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개명으로 보는 ‘브랜드 아키텍처’

반응이 좋지 않아도 브런치가 개명한 이유
2023-04-11

해당 아티클은 에디터의 브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kap/772

며칠 전 브런치가 ‘브런치스토리’로 이름을 바꿨다.

댓글을 보니 일단 반응은 좋지 않아 보인다. ‘이름이 너무 길어졌다’는 것이 그 주된 이유인 것 같다.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 같이 쓸데없이 긴 이름으로 느껴지나 보다. (나와 비슷한 연배 혹은 형님/누님들만 아는 예시일 것 같다)

그런데 브런치는 왜 갑자기 개명한 걸까. 브런치 유저들이 원했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것도 굳이 길게. 그 이유는 제목에 바로 드러나 있다. 브런치는 개명을 통해 ‘Story 통합 브랜드’를 추구하는 것이다. 즉 단일 브랜드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마케터는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이는 다수의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이 반드시 생각해야 할  ‘브랜드 아키텍처(Brand Architecture) 전략’ 중 하나다. 생각보다 쉬운 내용이니 한번 차근차근 알아보자.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Brand Portfolio Strategy)이라고도 불리는 브랜드 아키텍처는 쉽게 말해 “우리 회사의 수많은 브랜드를 고객(시장)에게 어떻게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이자 그에 따른 방법이다. 브랜딩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이비드 아커에 따르면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래 그림처럼 단일브랜드 전략, 개별브랜드 전략, 그리고 혼합브랜드 전략으로.


사진 출처: http://marktruelson.com/establishing-your-brand-architecture-strategy/

1. 단일브랜드 전략(Branded House)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랜드 아키텍처다. 삼성그룹, 현대그룹, LG그룹과 같이 대기업은 대부분 단일브랜드 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과 같은 마스터 브랜드(master brand) 뒤에 ‘전자’, ‘물산’, ‘SDS’와 같이 어떤 업종인지를 설명해 주는 서브 브랜드(descriptive sub-brands)를 붙이는 방식이다.

이 전략의 장점은 마스터 브랜드에 자산을 몰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스터 브랜드에 고객의 인지와 호감과 같은 자산이 충분히 쌓이면 다양한 분야로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 카카오가 전국민적인 인지도를 쌓고 나서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등과 같이 다양한 브랜드를 만들고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킨 것과 같이 말이다.

단점은 마스터 브랜드에 자산이 쏠리기 때문에, 마스터 브랜드가 흔들리면 모든 브랜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데 있다. 롯데 그룹의 이미지가 나빠지자 즉각적으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과 같이 마스터 브랜드명을 붙인 모든 브랜드의 매출이 악화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2. 개별브랜드 전략 (House of Brands)

개별브랜드 전략은 앞서 본 단일브랜드 전략과 정반대의 브랜드 아키텍처다. 고객은 마스터 브랜드와 개별 브랜드의 관계를 쉽게 유추하지 못한다. 오랄비, 다우니, SK-II, 페브리즈가 모두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의 브랜드인 것을 소비자들이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장점과 단점도 단일브랜드 전략과 정반대다. 마스터 브랜드가 흔들리더라도 개별 브랜드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모든 브랜드가 각자 알아서 브랜드 자산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비용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남양유업의 대리점 갑질사건으로 대대적인 남양불매운동이 벌어지자, 남양유업은 의도적으로 마스터 브랜드를 숨기는 개별브랜드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남양유업을 불매하면서도 남양유업이 만든 ‘백미당’은 즐겨 찾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처럼 개별브랜드 전략은 마스터 브랜드가 흔들리더라도 개별브랜드는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이다.

다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신규브랜드를 론칭할 때마다 백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즉 고객들에게 신규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 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3. 혼합브랜드 전략 (Hybrid)

혼합브랜드 전략은 단일브랜드 전략과 개별브랜드 전략을 말 그대로 혼합해 놓은 것이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코카콜라다. 마스터 브랜드인 ‘코카콜라’하에 ‘코카콜라 제로’와 같은 단일브랜드 전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브 브랜드를 보유함과 동시에, ‘파워에이드’, ‘미닛메이드’, ‘스프라이트’와 같이 마스터 브랜드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 개별브랜드 전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브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혼합브랜드 전략은 단일브랜드와 개별브랜드의 장점을 모두 가져갈 수 있으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단점도 모두 취하는 방법이다.


브랜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보았을 때, ‘브런치’는 개별브랜드 전략에 따른 이름이고 ‘브런치스토리’는 단일브랜드 전략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카카오스토리, 티스토리, 브런치스토리로 이루어지는 ‘스토리’라는 마스터브랜드를 위에 두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브런치스토리’라는 이름으로 바꾸는 것은 브랜드 자산을 ‘스토리’에 집중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여기까지는 마케터라면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는 결론이다. 그래서 나만의 생각, 정확히는 뇌피셜을 한번 가동해볼까 한다.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한 발짝 더 나아가보고자 한다.

카카오라는 회사의 특징이 있다. 네이버와는 다르게 브랜드를 확장함과 동시에 개별 브랜드를 떼어내서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이다. 현재 주식시장만 보더라도 ‘카카오’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등 꽤나 많은 카카오 계열사가 상장되어 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개명이 ‘카카오스토리’의 주식시장 상장의 첫걸음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훗날 ‘카카오스토리’가 코스닥에 상장한다면 나의 망상이 빛을 발할 수도 있지 않을까?

<같이 보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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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런치  https://brunch.co.kr/@k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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