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방콕에서 열린 Google Search Central Deep Dive의 가장 큰 주제 중 하나는 “과연 #SEO 는 죽었는가”였습니다. 결론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겠지만) 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GEO 라든지 #AEO 라든지 마치 새로운 어떤 방법론이 생긴 것처럼 말하지만 결국 본질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키워드를 검색하는 사람이 원하는 유용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 말이죠. 네, 뭐, 당연한 말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대답은 그런 모호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원론이 아니라 그 콘텐츠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필요로 합니다. 그것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LLM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결과를 수집하고, 어떻게든 분석하려고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실질적인 업무를 위해 근거가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뾰족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 번 초창기의 SEO로 돌아가 볼까요. 백링크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여러 개의 백링크를 생성하고 특정 키워드와의 연관도를 높이기 위해 타겟 키워드를 본문에 특정 횟수만큼 적는 것과 같은 원초적인 SEO 방법론이 있었습니다. 여러 번의 업데이트를 통해서 이런 ‘악의적인’ SEO 방법론들은 블랙햇 SEO라는 이름으로 금지되었지만 사실 지금의 SEO도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SEO를 위한 ‘어떻게’를 찾는 방법은 특정 검색엔진에 대한 랭킹 팩터 변수들을 찾아내는, 다시 말해 알고리즘을 해킹하기 위한 노력의 반복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마케터들이 SEO를 위해서는 독자를 위한 콘텐츠가 핵심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사실 우리는 결과값이 불확실한 사람에게 콘텐츠를 최적화시키는 게 아니라 결과값이 비교적 결정론적인 검색엔진의 노출 원리에 우리의 콘텐츠를 최적화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AI에게는 이런 방식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AI의 답변이 더이상 결정론적인 게 아니라 확률적인 것이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AI가 끊임없이 학습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과거의 검색엔진 업데이트와 비교해서 업데이트 속도가 달라졌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핵심은 우리가 그 학습 과정과 개개인에게 확률이 결정되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과거의 SEO와 비교했을 때 AI 최적화라는 분야가 당황스러운 이유입니다. 결정론적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맨 처음 언급한 가이드라든지 시스템이라는지 하는 수단을 통해 최적화하는 대원칙 자체가 흔들립니다. 불확실성이라는 측면에서 굳이 비교하자면, 최적화의 대상으로서의 AI는 기계보다 오히려 사람에 더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AI의 답변을 관통하는 어떤 원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현재 시점에서는 그렇습니다.


기술적 특이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더이상 사람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기술을 발전시키기 시작하는 시점을 의미합니다. 물론 지금 당장 기술적 특이점이 왔다는 말은 아니지만, 지금 GEO에 대한 논쟁들을 보면 필연적으로 미래 이 기술적 특이점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깁니다. AI는 매일매일 더 ‘사람다워질’ 것이고, 그 말인즉슨 매일매일 더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미와 같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구글이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유용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 콘텐츠”라는 말은 그 어떤 설명보다 더 정확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남은 숙제는 우리의 콘텐츠를 기계에게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를 넘어 우리가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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