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경험은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바톤을 이어받게 된, 5월 23일에 3개월 수습을 종료한 한유민입니다. 컨퍼런스 당일에는 연단을 사이에 둔 연사님들과 참석자들을 이으려 돌아다녔어요. 쉽게 말하면, 컨퍼런스에서 ‘현장 경험’을 채워넣는 역할을 했답니다.
그래서 그 ‘현장 경험’이 뭔데?! 라고 물어보시면, ‘컨퍼런스의 한 끗’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B2B Roadmap 2025] 맛집 지도를 만드는 디테일부터, 가장 중요한 세션이 차질없이 운영되도록 연사님 의전을 맡았습니다. 엘리펀트의 B2B Roadmap 2025의 한 끗을 어떻게 설계하고 실현했는지, 지금부터 경험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B2B Roadmap 2025에는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할까
행사 직전, 저는 큐카드 초안을 작성하고 취합하는 일을 함께 진행했어요. 꾀꼬리같은 목소리로 행사를 진행하실 효정님과, 행사의 모더레이터 예지님이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를 쓰기 위해, 미리 행사 현장을 머리 속으로 그려가며 기획했어요.
B2B 컨퍼런스에 입장하는 참가자들 어떤 분들은 회사에서 단체 구매로 함께 오셨고, 어떤 분들은 네트워킹 혹은 인사이트 획득을 위해 혼자서라도 먼 길 해주셨을 것
참가자들이 가장 원하는 건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인사이트’ ’오늘 듣고 내일 실행할 수 있는 방법론’을 세션 통해 획득하고 업계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는 것
집으로 향하는 시간, 내일도 오고 싶은 컨퍼런스는 내가 꼭 듣기를 원했던 정보가 메모장에 담겨 있고 리멤버에는 새로 만난 사람들의 명함이 가득, 참가자를 고려하여 기획된 각종 콘텐츠를 다음 날에도 기대할 수 있는 것
회돈내산이라고 해도 양일간 40만 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하고 오셨을 때는 그만큼 기대하시는 바가 클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참가자들이 원하는 바를 가져가실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돈이 아깝지 않은 행사로 만들어야겠다, 라고 다짐했죠.
한끗 다르게 느껴지도록 디테일 고민하기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행사 기획을 떠올려보면 ‘대접 받는 기분’이 들 때 그 행사와 행사에 함께한 브랜드까지 애정을 주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 때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한 끗을 기획했습니다.
참가자들의 분포를 고려한 ‘맛집 리스트’ 제공
컨퍼런스장을 둘러보니, 팀이 함께 행사에 참여하거나 혼자 오신 경우, 실무자가 참여한 경우로 나뉘었어요. 이번 B2B Roadmap 2025에서는 식사를 따로 제공하지 않아서, 식당 찾기도 애매하겠다는 생각이 스쳤어요.

행사 당일의 다급한 스레드.real
그래서 바로 네이버 지도를 활용해 맛집 리스트를 모았습니다. 부장님과 함께 갈 수 있는 국밥집, 혼자 오신 분들도 갈 수 있는 혼밥명소, 2030 실무진끼리 가기 좋은 밥집까지. 후식 커피를 사오실 수 있도록 저가형 프랜차이즈 카페와 별점 높은 지역 카페도 함께 담았어요. 금액대는 2만 원을 넘지 않고 행사장에서 도보 5분이면 갈 수 있도록, 약 30곳의 장소를 큐레이션 했는데요. 참가자들도 이 또한 ‘콘텐츠’로 인지해, 링크드인에 섬세한 기획이 인상적이었다. 라는 후기를 남겨주시기도 했습니다 😊

행사장에서 5분 거리, 밥집과 커피숍을 모아뒀어요
연사에게도 ‘뭔가 다른 행사’로 각인되기
이번 B2B Roadmap 2025 행사에서 엘리펀트 팀이 가장 공들인 사안은 ‘연사 섭외’였습니다. 마케팅-세일즈-전략기획이라는 각기 다른 포지션의 사람들이 참여하여서 차별화된 인사이트를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세웠는데요. 이번 B2B Roadmap이 1회차 행사인만큼, 어렵게 모신 연사님들이 ‘다음 해에 또 함께하고 싶다’ 라고 느껴야 했어요.
그래서 연사님들의 도착 전 개인화된 메일을 드리고, 행사 당일은 길 안내를 도와드리며 최대한 편안하게 세션을 준비하실 수 있도록 도왔어요. 연사 대기실에 물과 다과를 세팅한 후, 뭔가 허전하다는 생각에 핸드크림과 손소독제도 배치했는데요. 손이 편안해야 발표도 편안히(!) 진행하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실제로 손소독제와 핸드크림을 본 어떤 연사님은 ‘이런 것까지 배치한 행사는 처음 본다’ 라는 소감을 남기셨어요.
후기는 꼼꼼하게, 세션 직후 연사님께 현장 분위기 전달
현장에서 귀한 소스로 활용되는 고객 한마디. B2B 인하우스에서 마케터로 일하며, 고객 한마디를 위해 유저 인터뷰에 응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했어요. B2C보다는 유저가 적고 타깃이 비교적 명확하기에, 고객 인터뷰가 서비스와 마케팅 방향성을 정돈하는 데 유용했거든요.
그래서 연사님들께도 ‘고객 한마디’를 전달해드리기 위해, 현장을 살폈어요.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사진을 찍었던 슬라이드는 어디인지, 가장 많은 참가자들이 스크린에 집중하던 시점에는 무슨 메시지가 전달되었는지를 메모했습니다. 발표가 끝나고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과 그 현장을 나름대로 풀이하여 연사님들께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행사 참여자들은 이런 특성이 있습니다” 마지막 점검을 위한 1p 읽을거리 전달
첫째날 연사님들이 현장 반응을 궁금해하셨던 것을 짚어보며, 현장에서 어떤 정보를 더 제공하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제가 연사라고 잠시 상상하고, 연사님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1page를 기획했습니다.
이때까지 다녔던 행사와, B2B Roadmap은 무엇이 다른지 내 발표를 들을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으며, 발표가 기억에 남기 위해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지 발표 자료는 어디에, 어떻게 세팅되어 있는지, 클리커는 제공되는지…
이렇게 탄생한 연사분들을 위한 읽을거리!

연사분들을 위한 안내 페이퍼
자료를 받은 어느 연사님은 발표 시작 전 이렇게 말해주셨어요. “오늘은 좀 더 실행 중심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많이 넣어야겠네요.”
디테일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인사이트는, 모든 사람이 같은 전장을 보고 있을 때만 전달될 수 있습니다. 기획자와 연사, 참석자가 같은 ‘판’을 공유할 수 있어야, 서로의 말을 더 정확히 읽을 수 있고요. 그래서 이 1p 문서는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같은 리듬과 방향으로 얼라인되도록 돕는 마지막 점검표였다고 생각해요.
그 덕분에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더 많은 순간들이 매끄럽게 연결되었어요. 연사는 정확히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고, 참석자는 자신이 지금 어떤 문맥 안에 있는지를 인지할 수 있었죠. 그리고 운영팀은 그 둘 사이를 세심하게 조율하며, 어떤 타이밍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큰 문제 없이 B2B Roadmap 행사가 흘러갈 수 있었던 이유는, 완벽한 시스템이 아니라 이런 ‘작은 얼라인’들이 군데군데 놓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좋은 행사는 누구 하나가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누구도 당황하지 않도록 조율된 리듬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 때 완성되는 것 같아요. 그 역할이 ‘무대 위’든, ‘운영 채널’이든, ‘객석 안’이든 말이에요.
[부록] 끝났으니 하는 말인데.. 어려울수록 팀과 해결하세요.
A to Z 1편을 담당했던 안은정입니다 ㅎㅎ 유민님이 꼼꼼하게 챙겨주신 행사 디테일 콘텐츠에 여러가지 의견을 남기려다… 마지막 단락만 추가해봅니다. 🙂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크게 한번 좌절을 경험했었는데요. 행사 4주를 앞두고 참석자 모집이 10% 정도밖에 이뤄지지 않았던 순간이었어요. 기존에 제가 가진 네트워크와 경험이 얼마나 작은것이었는지 깨닫게 되었었습니다. 아무리 열심을 다해 준비해도 안돼는 일이 있구나, 레슨런을 이렇게 배우는구나 하고 체념하려던 순간에 우리팀이 정말 큰 힘이되었습니다. 아니, 서로의 멱살을(?) 잡고 당기는 듯한 이상한 동력을 느꼈어요.
수십개가 넘는 커뮤니티에 행사 소식을 알리고, 매일 콜드메일 보낼 컨택포인트를 탐색하면서 누구도 행사의 실패를 상상하지 않았고 주어진 상황에서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했죠.
사실 행사 초기에는 누구에게라도 의지하고 싶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협업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잘 진행되지 않았었고요. 결국 어떻게든 해내고 마는 우리 팀과 함께 지지고 볶았던 시간들이 쌓여 현장 48시간 동안 잘 아물린 원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관부터 현장 설치까지 비용 타협 없이 진행하느라 티켓 매출만 보자면 성공이라 볼 수 없었지만 팀과 함께 시행착오를 이겨냈던 경험, 이어지는 외부 협업과의 기회까지 생각해보니 결코 작은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비하인드까지도 진심을 다하면 기회가 돌아오는 B2B스럽지 않았나 합니다.
이제 엘리펀트팀은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의 끝에 올해 만난 귀한 인연들이 떠올라 B2B Roadmap 2026을 다시 준비하게 될지도 몰라요. 오른쪽 웹폼을 통해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가장 먼저 소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때 우리 다시 반갑게 만나요 🤗
엘리펀트 컴퍼니 김예지님의 더 많은 콘텐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