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꿀’ 프로그램 – 허니
온라인 쇼핑몰 결제 페이지에는 할인 코드 입력란이 있습니다. “쿠폰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늘 바라지만, 보통 제 값으로 구매하게 되죠. 이때 어딘가 있는 해당 쿠폰코드를 찾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걸 찾아주는 소프트웨어가 있으면 당장 다운로드하지 않겠어요?
그게 진짜로 있(었)습니다. 허니-Honey 는 2012년 라이언 허드슨(Ryan Hudson)과 조지 루안(George Ruan)이 설립한 자동으로 쿠폰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습니다. 2019년에는 페이팔(PayPal)에 약 40억 달러에 인수되며 그 가치를 인정 받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 제휴 마케팅 방식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이 뭐야?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은 퍼블리셔(웹사이트, 각종 미디어, 인플루언서 채널)가 판매자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여 발생한 성과(판매, 클릭, 리드 등)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단어 그대로 제휴하는 것이고 구글 애드센스, 쿠팡 파트너스 등과 같은 방식의 광고입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추천인에게 수수료를 주는 흔한 마케팅 방식이지만 온라인에서 쿠키나 UTM을 이용해 정확하게 유입 경로를 트래킹 하여 수익을 배분할 수 있도록 합니다.
쿠키를 가로채다. 쿠키 스터핑
허니는 유명 유튜버들과 제휴했습니다. 영상에 나오는 제품구매 링크에 각 유튜버의 식별자를 넣는 것이죠. 그런데 이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사용자가 유튜버의 링크를 따라 구매 페이지로 가서 쿠폰이나 할인 코드를 찾기 위해 허니를 실행하면, 유입주소(쿠키)를 바꿔 삽입하여 수수료를 가로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추천인이 받아야 할 수수료를 허니가 가로채는 것으로,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의 투명성과 윤리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실이라면 심각한 사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c4yL3YTwWk MegaLag 영상 캡쳐
인플루언서 커뮤니티를 기만하다.
유튜버 MegaLag은 이 사건을 인플루언서 스캠 이라고 규정하고 이 영상에서 매우 구체적으로 증거를 제시하며 메가 인플루언서들이 포함된 제휴 퍼블리셔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어마어마한 수수료가 허니-페이팔에게 돌아갔고 그 수익은 다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사용되었겠죠. 인플루언서 커뮤니티를 기만하는 ‘쿠키 스터핑’을, 그것도 거대 브랜드 페이팔이!
https://www.patreon.com/MegaLag
싸게만 사면 될까?
허니를 이용한 소비자의 경우, 당장 눈에 보이는 피해는 없습니다. 그러나 유통 생태계가 어지러워지면 결국 비용을 치르게 되는 것은 소비자입니다. 소매 회사의 수익이 사기성 제휴 수수료로 지급되면 최종적으로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큰 성장을 이루었지만, 최근 불거진 논란은 그 이면에 숨겨진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이 논란으로 인해 Honey는 300만 명의 사용자를 잃었고, 현재 집단 소송 중으로 크롬 웹 스토어에서도 사라진 상태입니다.
honey 크롬 확장프로그램 설치 페이지. 있었는데!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