브랜드가 AI 머릿속에서 무엇과 묶여 있는지 한 번도 확인해 본 적 없다면, 지금이 확인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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