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왜 이제야 이걸 말하는 거예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몰랐어요. 앞으로 필요한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말해줘요.”평소 어떤 이유 때문인지, 어려운 업무나 상황을 맞닦뜨렸을 때면 주변에 이야기하기보다는 속으로 끙끙 앓고 혼자서만 고민하던 주니어 K가 동료들에게 자주 듣는 피드백이다.
물론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막상 주변 동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꺼려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K는 답답하기만 하다. 오늘도 난이도가 높은 업무를 받은 K는 일단 오늘까지만 혼자 고민하자고 다짐하고 밝은 얼굴로 동료들과 인사한 후 퇴근을 했다.
이전 글에서 우리가 잘 말하지 못하는 말인 “죄송합니다.”에 대해 이야기했었지. 그 말 외에도 우리가 잘 말하지 못하는 또 다른 말이 있어. 바로 “못 하겠습니다”, “모르겠습니다.”야. 바로, 내가 부족하고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지.
그러다 보면 괜히 혼자서 끙끙 앓다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기도 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이슈가 이미 큰 문제로 번져 해결하기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되어버리기도 해.
나는, 우리는 왜 처음부터 어렵다고, 막막하다고, 고민이 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할까? 오늘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게.
한 번 고민이 시작되면 끝이 없다..
왜 나는 처음부터 어렵고 막막하다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했을까?
하루는 프로젝트 리더와 밥을 먹다가 너무 지금의 상황이 답답하고 힘들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어. 내 고민을 들은 프로젝트 리더가 이런 질문을 하더라고.
“왜 여태 도와달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던 거예요?”
그리고 그동안 나를 지독하게도 괴롭혔던 그 문제는 리더의 다른 관점에서의 조언으로 해결의 조짐이 보이게 되더라고. 왜 나는 처음부터 어렵고 막막하다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했을까?
내가 다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이었을까,
남의 도움 없이 혼자서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었을까?
‘이런 것까지 물어봐?’라고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두려웠을까?
내가 혼자서 왠지 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질문을 듣고 생각해 보니 떠올랐던, 내 부족함을 솔직하게 남에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많은 이유들이었어.알고 보니 그건 착각이었고, 욕심이 맞았고,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인다는 건 쓸데없는 걱정이었지. 그리고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게 직장에서의 진리였어.
프로젝트를 굳이 개인 혼자가 아닌 팀으로 하는 이유가 있다
직장에서 우리에게 프로젝트를 할당할 때, 굳이 팀을 짜서 주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개개인의 팀원이 모든 것을 잘 해내지는 못하더라도 각자만의 역량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 각자의 역량과 장점을 적재적소에서 발휘하여 최대의 아웃풋을 내기를 기대하기 때문이지. 그렇기에, 내 역량범위를 벗어난 난이도의 일이라고 생각이 되면,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바통을 넘기고, 내가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는 게 어쩌면 가장 현명한 방법이야. 내가 모르는 부분을 이야기해야 동료들도 나와 동일한 관점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본인이 나 대신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수 있어.
고민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게 절대 무능력한 게 아니라는 거야.
개발자를 움직이는 마법의 단어는 “고민이 있어요”라는 이야기를 배달의민족 콘퍼런스에서도 한 바가 있다. (출처: https://youtu.be/WVvFRh1vGv8)
“요즘 고민 있어?”
나를 아껴주는 가족, 친구가 풀이 잔뜩 죽어 있는 나에게 건네는 따뜻한 이야기. 나도 모르게 속 얘기를 줄줄 꺼내다 보면 그래도 회사 일로 답답했던 가슴 한편이 시원해지는 경험. 너도 한 번쯤은 겪어봤지?
그런데 생각해 보자. 가족이나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해도,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있어. 다음 날 출근을 하면 여전히 당신은 풀지 못 한 숙제에 스트레스와 고통에 빠지게 될 거야. 그리고 회사에서 내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 한 저런 따뜻한 질문을 먼저 던져주는 동료가 있을 확률은 매우 희박해.
어쨌든 문제는 해결이 되어야 해. 그리고 그러려면 모른다는 것과 못한다는 것을 빠르게 동료들에게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하지. 자, 그러니까 다음부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일에 부딪히게 되면, 미안해하거나 의기소침해 있지 말고 자신 있게 모르겠으니 도와달라고 이야기해 보자.
두 번 말하지만 ‘자신감’을 충분히 가져도 돼. 결국, 이 방법이 지금 풀어야 할 문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고 가장 아웃풋을 잘 낼 수 있는 방법이니까. 그리고 나는 그 방법을 실천하고 있는 거니까.
결론
잘 모르는 점과 못하는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고민을 나누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더 나은 주니어가 되는 방법이다.
모베러주니어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