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이후 오리지널 전쟁의 결말은?

‘데미안’을 통해 본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
2024-04-10

[연재 주] 넷플릭스 리드 헤이스팅스의 여정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닮았다. 하우스 오브 카드를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괴테의 파우스트일지 모르고, 오징어 게임은 현실에 펼쳐진 단테의 지옥이다. OTT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창조했다. 누군가에는 멋진 신세계지만 누군가에게는 실낙원인 이곳. 이 경계의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 작품, 브랜드를 약 20주에 걸쳐 연재하려고 한다. 매주 2편의 신작과 명작 추천은 별책부록이다. 부디 이 책이 플랫폼의 타율을 올리고, 제작사의 구종을 늘리고, 창작자의 구위를 높이는 작업이 되기를. 그리고 모든 시청자에게 시간의 자유가 함께 하기를. 뉴스레터 구독

  • 프롤로그
  • 휴고상을 받은 아시아 최초의 SF 작가  
  • 왕좌를 버리고 우주를 선택한 세 사람  
  • 과학만능주의를 부수는 심오한 철학들  
  • 중국에서 먼저 제작한 문명의 경계  
  • 지자, 면벽자 그리고 파벽자의 악순환
  • 에필로그  

프롤로그

새는 알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데미안 中

소설 ‘데미안(Demian)’은 1919년 ‘헤르만 헤세’가 발표한 작품이다. 당시 ‘에밀 싱클레어(Emil Sinclair)’라는 필명으로 출간됐다. 데미안은 성경의 외경인 ‘빌립 복음서(Gospel of Philip)’의 영향을 받았고, 인간의 독자성과 고립성을 강조한 ‘청년 운동의 성경’이라고 불린다.

데미안은 ‘영지주의(Gnosticism, 靈智主義)’에 기반한 소설이다. 영지주의는 절대적 신성에 도달하기 위해 신을 알아가는 ‘영적인 지혜’를 뜻한다.

‘삼체(地球往事, 3 Body Problem)’는 2024년 3월 발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원작은 중국 작가 류츠신의 소설로 외계의 신적 존재와의 만남을 다루고 있다.

1960년대 중국에서 내려진 운명적 결정. 그때의 결정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현재의 과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인류에게 닥친 최대 위협을 마주하게 되는데..

삼체는 공개 후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1위가 되었지만, 다른 오리지널 시리즈와 비교하면 시청률은 기대이하였다. 삼체의 첫 주 스크린뷰(screen view)는 1100만으로, 3700만의 ‘비밀의 비밀’, 2100만의 ‘아바타: 아앙의 전설’, 2000만의 ‘그리셀다’에 비해 현저히 낮다. 현재 삼체는 1560만으로 다시 상승했다.

OTT 오리지널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레거시 미디어를 추월하는 핵심 동력이었다. 하지만 급격하게 늘어난 제작비 대비 낮은 구독자 증가율은 미디어 생태계를 ‘치킨 게임’으로 전락시킨 원흉이 되었다.

삼체는 혼란한 시기에 공개된 메가 오리지널로, 흥행여부에 따라 스트리밍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과연 삼체는 ‘시즌1’이라는 알을 깨고, ‘시즌2’라는 신을 향해 날아갈 수 있을까?

완전해지는 것의 시작은 인간을 아는 것이고,
완전해지는 것의 완성은 신을 아는 것이다.
오피스파(Ophites) 中

류츠신은 논란이 많은 작가다.

휴고상을 받은 아시아 최초의 SF 작가

원작자 ‘류츠신(劉慈欣, LiúCí Xīn, 이하 류)’은 중국의 소설가로 ‘하드 SF’를 상징하는 작가다. 류의 대표작 ‘삼체’는 중국에서 30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다. 제18회 ‘SF 은하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2015년 아시아 작가 최초로 SF 문학상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했다.

류츠신은 서양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

류는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과 ‘아서 C.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큰 영감을 받아 본격적으로 SF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99년 ‘고래의 노래’로 데뷔, 같은 해 ‘그녀의 눈과 함께’로 SF 은하상을 받았다. 이듬해 ‘유랑지구’로 다시 은하상 대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중국 과학소설계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류의 또 다른 출세작 ‘유랑지구’는 2019년 중국에서 영화로 제작되어 크게 흥행했다. 소설은 2000년 7월, SF 매거진 ‘과환세계(科幻世界)’에 발표되었다. 스토리는 그야말로 거대했다.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변해 지구가 위기에 처하자, 지구 자체에 우주선처럼 거대한 엔진을 달아 태양계를 떠난다는 내용이다.

류는 ‘테드 창(Ted Chiang, 姜峯楠, 이하 창)’과 자주 비교된다. 창은 1967년 대만계 미국인으로 태어난 과학소설 작가로 현존하는 최고의 SF소설가로 평가받고 있다.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는 ‘듄(Dune)’의 감독 ‘드니 빌뇌브’에 의해 2016년 ‘컨택트(Arrival)’란 영화로 제작되어 각종 상을 휩쓸며 호평받았다.

테드 창은 다섯 번의 휴고상을 수상했다.

류는 논란이 많은 작가다.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위구르족을 탄압하는 공산당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당시 제작 중이던 드라마 ‘삼체’가 중단될 뻔했다. 미국 상원의원 ‘마샤 블랙번’은 2020년 9월 류의 해당 발언을 문제 삼으며 넷플릭스에 삼체 시리즈의 제작 중단을 요구했다. 다행히 논란은 운 좋게 수습되었다.

훌륭한 과학소설이란 정신 나간 상상을 뉴스보도처럼 진실되게 쓰는 것. 류츠신

존 스노우의 어머니가 누구라고 생각해요?

왕좌를 버리고 우주를 선택한 세 사람

삼체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이하 왕겜)’을 집필한 ‘데이비드 베니오프(David Benioff, 이하 데프)’와 ‘D.B. 와이스(Daniel Brett Weiss, 이하 디스)’가 각본과 제작을 맡았다. 왕겜 팬들은 이들 콤비를 ‘D&D’라고 부른다.

데프는 영화 ‘트로이’와 ‘엑스맨 탄생: 울버린’의 각본을 담당했다. 데프는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에서 학업을 이어가던 중 운명처럼 디스를 만난다. 둘은 금세 의기투합했고, 이후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 작품을 기획한다.

둘의 운명은 한 편의 책을 만나면서 완전히 달라진다. 2006년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의 작가 ‘조지 R.R. 마틴’의 에이전트가 데프에게 책을 보낸다. 책에 크게 감명받은 데프는 디스에게 연락했고, 둘은 함께 원작자를 찾아가 드라마 제작을 설득하기로 마음먹는다.

사실 원작자 마틴은 자신의 소설을 절대로 한 편의 영화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너무나 방대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수많은 영화사들의 제안을 거절해 왔고, 데프와 디스도 그렇게 거절당할 운명이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둘은 천신만고 끝에 마틴을 만날 수 있었고, 셋의 미팅은 5시간 넘게 이어졌다.

존 스노우의 어머니가 누구라고 생각해요?

마틴이 둘에게 물었다. 이 질문의 핵심은 소설의 주인공 ‘존 스노우’의 탄생에 숨겨진 엄청난 비밀이었다. 소설은 현재까지 완결되지 않았고, 당연히 존의 출생도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 답변에 두 작가의 운명과 웨스테로스 대륙의 운명까지(?) 함께 걸려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데프와 디스는 자신 있게 정답을 제시했고, 마틴은 결국 드라마 제작을 허락한다. 이후 HBO가 드라마 제작을 수락하면서 마침내 세상을 뒤바꾼 역사적인 드라마가 탄생한다.

웨스테로스 대륙의 ‘철왕좌(The Iron Throne)’를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대가문들이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장벽 너머에서 전설 속의 적이 부활했다는 소문이 모두를 위협하는데..

삼체의 미술감독은 ‘데보라 라일리(Deborah Riley, 이하 데리)’로 그 역시 왕겜 출신이다. 데리는 왕겜으로 4번의 ‘에미 상’과 3번의 ‘아트디렉터길드 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번 삼체에서도 심혈을 기울여 VR 헤드셋 디자인을 완성했고, 특히 5화의 ‘코즈믹 호러(Cosmic Horror)’ 미술은 압도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절대로 신의 연주에 끼어들지 말라.

과학만능주의를 부수는 심오한 철학들

삼체는 우리가 믿던 모든 것을 의심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특히 과학에 대한 맹신을 경고한다. 작품의 제목에도 등장하는 ‘삼체문제(三體問題, Three-Body Problem)’와 유명한 ‘페르미 역설(Fermi paradox)’, 그리고 ‘어둠의 숲 가설(Dark Forest Hypothesis)’ 등은 작품이 추구하는 심오한 세계를 보여준다.

삼체문제는 고전역학과 천문학에서 다루는 세 물체 간의 중력에 관한 가설이다. 물체 두 개 사이의 중력관계(이체문제)를 예측하는 일은 쉽고, 언제나 ‘해(解, X, 근)’를 구할 수 있지만 세 물체 간에 작용하는 중력을 예측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삼체문제는 손꼽히는 물리학의 난제로, 1887년 앙리 푸앵카레가 삼체문제의 일반해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종결됐다.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엔리코 페르미가 질문했다. 그는 1950년 로스앨러모스에서 에드워드 텔러, 허버트 요크 등의 세계적인 과학자들과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우주의 크기 등을 고려할 때, 인류와 같은 외계 문명의 존재는 당연하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페르미 역설’이다.

어둠의 숲 가설은 페르미 역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천문학자 ‘데이비드 브린(David Brin)’이 1983년 처음으로 정립했다. 그에 의하면 인류가 다른 외계 문명과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우주 문명 간의 접촉이 필연적으로 한쪽의 멸망으로 이어지는 상호확증파괴 때문이다. 따라서 외계 문명들은 서로의 존재를 숨기고 산다.

과학자 ‘엽문결(葉文潔)’은 벌목장에서 ‘침묵의 봄(The Silent Spring)’이라는 책을 선물 받는다.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쓴 이 책은 ‘DDT’ 등으로 인한 지구의 환경파괴를 널리 알린 명저로 인간의 과학기술이 노래할 새가 없는 봄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와 연결된 ‘아인슈타인 농담’은 삼체의 철학을 온전히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아인슈타인이 죽고 눈을 떠보니 천국이었다. 옆에는 자기의 바이올린도 있었다. 그가 바이올린을 조율하려고 하는데 급히 천사들이 다가왔다. 천사들은 그에게 신은 색소폰 연주자기 때문에 바이올린 연주를 싫어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때 높은 곳에서 색소폰 소리가 들려왔다. 아인슈타인은 신과 함께 하는 합주는 근사 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색소폰 연주가 멈추며 신이 나타났다. 신은 아인슈타인의 사타구니를 걷어찼고, 바이올린도 부숴버렸다. 그렇게 천국은 아인슈타인에게 지옥이 됐다. 그때 한 천사가 다가와 말했다.

우리가 경고했지 않나,
절대로 신의 연주에 끼어들지 말라고.

편향을 깨는 농장주 가설

중국에서 먼저 제작한 문명의 경계

삼체는 중국이 먼저 드라마화했다. 중국판 드라마 제목은 ‘삼체: 문명의 경계(三体, Three-Body, 이하 삼계)’다. 2023년 텐센트 비디오, CCTV-8, 차이나모바일 등에 공개되었고 원작 스토리에 충실하게 제작된 편이다. 소설 1권을 총 30개의 에피소드로 만들었고, 2권과 3권도 곧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2007년, 기초과학에 이상 현상이 생기며 세상이 공포에 휩싸인다. 또한 전 세계 각국 유능한 과학자들이 연이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중국에서는 갑자기 천재 여성 물리학자 양둥은 ‘물리학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유서에 남긴 채 자살한다. 각국의 정부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전담반을 꾸리게 되고, 나노 물질 연구자 왕먀오 또한 쓰창 경찰관에 의해 합동작전 센터로 가서 합류한다. 왕먀오는 원인을 찾던 중 삼체 게임에 대해 알게 되고 그 게임 속 세계가 실존한다는 것을 점차 확신하게 되는데..

삼계에는 넷플릭스 삼체에 등장하지 않는 두 가지 이론이 등장한다. 저격수 가설과 농장주 가설이다. 두 이론은 우리가 맹신하는 과학이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얼마나 무력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 저격수가 총으로 과녁에 10cm 간격으로 정확하게 구멍을 뚫는다. 만약 과녁이라는 2차원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살고 있다면, 그들은 이 구멍들을 관찰하게 될 것이고, 그들의 과학자들은 “이 우주에는 10cm 간격으로 구멍이 있다”는 법칙을 발견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 발견은 2차원 생명체들의 인식 수준에서만 관찰되는 현상일 뿐, 우주의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다. 저격수 가설

한 농장에 칠면조 무리가 살고 있다. 농장주는 매일 오전 11시에 칠면조들에게 먹이를 준다. 칠면조 중에 과학자가 있다면, 그들은 오전 11시에는 하늘에서 먹이가 내려온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고, 이는 칠면조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오전 11시에 사료는 더 이상 내려오지 않고 오히려 농장주가 직접 찾아와 칠면조 무리를 모두 잡아 죽인다. 농장주 가설

‘삼체: 문명의 경계’는 티빙에서 볼 수 있다.

와라. 이 세계를 얻도록 내가 돕겠다.

지자, 면벽자 그리고 파벽자의 악순환

삼체는 지구의 인간 문명과 ‘알파 센타우리(α Cen, Alpha Centauri)’의 ‘삼체인(Trisolarians, 三體人)’ 문명 간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삼체 문명은 태양이 3개인 행성이다. 낮과 밤의 주기가 불규칙하고, 자연현상을 체계적으로 해석하는 과학이 발달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주기적으로 문명이 리셋된다.

회신하지 마라, 우리가 너희를 점령할 것이다.
와라, 이 세계를 얻도록 내가 돕겠다.
삼체 中

삼체 문명은 말대신 텔레파시로 대화하고, 모두의 생각이 연결되어 있으며, 남녀가 짝을 이루면 기억이 고스란히 자식에게 유전된다. 어느 날, 중국의 뛰어난 물리학자 ‘예원제’가 삼체 문명과 접촉하게 되고, 그들은 행성을 떠나 지구로의 이주를 시작한다.

하지만 여정은 400년이 걸린다.

그동안 인류가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자신들을 격파할 것을 우려한 삼체인들은, 양성자를 2차원으로 펼치고 그 안에 집적회로를 식각(蝕刻)한 소립자 크기의 인공지능 컴퓨터 ‘지자(Sophon, 智子)’를 광속으로 지구로 쏘아 보내 입자가속기 등 인류의 과학기술을 교란시킨다.

인류는 엉뚱한 생각으로 대응한다.

지자는 지구의 모든 말과 글을 감시한다. 인류는 지자가 인간의 머릿속은 읽지 못한다는 사실에 착안, 머릿속 생각만으로 삼체와의 전쟁을 구상하는 ‘면벽자(Wall-facer, 面壁子)’ 3명을 선발한다. 그들은 초월적인 권한을 가지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지자를 상대한다.

소설에는 면벽자를 상대하는 ‘파벽자(Wall-breaker, 破壁子)’가 등장한다. 파벽자는 삼체인들에게 동조하는 지구인들로, 면벽자의 의도를 파악해서 그들을 파멸에 이르게 만든다.

지자의 영단어는 ‘슬기로운(Sophos)’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면벽자는 불교 ‘선종(禪宗)’의 창시자 달마 대사에서 차용했다. 삼체는 현대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그리스 신화와 불교, 우주와 인간을 넘나들며 생존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삼체의 주인공은 인간도 외계인도 아니다, 우주에 무수히 존재하는 초고도 문명들이 대립하는 악순환의 상황 자체다.

악순환을 끊는 것은 인간성이다.

그 신의 이름은 ‘트리솔라리언’이다.

에필로그

삼체는 문제작이다.

중국이 금기시하는 문화 대혁명을 첫 장면부터 강조하며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시청자들은 “중국을 악의적으로 표현했다” “역사를 진실하게 재연했다”로 나뉘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논란이 된 홍위병 이야기는 원작 소설에도 등장한다. 중국판은 검열을 우려해 중간에 추가했고, 영문판은 서두에 등장한다.

미국은 중국을 능욕했고,
중국은 불법으로 시청했다.

삼체는 4년 전 독살당한 중국의 억만장자 ‘린치(林奇)’ 회장 사건을 재조명했다. 고인은 중국 게임 업계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게임회사 ‘유주(游族)’의 대표였다. 그는 삼체를 6부작 영화로 제작할 계획이었지만, 프로젝트는 내부 갈등으로 지연되다가 2020년 판권이 넷플릭스로 넘어갔다.

삼체는 대한민국 웹툰이다.

삼체는 네이버에서 웹툰으로 제작되어 서비스 중이다. 2023년 4월, 환창미래 작가의 작화로 1부가 71화로 완결되었지만, 큰 화제가 되지 못하며 2부 연재는 아직까지 미정이다.

삼체는 계속될 수 있을까?

삼체는 회당 제작비가 2,000만 달러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첫 시즌 드라마 중 가장 비싸다. 총제작비도 1억 6천만 달러로 ‘기묘한 이야기 시즌 4’에 이어 역대 2위에 랭크됐다. 삼체는 시즌2를 전제로 엔딩을 제작했다. 하지만 천문학적 제작비가 다음 시즌을 확정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데미안에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아벨을 죽인 카인을 ‘죄인이 아니라 강자이기 때문에 신에게 보상을 받은 자’라고 설명한다. 고민하던 싱클레어는 가족에게 자신의 악행을 고백하고 용서받는다. 그리고 데미안을 까맣게 잊고 살아간다.

삼체가 잊고 있는 건 무엇일까?

삼체는 넷플릭스가 작정하고 만든 메가 블록버스터 시리즈다. 적군이었던 ‘왕좌의 게임’ 제작진을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까지 지급(?)하며 영입한 화제작이자, 생태계 교란까지 각오한 모험이었다. 또한 경쟁 플랫폼과의 간극을 크게 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삼체의 흥행은 향후 모든 OTT 오리지널 제작투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시즌2 제작이 서둘러 결정되지 않는다면, 삼체발 오리지널 빙하기가 시작될 수도 있다.

삼체가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왕좌의 게임’을 잇는 또 하나의 SF/판타지 대작 시리즈가 될지, 아니면 길고 긴 겨울을 몰고 올 ‘백귀(白鬼, The Others)’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모든 법의 모양은 ‘공(0, 空)’으로서 태어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어나지도 안고 줄어들지도 않는다. 반야심경 中

김우정의 더 많은 생각이 보고 싶다면 👉 ✅ 브런치 https://brunch.co.kr/@storyswell

조회수
115

타겟 적중률 91.5% #코어타겟 문자광고 .

성별, 연령, 앱/웹 접속 이력, 거주, 근무지역, 통화 이력까지 정교하다...
함께 읽으면 좋아요
아티클
웨이브 서비스 분석 :: 유저 의견 및 인사이트 회사 밖 스프린트 클럽 2기 4주차 아티클...
OTT 마케팅사례
아티클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K-OTT’ 시장
아티클
‘베오울프’로 엿보는 ‘만달로어인’의 서사
아티클
회사 밖 스프린트 클럽 2기 2주차 아티클
OTT 마케팅사례
아티클
회사 밖 스프린트 클럽 2기 1주차 아티클
OTT 마케팅사례
아티클
‘군주론’을 통해 본 ‘밥 아이거’의 리더십
아티클
‘로빈슨 크루소’를 통해 본 ‘쿠팡’의 스트리밍 사업
OTT 이커머스
아티클
실낙원’을 통해 본 대한민국 스트리밍 산업의 역사
김우정

마케터에게 제안하기

마케팅, 강연, 출판, 프로젝트 제안을 해보세요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