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셀프 디스 마케팅 보고 가세요. 🤣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광고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와키윌리> 라는 패션 브랜드 광고인데요. 광고 내용은 이렇습니다. 너드 스타일의 한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고백하기 위해 와키윌리에서 옷을 사서 입었는데, 고백하는 족족 차이는 내용입니다.
광고 스토리만 보더라도 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패션 브랜드 광고인데, 그 브랜드 옷을 입고 계속 차인다? 그래서 이 광고가 좋은 광고냐, 안 좋은 광고냐 논란이 되고 있고, 이 광고를 제작한 <돌고래유괴단>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를 위해 해괴한 광고를 만들었다고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저는 결론적으로 좋은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1️⃣ 광고의 목적이 분명하고, 그것을 충분히 달성했습니다.
– 와키윌리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바로 <브랜드 인지도 증가>에요. 와키윌리는 신생 브랜드이고, 아주 뻔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로 보입니다. 그런 브랜드가 경쟁이 심한 패션 시장에 진출할 때의 목표는 빨리 소비자 뇌리에 박히는 겁니다. 그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요.
– 그래서 와키윌리는 그 목표만 생각했을 거고. 돌고래유괴단은 그 목표에 맞는 광고 컨셉을 잡은 거죠. 그게 <셀프 디스와 유머>입니다. 실제로 이 영상은 유튜브 숏츠와 인스타 릴스에서 엄청나게 화제가 됐고요, 사람들은 와키윌리 본 계정에 들어와서 5분짜리 광고 영상을 ‘찾아’ 봤습니다. 그 조회수는 약 250만회이고, 관련 영상의 조회수를 모두 합하면 약 500만회에 달합니다. 댓글에도 ‘광고를 찾아보긴 처음이다’ 라는 내용이 많아요. 저부터 이 영상에 대한 글을 쓰고 있으니 화제성 하나는 끝내주게 달성한 셈이죠.
2️⃣ 광고의 실제 타겟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입니다.
– 이 광고에는 남자 주인공인 고경표와 여자 주인공인 강혜원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광고의 실제 주인공은 강혜원이에요. 고경표는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이 좋은 강혜원’을 계속 언급하는데, 강혜원이 입고 있는 옷 역시 와키윌리 옷입니다. 그걸 따라서 고경표 역시 와키윌리를 입지만 고백은 통하지 않은 거고요. 그냥 보면 고경표의 패션이 통하지 않은 걸로 보이지만 강혜원의 패션은 좋아 보입니다.
– 그렇다면 이 광고의 타겟은 1020 여성인 거에요. 와키윌리를 입으면 고백을 받을 수 있는 스타일이 완성된다는 메시지가 광고에 담긴 거죠. 게다가 강혜원은 계속 고백을 거절하지만 광고 속 고경표의 스타일은 사실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1020 여성 입장에서 고경표와 같은 남자 친구를 만들어서 와키윌리를 입히는 것 역시 나쁘지 않겠죠.
3️⃣ 광고의 컨셉은 와키윌리 그 자체입니다.
– 와키윌리의 와키(Wacky)는 익살스럽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 광고가 단순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셀프 디스를 하면서 유머러스하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잘 나타낸거죠. 와키윌리는 이 광고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알렸습니다.
– 그리고 이 광고의 숏츠 영상들을 보면 제목도 B급 감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어디에도 진지함이란 찾아볼 수 없어요. 그게 단순한 장난이 아닌 고도의 컨셉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광고 하나로 와키윌리는 브랜드 포지션을 잘 알리게 된 셈입니다.
광고를 보면 볼수록 역시 돌고래유괴단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수용한 와키윌리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와키윌리가 이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런 광고를 시리즈로 계속 내보내야 할 거에요.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되네요. 🙂
😊더 많은 인사이트 구경가기 : 민병운 링크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