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다른 높이로 봐야 보이는 것들

토요타 넥스트 오스레일리아 2014 포스터 (2014)
2023-09-25

유재석, 박찬호, 박지성, BTS, 조수미…

지금 자신의 무대에서 최정상에 서 있거나 서 봤던 사람들이다.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는 그들의 언행을 보면 ‘그릇이 다르다’고 느껴질 때 많다. 실력으로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것은 기본사양. 겸손한 태도로 타인을 배려하면서도 자신의 주관을 뚜렷이 드러내기도 한다. 막대한 수입에 걸맞은 기부로 나눔을 실천하고, 공동체를 위한 캠페인에 참여하여 좋은 영향력을 끼치기도 한다.

이런 모습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 앞에서 위선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중에게 비치는 좋은 모습들을 기획되고 꾸며진 것으로 치부한다. 기부도 돈으로 이미지를 사는 것이라는 시각을 가지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그들이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출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로 그릇이 큰 사람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처음부터 그런 소양과 품성을 갖춘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광고 일을 하면서 만난 관계자들이나, 스타들과 알고 지낸 사람들로부터 그들의 과거 얘기를 들어볼 기회가 종종 있다.

“OOO이 얼마나 찌질했는지 알아요?”

“OOO이 예전에는 말이에요…”

놀랍지 않다. 당연한 것 아닌가. 간혹 어려서부터 돋보이는 품성을 보이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격적으로 미숙하다.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지르며 성장한다. 우리가 다 그러하듯이.

과거에 유치하고 별 볼일 없었더라도 자신의 위치가 올라가면서 깊이 성숙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위치에 부합하는 품성과 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실제로 내적인 성장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노력과 시행착오를 반복하다가 어느 수준 이상의 단계에 올라가면, 그전에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된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앞에 거론한 스타들이 원래 그릇이 큰 사람이어서 정상에 선게 아니라, 정상에 서면서 그릇이 커진 것은 아닐까. 뜬금없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토요타의 예전 포스터 때문이었다.

토요타의 ‘넥스트 원 / 오스트레일리아 2014’ 캠페인의 포스터 중 하나이다. 이 캠페인은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토요타 직원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호주대륙을 횡단해 보는 프로젝트다. 호주 횡단 과정에서 많은 사진을 찍었고, 거기에 시적인 카피들이 붙은 수많은 포스터들이  공개되었다. 이 포스터들은 SNS 등을 통해서도 공개됐고, 오프라인 전시회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도전적인 사진들에 감성적인 카피가 붙어 멋진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시리즈다.

이 이미지는 그 포스터들 중 하나이다.  포스터에는 어떤 부연 설명도 없다. 어두운 밤의 산길을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과 작게 써져 있는 카피뿐이다.

山を越えないと見えない山があった。

산을 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산이 있다.

어둑어둑해진 산길. 라이트가 비추는 것은 전방 시야의 일부뿐이다. 산이 얼마나 높은지,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할지 막연하게 비출 뿐이다. 그들은 열정과 노력으로 머지않아 산의 정상에 다다를 것이다. 그러나 산 정상에서 더 높고 큰 산을 마주하게 될 것을 지금은 모르고 있다.

결국 정상을 지나 산을 넘어서야 더 큰 산을 보게 된다. 그때가 되면 자신들이 지나 온 길도 제대로 보일 것이다. 어떤 여정이었는지,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실수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높이와 크기는 제각각 다르겠지만, 우리는 저마다의 산을 오르며 살고 있다. 그리고 작은 산의 정상을 넘을 때마다 보이지 않던 것을 발견하고 이해하게 된다. 어린시절 의문에 찬 눈으로 바라보던 어른들의 세상을, 어른이 되어야 그 이면까지 볼 수 있게 된다. 신입 때 안 보이던 것이 대리가 되면 눈에 그려진다. 팀원 시절에 불만이던 것이 팀장이 되니 이해가 되기도 한다.  경험을 쌓으며 문제를 해결해 내고, 더 큰 책임을 져 봐야 이해되는 것들이 있다.

물론, 성공한 모든 스타들이 모두 훌륭한 그릇을 갖지 않듯이, 경험을 쌓고 높은 위치에 올라간 사람들이 모두 거기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는 건 아니다. 실력과 경륜을 자신의 욕심을 위해 사용하고, 주변을 바라보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목격한다. 산들을 넘어 선 사람들이 늘 옳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의 땀으로 다른 높이에 서 보면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달라진 높이에 걸맞은 크기와 폭을 갖춘 사람이 되어 더 높은 산을 잘 오를 것인가는 각자에 달린 별개의 문제지만.

광고인으로서, 작은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한 아이의 아빠로서 나는 어떤 산을 넘고 있는 걸까. 일단 지금의 산을 넘어가 봐야 알게 되겠지?


토요타의’넥스트 원 / 오스트레일리아 2014′ 캠페인의 포스터들:  

壊れないヤツより、立ち直るヤツのほうが強い。

깨지지 않는 녀석보다, 다시 일어나는 놈이 더 강하다

ここは嘘が通じない。

여기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

自分の言葉で話せ。 地平線から声がした。

자신의 언어로 말하라. 지평선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希望をもつから怖くなる。 怖くなるから希望を探す。

희망을 가지니까 두려워진다. 두려워지니까 희망을 찾는다.

정규영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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