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안 배우면 뒤쳐집니다."
"이거 안 배우면 도태됩니다."
"이거 안 하면 큰일납니다."
지금은 소음의 시대, 포모의 시대입니다.
* FOMO: Fear Of Missing Out, 흐름에 뒤처지거나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워하는 소외 공포증
그래서 빠르게 새로운 것을 접하고 습득하는 기민함만큼
선택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1. 얼마 전까지 두쫀쿠 광풍이 불었습니다.
네이버에 월 검색량을 확인해보니 300만건이 넘었는데
브랜드 키워드 검색량을 자주 확인하는 마케터분들은
이게 얼마나 '경악을 금치 못할 검색량'인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베이커리는 물론, 횟집, 꽃집,
심지어 약국에서까지 두쫀쿠를 판매하는
기이함을 넘어 기괴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어느 자영업자에게는 두쫀쿠가 힘든 시기를
무사히 넘기게 도와준 버팀목이자 절박함이었다는 사실을 알기에
두쫀쿠를 판 이들을 싸잡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그런 생각은 듭니다.
두쫀쿠는 명확하게 '희소성' 때문에 핫해진 아이템이었고
따라서 희소성이 사라지는 순간
유행의 종식이 예견된 아이템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진정 '생존'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넥스트 스텝을 고민했어야 합니다.
2. 제가 자영업자였다면 두쫀쿠가 핫해졌을 때 이렇게 했을 겁니다.
두쫀쿠를 판매하는 대신, 가게 앞에 배너 하나를 세워놨을 겁니다.
크게 두쫀쿠 이미지를 대빵만하게 넣고
그 위에 빨간색 금지 마크를 넣어서
'NO 두쫀쿠' 배너를 세워놨을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국밥을 팔았다면,
그 이미지 아래 이런 글을 써놨을 겁니다.
"저희는 두쫀쿠를 팔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팔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오직 '맛있는 국밥'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하겠습니다.
두쫀쿠도 맛있지만, 저희 국밥은 더 맛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저나 직원에게 "두쫀쿠 대신 먹으러 왔어요"
말씀해주시면 무료로 곱빼기로 업그레이드 해드리겠습니다."
3. 중요한 건 지속 가능성입니다.
두쫀쿠를 팔았다면, 당장의 매출은 올릴 수 있어도
두쫀쿠를 팔지 않게 됐을 때 우리 가게에 다시 찾아올 명분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NO 두쫀쿠"를 선언하면
지금 당장 두쫀쿠를 파는 가게만큼 매출을 올리지는 못해도
두쫀쿠의 열기가 식어도 계속 고객이 찾아오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가게에 찾아온 고객은 두쫀쿠가 아닌 국밥을 보고 온 고객이었을 테니까요.
4. AI FOMO 마케팅이 난무합니다.
이걸 지금 배우지 않으면 너는 뒤처질 거라고 자꾸 이야기합니다.
얼마 전까지 젠스파크가 확 떴다가
지금은 클로드 코드가 대세 자리를 넘겨 받았습니다.
빠르게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민첩한 태도와
기꺼이 기존의 경험칙을 무너뜨릴 줄 아는 지식의 현행화 작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여기서도 '선택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합니다.
선택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본질인지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 본질인지 알아야 중심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케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정의하는 마케팅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활동'입니다.
그렇다면 마케터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을 가장 잘 알아야 하고
이것에 대한 공부를 가장 초기에, 또 오래 해야 합니다.
5. 하지만 실무에서 진짜 실력있는 마케터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말은, 진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공부를 지속하고
그것을 실무에 적용하는 마케터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요즘엔 이게 핫하대, 저게 핫하대"를 이야기하며
거기에 눈을 돌리는 건, 국밥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두쫀쿠를 팔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선택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 용기가 자영업자에게는 지속가능한 매출, 고객, 브랜딩이라는 결과를 만들 것이고
그 용기가 마케터에게는 탄탄한 기본기, 실력이라는 결과를 선사할 것입니다.
그 용기라는 튼튼한 대지 위에, 기민함과 민첩함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쌓아 올렸을 때만이
그것은 더욱 반짝반짝 빛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