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션에서 앱스 스크립트와 AI를 활용해 본 이후, AX 팀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까지 AI를 단순히 질문하고 답을 받는 챗봇 정도로 생각했다면 이제 다른 시각에서 AI를 보게 된 거죠. AI의 활용을 정말 '프로세스'에서 이해를 하게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마지막 세션을 시작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박 대리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저희 마케팅 팀은 얼마 전부터 매주 AI 관련 이슈를 모아 전사에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는데요. 그런데 다들 본인 업무가 바쁘다 보니 항상 마감 직전에 부랴부랴 만들고 있습니다.
원래 마케팅팀에서 일상 모니터링하는 회사 주변의 이슈들을 공유하자는 취지였는데, 취지와 달리 이것도 그냥 일이 돼버린 거죠. 공유할 사항들은 팀 내부에서 미리 정해지는데... 혹시 '주제'만 입력하면 AI가 알아서 초안을 싹 만들어주는 것도 가능할까요?
오늘 세션의 핵심 내용이 AI를 우리 업무의 과정 속에 녹여 내는 것입니다. 업무의 각 단계에서 AI가 해야 할 부분은 넘기고 원활한 흐름을 만들어줘야겠죠. 여기서 '흐름'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메이크' 같은 노코드 자동화 도구입니다.
마지막 세션은 자동화의 개념과 노코드 자동화 툴을 사용해서 반복되는 업무에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동화의 첫걸음: 트리거와 액션
우리는 현재 AX라는 부분을 다루고 있지만 4주 차 워크숍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자동화(Automation)죠. 최근에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간단히 말해 소프트웨어가 인간의 업무를 대신 처리하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대체로 'A라는 특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Trigger), B라는 행동을 실행한다(Action)'는 규칙을 미리 설정해 두는 것이죠.
사실 우리 업무에 자동화를 도입한 지는 꽤 됐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키워드의 뉴스가 뜨면 나에게 알림이 오도록 설정하거나, 고객 문의 메일이 오면 '접수되었습니다'라는 회신을 자동으로 보내는 것들이죠. 이런 작업들을 IFTTT(If This Then That) 같은 서비스나 구글 알람 같은 서비스를 통해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IT 분야 등에서만 머물던 이 자동화가 최근 급부상하게 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AI와의 시너지 때문입니다. 기존의 자동화가 단순한 리액션 수준이라면 AI와 연계했을 때는 뇌가 탑재된 들어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대리의 질문을 예시로 생각해 봤을 때, 과거에는 '새로운 주제가 등록되었다'는 알림 수준이라면 지금은 그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리도록'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 거죠. 이런 부분이 가능해지면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둘째, 자동화 도구들의 편의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아주 단순한 작업들을 제외하면 우리 업무에 맞춤화하기 위해 파이썬 같은 코딩 지식이 필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Make(메이크)' 같은 노코드(No-Code) 자동화 도구 덕분에 코딩 없이도 누구나 자신의 업무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죠. 더구나 최근에는 n8n 등을 통해서 더 자유도가 높아진 자동화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메이크(Make.com)에 대해
그럼 메이크라는 서비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죠. 메이크뿐 아니라 이런 자동화 서비스의 기본 개념은 'If A Then B'의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A가 발생하면 B를 수행한다는 것인데요. 이 A를 '트리거', B를 '액션'이라고 합니다.
메이크 같은 자동화 툴은 트리거와 액션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비가 올 예정이면(트리거)' '나갈 때 우산을 챙긴다(액션)'는 상황을 설정한다면, 내가 일일이 날씨를 확인하지 않아도 알아서 우산을 챙겨주는 비서가 바로 메이크입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을 자동화할 것인가는 인간의 몫입니다. 이걸 '시나리오'라고 하죠. 예를 들어 '매일 아침 9시, 주요 경제 뉴스 5개를 요약해서 슬랙으로 보내줘' 라거나, '사내 교육 프로그램에 신청자가 있으면, 정상적으로 접수 됐다고 이메일을 보내줘' 같은 것들이 모두 시나리오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챗GPT나 제미나이는 간단한 자동화를 자체적으로 처리해 줍니다. 예를 들어 AI 관련된 소식들을 수집해서 나에게 이메일로 보내거나, 매일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면 정해진 시간에 알람을 보내 오늘의 공부할 내용을 알려주기도 하죠.
다만 우리가 업무 상 사용할 복잡한 자동화는 또 다른 영역이죠. 메이크의 장점은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고, 일단 자동화에 익숙해질 때까지 충분히 무료로 사용해 볼 수 있는 크레딧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대략 1,600개가 넘는 서비스들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동화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크게 불편함이 없습니다.
물론 재피어(Zapier)는 더 직관적이지만 비싸고, n8n은 강력하지만 별도 설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메이크'는 복잡한 시나리오를 '눈'으로 보며 설계할 수 있고 무료 플랜으로도 TF가 원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구현할 수 있기에, 현시점 AX를 시작하는 팀에게 가장 균형 잡힌 선택지입니다
뉴스레터 작성 자동화 시나리오
그럼 박대리의 요청대로, 뉴스레터를 자동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시나리오를 구성해 보도록 하죠. 대략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만들어 볼 수 있겠네요.
- (트리거)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뉴스레터 주제'를 입력한다.
- (액션 1) 챗GPT나 제미나이 등 LLM 서비스로 해당 주제로 글의 초안을 작성한다.
- (액션 2) 작성된 글을 구글 독스(Docs)에 새 문서로 저장한다.
- (액션 3) 초안이 완성되었음을 팀 슬랙(Slack)으로 알린다.
자동화 도구는 '트리거-액션'의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요. 트리거가 발생시킨 액션은 다시 트리거가 됩니다. 마치 도미노처럼 다음 작업이 계속 이어지는 거죠. 그리고 '액션 1' 부분에 LLM 서비스가 있는데요. 이 LLM을 이용하는 방법은 지난 시간 뉴스 수집 때와 마찬가지로 API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API 키를 발급받는 것이 되겠죠.
1단계. 제미나이 API 받기.
제미나이 API는 '구글 AI 스튜디오(Google AI Studio)'에 접속해서 간단한 프로젝트 생성을 통해 받아올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다른 API가 아닌 제미나이 API를 추천하는 이유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완전 무료는 아니지만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는 수준으로는 무료 사용이 가능하고, 이후 익숙해지면 충전을 해서 사용하면 되죠.
일반적인 텍스트를 생성하는 수준은 많은 데이터(토큰이라고 합니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추후 최소 금액(대략 5달러 정도)만 충전해서 사용하면 충분합니다.
2단계. 메이크에서 시나리오 구성하기.
이제 메이크에서 우리가 만든 시나리오에 따라 세팅을 해줘야 합니다. 각각의 단계에서 어느 서비스에서 어떤 작업을 수행할지에 대해 규정을 하는 것인데요. 앞서 구글 시트에서 네이버 검색을 호출한 것처럼, 이번에는 메이크에서 각 서비스를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먼저 메이크닷컴에 접속을 해야겠죠. 가입을 한 뒤 'Create New Scenario'를 선택하면 아래와 같은 화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노트북LM에서 새로운 노트북을 선택하면 소스 입력창이 떴던 것처럼, 메이크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연결할 것인지를 묻는 대기상태인 거죠.
아래의 과정은 다소 복잡합니다. 실제 메이크에서의 설정 화면을 보며 따라 하는 것이 좋은데요. 글로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별도로 촬영한 실습 영상을 함께 참고해 주세요 (문서 하단 영상 링크 참조).
1) Google Sheet에서 주제 읽어 오기
위 화면에는 Google Sheets가 바로 보이는데, 만약 보이지 않으면 하단에 있는 Search apps를 통해 검색을 하면 됩니다. 이후 구글 계정을 연동하고 'Watch New Rows'를 선택하죠. 글자 그대로 새로운 행이 생기는 것을 확인하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여기서 구글 계정 연결을 해두면 구글 대부분 서비스(구글 독스, 드라이브 등)가 한 번에 등록되는데요. 제미나이와 지메일은 이 과정을 통해 연동이 되지 않습니다.
2) Gemini로 글 작성하기
이제 Google Gemin AI 모듈을 선택하고, AI Studio에서 발급받은 API 키를 입력합니다. 프롬프트 입력란에 1단계 시트에서 가져온 '주제'를 연결하고, "이 주제로 1000자 내외의 글 초안을 작성해 줘"와 같이 입력하면 되는데요. 여기에 들어갈 내용은 우리가 제미나이의 프롬프트 창에 들어갈 내용과 똑같이 생각하면 됩니다. 구체적으로 지시할수록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죠.
3) Google Docs 문서 생성
제미나이가 생성한 글을 구글 Docs로 등록할 차례입니다. 'Google Docs'에서 'Create a Document'를 선택합니다. 문서 제목은 시트의 '주제'로, 내용은 2단계 제미나이가 생성한 '텍스트(output)'로 연결하면 되겠죠.
4) Slack으로 공유하기
'Slack' 모듈에서 'Create a Message'를 설정한 뒤, "뉴스레터 초안이 생성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3단계에서 생성된 구글 독스 링크(Web view link)를 함께 보내도록 설정합니다.
이제 설정이 완료되었으니 하단에 있는 실행 (Run Once) 버튼을 클릭하면 되는데요. 구글 시트에 입력되어 있는 주제를 읽어 와서 글을 작성한 뒤 슬랙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까지 확인되면 저장을 하면 되겠죠. 단, 우리는 시나리오를 설계했을 뿐 실행에 대한 예약은 하지 않았습니다. 실행 버튼 옆의 스케줄을 설정해서 실행 주기를 정해주면 됩니다.
진짜 AX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이제 5주간의 워크숍 과정이 끝났습니다. AI의 기본 개념부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그리고 앱스 스크립트와 노코드 자동화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내용들이지만 빠르게 흐름을 살펴봤죠.
그동안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인간과 AI의 R&R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죠.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 봤던 AI 도구 및 업무 활용 방법들은 단순히 우리를 더 편하게 만들어 주는 용도가 아닙니다.
오늘 박대리가 이야기했던 뉴스레터의 원래 목적처럼, 본래의 목적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진짜 AI의 활용 이유죠. 이제 제가 할 역할은 다 한 것 같고 이제부터가 진짜 우리 업무에 대한 '적용'의 시작입니다. 어찌 보면 TF의 진짜 미션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인사를 마치자 뒷자리에 앉아있던 송 팀장이 앞으로 나왔습니다.
최프로님, 그리고 AX TF 여러분, 지난 5주간 고생하셨습니다. 사전에 안내드렸던 대로 2주 후에 그간의 성과를 최종 정리하는 파이널 리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각자 자신의 팀 업무에 AI를 어떻게 도입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정리해서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이날은 상무님을 비롯해 특별히 전자의 최 부사장님도 함께 참여하실 예정입니다.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가우스 승계 1순위인 부사장 참여 소식에 회의실에는 작은 웅성거림이 일었습니다. AX 팀원들은 각자 어떤 내용을 준비할까요? 그리고 가우스는 그간의 워크숍과 이 발표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요?
<< 마지막 편으로 이어집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