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님의 퇴근 후 루틴은 어떻게 되시나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의 절반 이상을 일하고 사람들 사이에 낑겨 집으로 돌아오면, 온 몸에 기력이 없고 말도 안 나올 정도로 피곤할 때가 있죠. 😞 이럴 때면 자기개발보다는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함께 아예 다른 세상으로 떠나고 싶어져요.
그날도 피곤한 상태로 유튜브를 틀었는데, 광고에 등장한 한 배우 때문에 잠이 확 달아났답니다. 그 배우의 정체는 바로…

엔씨소프트 – <저니 오브 모나크>

📌무엇을 :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 마케팅
📌언제 : 2024년 11월 20일
📌어디서 : 엔씨소프트 유튜브 채널 및 TVCF
📌어떻게 :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출연한 광고 영상 공개
📌왜 : 글로벌 시장 공략 및 리포지셔닝

티모시 샬라메와 함께한
엔씨소프트 저니 오브 모나크 광고
지난 11월 20일, 엔씨소프트가 할리우드 배우 티모시 샬라메와 함께한 게임 ‘저니 오브 모나크(Journey of Monarch)’의 공식 론칭 트레일러를 공개했어요.
리니지 IP를 활용한 키우기 게임인 저니 오브 모나크는 기존 시리즈와는 차별화된 솔로플레이가 중심이에요. 최근 엔씨소프트는 신작 게임 ‘호연’의 낮은 성과, 경영 악화로 인한 내부 인원 감축 등 네거티브 이슈가 만연한 상황에 이번 ‘저니 오브 모나크’의 론칭 성적을 기대 중인데요. 다행히 9월부터 시작된 게임 사전예약이 지난 29일 800만 명을 돌파해, 12월 4일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성공적인 고객 반응을 끌어냈다고 평가받고 있답니다.

이렇게 누추한 곳에 어떻게 이런 귀한 분이…
‘저니 오브 모나크’ 광고에서 티모시 샬라메는 👑아덴의 왕으로 분장했어요. 아덴은 인간을 비롯한 다양한 종족이 살아가는 땅으로, 이 아덴 지역 성들을 점령하는 점령전이 리니지 세계관에서도 가장 중요한 콘텐츠예요.
1️⃣ 왕이 되어 여정을 이끌어 보세요
광고 속에 등장한 티모시 샬라메는 리니지 세계관 지도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지도 위에는 말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함께 정복 전쟁에 나설 신하들은 격렬한 토론 중이죠. 고민 끝에 티모시 샬라메는 다른 말들을 쓸어 버리고 본인이 쥐고 있던 왕의 말만 올려둬요.
조용해진 회의실에서부터 점점 멀어지면, 사실 회의실은 왕국으로 향하는 배였음을 알 수 있답니다. 저니 오브 모나크의 테마가 ‘꿈꾸던 본토로 향하는 여정’인 만큼, 모험을 통해 그리운 땅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이번 광고 영상에서는 왕국을 이끌며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왕(솔로 플레이어)의 모습이 특히 강조되었어요.🤴 비록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더라도 혈맹(단체) 가입과 협력&대립 플레이가 핵심이 되었던 리니지 시리즈와 ‘저니 오브 모나크‘의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2️⃣ 광고 모델 선정의 이유
영화처럼 광고를 연출하고, 실제 영화 배우인 티모시 샬라메를 기용한 이유도 되짚어 봐야 해요.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듄 시리즈’ 등 독립 영화와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를 넘나들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티모시 샬라메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Gen-Z 스타예요. 셀럽으로서 티모시의 젠지한 모습은 트렌드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최근에는 뉴욕에서는 ‘티모시 샬라메 닮은 꼴 찾기 대회 (look alike competition)’가 열렸는데, 실제로 이 대회 현장에 티모시 샬라메 본인이 나타나 인기를 끌며 유행이 되기도 했답니다.
이렇듯 새롭고 트렌디한 티모시 샬라메의 이미지가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게임, ‘저니 오브 모나크’에 필요했던 이유는 게임의 배경이 되는 IP 리니지의 실적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엔씨소프트를 구해줄 영웅, 어디 없나
✅ 리니지의 시대가 저물고 있으니
엔씨소프트를 국내/외 굴지의 게임사로 성장시킨 메가히트 IP, 리니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MMOPRG 게임은 출시 첫해(1998년)에만 300억 매출을 기록했고, 지금까지 누적 글로벌 매출이 무려 20조에 달하고 있는데요. 수백만 명이 플레이하는 게임이기도 하고, 혈맹 중심의 플레이로 플레이어 간 유대와 ‘린저씨’라 불리는 확고한 4050 팬덤을 갖추고 있죠.
하지만 유사한 게임들이 출시되며 경쟁 우위가 낮아진 것은 물론, 이전과는 달리 솔로 플레이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게임 업계에서협력과 경쟁이 핵심 요소인 리니지는 낡은 모델로 비춰져요. 기존 유저 간의 유대가 높다 보니 신규 유저의 유입도 어렵고, 기존 유저들은 확률형 아이템 기반으로 ‘과금’을 유도하는 리니지의 수익 모델에 불만도 크고요.
엔씨소프트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리니지 IP 기반의 글로벌 게임 ‘리니지 W’를 출시(2021) 하기도 했지만, 후속작들이 기존 시스템의 반복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어요.
✅ 신작의 성과도 변변치 않고
한편, 리니지 시리즈 외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신작 게임도 요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요. 엔씨소프트의 3분기 신작이었던 ‘호연’은 엔씨소프트의 또 다른 히트 ‘블레이드 앤 소울’ IP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는데, 비슷한 시기 출시된 다른 게임들에 비해 빠른 속도로 앱 마켓 순위권에서 내려가며 혹평을 받았죠. 이에 최근 엔씨소프트의 인력 감축 과정에서 ‘호연’ 개발팀 170명 중 100명이 퇴사를 권고받았고요.
✅ 12년 만의 첫 적자, 앞으로의 돌파구는…
무려 12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가 난 엔씨소프트는 위기 상황에의 돌파구로 글로벌 시장을 채택했어요. 그 계기는 바로 국내에서는 기대 이하 성적을 받았던 게임 ‘쓰론 오브 리버티(이하 TL)’의 성공이었는데요. 지난 10월 아마존게임즈와 북·중·남미와 유럽, 오세아니아, 일본 등 지역에 론칭된 TL은 출시 한 달 만에 452만 명이 넘는 이용자 수를 기록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죠.
이에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IP 발굴을 위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하고, 4개의 자회사를 세웠어요. 글로벌 운영, 플랫폼 지원은 본사에 맡기고, 스튜디오에서는 게임 개발에만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한 거예요.
‘저니 오브 모나크’가 다른 리니지 시리즈와는 달리 솔로 플레이 중심인 점, 그리고 한국과 글로벌 동시 론칭을 준비하며 티모시 샬라메를 모델로 기용한 이유 모두 짐작이 가능하죠? 기존의 아저씨들이 하는 올드한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시장에서 리포지셔닝하기 위해 엔씨소프트는 이번 ‘저니 오브 모나크’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리포지셔닝
글로벌 시장에서 리포지셔닝하기 위해 새로운 모델을 기용한 다른 캠페인들을 살펴 볼까요? 게임 업계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업계에서 시도하고 있는 전략이기도 한데요.
✅ 아모레퍼시픽 X 로제 – 설화수
블랙핑크 로제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해, 브랜드 리브랜딩에 나섰던 설화수. 감각적인 광고 영상, 전통의 달 항아리 모양을 본따 만든 화장품 용기 등으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광고 영상에서 로제가 달 항아리를 직접 빚으며, ‘한방 화장품’으로서의 전통도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설화수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답니다.
✅ 현대자동차 X BTS – 넥쏘
방탄소년단과 현대자동차는 2020년 친환경 에너지 캠페인을 함께했어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표방하며 시장에 출시되었는데요. ‘우리가 누리는 아름다운 세계’를 세계에서 활동하는 방탄소년단이 소개하는 영상으로 화제가 되었죠. 현대자동차는 방탄소년단을 통해 넥쏘에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 싶었고,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드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할 때 이 넥쏘 자동차에 탑승하기도 했어요.
✅ 샤넬 X 지드래곤
글로벌 브랜드, 샤넬은 현대적인 이미지를 강화하고 젊은 소비층을 확보하기 위한 앰버서더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는데요. 중성적인 이미지를 가진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그리고 아시아 남성 최초로 샤넬 앰버서더가 된 지드래곤 등이 캠페인에서 활약했어요. 특히 16년에 열린 샤넬 패션쇼에서는 앰버서더들을 초대해 게임을 즐기게 하며 화제가 되었었죠.

브랜드 혁신이 필요한 순간, 어떤 전략을 채택하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10년 혹은 20년이 좌지우지되고 있어요. 때문에 이번 ‘저니 오브 모나크’ 처럼, 글로벌 시장과 젊은 소비층을 타깃으로 제작된 게임의 성패가 앞으로 엔씨소프트의 미래 전략을 결정하게 될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게임과 콘텐츠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마케팅 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재미도 빠지지 않고 갖춰 준다면 성공이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