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이맘때면 마케터들이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이 있죠. 바로 《트렌드 코리아》입니다.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4분기에 접어들면서, 브랜드의 방향과 전략을 고민하는 마케터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7》은 이러한 마케터들에게 다가올 소비자의 변화를 한발 앞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죠.
그렇다면 《트렌드 코리아 2027》이 이야기하는 트렌드를 브랜드의 오프라인 경험으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요? 스위트스팟이 지난 9월 30일 공개된 《트렌드 코리아 2027》의 주요 키워드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는 어떤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살펴봤습니다. 2027년 팝업스토어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주목해 주세요.
1. 볼 것도, 갈 곳도 많은데 왜 자꾸 심심할까?
트렌드 키워드 | 권태사회 × 라이프 ROI
권태사회 : 자극과 분주함 속에서도 여전히 혹은 오히려 더 권태를 느끼는 사회
라이프 ROI : 인생∙일∙인간관계 등 인생의 모든 국면에서 ROI(투자수익률)을 따지는 삶의 방식
요즘 좀처럼 심심할 틈이 없지 않나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몇 초에도 휴대폰을 꺼내고, 출퇴근길에는 숏폼을 넘겨보니까요. 주말이 되면 SNS와 알고리즘이 새로운 맛집부터 전시, 팝업스토어까지 쉴 새 없이 추천해 줍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건, 이렇게 즐길 거리가 넘쳐날수록 오히려 사람들은 더 자주 권태를 느낀다는 점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에서는 이를 ‘권태사회’라고 말해요. 과거의 '심심함'이 할 것이 없는 ‘결핍’에서 왔다면 지금은 정반대입니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 하나의 경험에 깊이 빠져들지 못하고, 끊임없이 다음 자극을 찾아 나서는 ‘과잉형 권태’에 가까운 것이죠.
여기에 ‘라이프 ROI’까지 더해지면 소비자의 선택은 더욱 까다로워집니다. 이제 사람들은 돈뿐만 아니라 시간과 경험에도 투자 대비 만족을 따집니다. ‘재미있을까?’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내 시간을 써서 갈 만큼 재미있을까?’를 생각하는 거예요.

최근 팝업스토어 시장도 비슷해요. 팝업의 성지인 성수동을 걷다 보면 하루에도 몇 개의 팝업을 마주칠 만큼 선택지는 많아졌고, 소비자 역시 수많은 브랜드 공간을 경험하며 눈높이가 높아졌죠. 예전에는 ‘새로운 팝업이 열렸다’는 소식만으로도 호기심을 끌었다면, 이제는 팝업이라는 형식 자체가 방문 이유가 되기는 어려워졌어요.
그렇다면 2027년 팝업스토어 기획에서는 화려한 공간이나 포토존을 어떻게 만들지에 앞서, ‘우리 팝업에 굳이 와야 하는 이유’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만날 수 없던 제품을 가장 먼저 공개하거나, 평소 궁금했던 브랜드의 세계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등 수많은 선택지 사이에서도 시선을 붙잡을 만한 분명한 이유가 필요한 거죠.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것을 채워 넣느냐가 아니라, 쉽게 권태를 느끼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들이 들인 시간 이상의 만족을 돌려줄 한 가지를 만드는 것. 권태사회와 라이프 ROI가 2027년 팝업스토어 기획에 던지는 힌트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 사진은 찍었는데, 무엇이 남았나요?
트렌드 키워드 | 저장인류
저장인류 : 선택한 후 저장하지 않고, 일단 저장한 후 선택하는 현대인.
여행을 가면 풍경을 찍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전에는 카메라부터 켜는 것처럼 우리는 경험하는 동시에 기록하는 일에 익숙합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에서는 무언가를 선택한 뒤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저장해두고 나중에 선택하는 요즘 사람들을 ‘저장인류’라고 부르는데요.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서 다양한 경험을 소비하는 것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을 어떻게든 붙잡아두려는 욕구도 함께 커졌습니다.
팝업스토어에서 포토존이 빠지지 않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멋진 공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SNS에 공유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팝업 경험이 된 지 오래니까요. 하지만 거의 모든 팝업에 포토존이 있는 지금, 2027년 팝업스토어 기획에서는 단순히 ‘찍게 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저장하고 싶어지는 것’을 만드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2027년 팝업스토어 기획에서는 모두가 똑같이 찍어가는 인증샷보다, 고객이 직접 참여한 흔적이 남는 경험에 주목해볼 수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거나 현장에서 직접 커스텀한 제품처럼 ‘나만의 것’이 만들어지면, 팝업에서 보낸 시간도 자연스럽게 개인의 기억으로 남게 되죠. 꼭 거창한 굿즈일 필요도 없습니다. 입장권이나 영수증처럼 작은 물건도 그날의 경험과 연결한다면, 나중에 다시 꺼내보게 만드는 기억 장치가 될 수 있고요.

스파이더맨이 정말 내 옆집 이웃이라면 어떨까요? 올해 7월에 진행한 '스파이더맨-친절한 이웃' 팝업에서는 QR코드로 카메라를 켜는 순간, 내 움직임을 따라 스파이더맨이 화면 속에 등장했습니다. 어깨동무를 하기도 하고 바로 옆에서 포즈를 취하기도 하면서, 마치 스파이더맨과 함께 셀카를 찍는 듯한 장면이 만들어졌죠. 팝업의 콘셉트를 구경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나와 스파이더맨이 함께한 순간’으로 만들어 각자의 휴대폰에 저장하게 한 겁니다.
저장인류에게 중요한 건 무조건 더 많은 기록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팝업에서의 경험 중 무엇을 자발적으로 저장하고, 나중에 다시 꺼내보고 싶게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니 다음 팝업을 기획할 때는 ‘우리 팝업에서 고객이 저장해 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세요.
3. AI로 다 할 수 있는 시대, 오프라인에서는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트렌드 키워드 | 휴먼엣지
휴먼엣지 : AI 자동화의 시대에 인간의 흔적이 차별화 요소가 되는 트렌드
이미지부터 글, 영상까지 무엇이든 빠르게 만들어내는 시대.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 점점 쉬워지면서 오히려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 직접 했다는 것’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7》에서는 이를 ‘휴먼엣지’라고 설명합니다. 매끈하고 완벽한 결과보다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흔적, 오랜 시간이 쌓인 과정, 때로는 조금 서툴고 불완전해서 생기는 매력이 오히려 차별점이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 지점에서 오프라인의 강점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온라인에서는 버튼 하나로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나와 취향이 잘 맞는 직원과 대화를 나누며 제품을 추천받는 경험은 조금 달라요. 완성된 제품 사진을 보는 것과 내 눈앞에서 누군가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역시 다르고요.
팝업스토어 기획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과정을 키오스크와 태블릿으로 매끄럽게 만드는 대신, 어떤 순간에는 사람이 직접 개입하는 편이 더 특별한 경험을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브랜드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도슨트, 현장에서 제품을 완성하는 퍼포먼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 맞춰 진행되는 서비스처럼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이를 선명하게 만들어줍니다.

루이비통 전시에서는 장인이 직접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관람객 앞에서 선보였습니다. 완성된 제품만 보여주는 대신, 사람의 손길과 시간이 더해지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볼거리로 만든 건데요. 결과물 뒤에 가려져 있던 장인의 손길과 시간을 눈앞에서 직접 마주하니, 완성된 제품이 지닌 가치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팝업스토어 기획에서도 제품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뒤에 있는 사람과 과정을 경험의 일부로 꺼내볼 수 있겠죠.
AI가 더 많은 것을 대신해주는 2027년에는 팝업스토어 기획 시 이런 물음을 던져보세요. ‘이 팝업에 직접 와야만 만날 수 있는 사람의 흔적은 무엇일까?’ 기술로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만큼, 일부러 사람의 자리를 남겨두는 것. 그 작은 차이가 오프라인 경험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4. 팝업은 끝났는데, 고객까지 떠나보낼 건가요?
트렌드 키워드 | 리:텐션 전략
리:텐션 전략 : 고객이 스스로 계속 머물고 싶게 만드는 전사적 성장 전략
팝업스토어 운영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성과를 돌아보게 됩니다. 총 방문객은 몇 명이었는지, 현장 매출은 얼마였는지, SNS에는 몇 건의 콘텐츠가 올라왔는지. 팝업의 성과를 확인할 때 빠지지 않는 숫자들이죠. 그런데 팝업이 끝난 뒤에도 그 고객과의 관계는 이어지고 있을까요?
《트렌드 코리아 2027》이 이야기하는 ‘리:텐션 전략’은 신규 고객을 끊임없이 데려오는 것보다 이미 만난 고객이 스스로 머물고 싶게 만드는 데 주목합니다. 떠나기 어렵게 만드는 Lock-in에서, 좋아서 계속 머무르는 Stay-in으로 관점이 바뀌는 것이죠. 리텐션은 앱이나 플랫폼 같은 온라인 서비스에서 익숙하게 접해온 개념이지만, 한 번 만난 고객과의 관계를 이어간다는 관점은 팝업스토어에도 적용해볼 수 있어요. 《트렌드 코리아 2027》이 제시한 네 가지 리텐션 전략을 오프라인 마케팅의 관점에서 다시 풀어봤습니다.
리:텐션 전략, 오프라인에서 이렇게 적용해 보세요. |
2027 팝업스토어 기획, 결국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지금까지 《트렌드 코리아 2027》을 통해 다가오는 소비 트렌드를 오프라인 마케팅의 관점에서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그래서 2027년이라고 완전히 새로운 게 있는 건가?’
어쩌면 당연합니다. 트렌드는 달라져도 좋은 오프라인 마케팅의 본질까지 매년 새롭게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람들이 시간을 내서 찾아올 이유를 만들고,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기억에 남을 경험으로 바꾸고, 온라인에서는 대신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직접 보고 듣고 느끼게 하는 것. 결국 좋은 오프라인 마케팅은 이 기본에서 시작합니다. 다만 소비자가 무엇에 반응하는지가 달라지는 만큼, 그 본질을 구현하는 방법이 계속 달라지는 것이죠.
2027 팝업스토어 기획 체크리스트
① 방문 이유|고객이 시간을 내서 우리 팝업에 찾아올 이유가 분명한가?
② 저장 장치|고객이 팝업에서 자발적으로 저장해 가고 싶은 것이 있는가?
③ 현장 경험|온라인으로는 대신할 수 없는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경험’이 있는가?
④ 리텐션|팝업을 다녀간 고객과 다시 만날 연결고리가 준비되어 있는가?
AI가 더 많은 것을 대신해주는 시대가 될수록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는 경험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화면으로는 대신하기 어려운 감각과 사람의 손길, 같은 공간에서 함께한 순간은 여전히 오프라인만이 만들 수 있는 경험이니까요. 그래서 2027년의 팝업스토어 기획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트렌드를 하나씩 따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하나의 메시지를 지금의 소비자가 반응할 경험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가. 결국 그 질문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스위트스팟은 지난 11년간 팝업스토어부터 브랜드 전시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브랜드의 메시지를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왔습니다. 2027년 오프라인 마케팅을 고민하고 있다면, 스위트스팟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다양한 사례에서 우리 브랜드에 맞는 힌트를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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