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3일 화요일
#281 🌽콘.스.프 영양성분

이주의 기획 상품 #281
'왕사남' 보셨나요?
요즘 주변에서 "왕사남 봤어?"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나요? 극장을 떠나 소파와 넷플릭스에 정착한 지 꽤 됐던 사람들이, 오랜만에 자발적으로 영화관으로 향하고 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위기의 한국 영화?🎥
‘한국 영화 위기설’은 약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극장을 찾은 관객은 연간 2억 2천만 명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2024년엔 1억 2천만 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죠. 절반 가까이 줄어든 거예요. 엔데믹이 선언된 이후에도 관객은 돌아오지 않았고, 영화계는 "이게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위기감을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출처=unsplash]](https://cdn.maily.so/du/munhwa.cvs/202603/1772366904155823.jpg)
이유는 여러 가지가 거론됩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OTT의 부상이 꼽혀요. 팬데믹 동안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같은 플랫폼이 일상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굳이 극장까지 가야 해?"라는 인식이 퍼졌죠. 여기에 티켓값 인상도 한몫했어요. 2018년 평균 8,100원이었던 영화 관람료는 2023년 기준 1만 1,900원까지 올랐고, 영화진흥위원회 조사에서 관람 빈도가 줄어든 이유로 '볼 만한 영화가 없어서'(24.8%)와 '가격 대비 만족도'(24.2%)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영화계도 여러 방면으로 움직였어요.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합병을 추진했고, 극장들은 IMAX·4DX 같은 특수 상영관을 강화하며 'OTT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험'을 내세웠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극장 개봉 후 OTT에 공개하기까지의 유예 기간(홀드백)을 법으로 정하자는 논의도 이어졌어요. 하지만 뾰족한 해법 없이 침체의 늪이 깊어지던 와중에, 뜻밖의 구원투수가 등장했습니다.
<왕사남> 보러 영화관 가요🍿
2026년 2월 4일 개봉한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강원도 영월,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단종(박지훈)과 그를 곁에서 돌본 마을 촌장 엄흥도(유해진)의 이야기를 담은 팩션 사극이에요.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더니, 26일째인 3월 1일엔 누적 관객 800만 명을 넘어섰어요. 지난 2년간 한국 영화 흥행 1위였던 〈베테랑2〉의 752만 명 기록도 가볍게 제쳤습니다.

단종의 유배 생활을 민초의 시선으로 풀어낸 소재도 신선했지만, 진짜 흥행의 열쇠는 '이긴 자'의 서사를 버린 데 있다는 분석이 있어요. 한국 사극의 흥행 공식은 오랫동안 이순신, 정조처럼 결국 승리하는 영웅을 중심으로 돌아갔죠. 반면 단종은 권력을 지키지 못한 소년이고, 영화엔 승리도 통쾌한 복수도 없어요. 침묵과 눈빛으로 채워진 장면들은 작은 화면보다 큰 스크린에서 더 강하게 울리고, 수백 명이 함께 숨을 죽이는 순간 개인의 슬픔은 집단의 감정으로 확장됩니다. 이 영화가 OTT가 아닌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낸 거예요.
여기에 제작비 105억 원, 손익분기점 260만 명이라는 절제된 규모도 한몫했습니다. 최근 한국 대작들이 막대한 제작비로 스스로 흥행 문턱을 높이다 실패한 것과 대조적으로, 〈왕사남〉은 무리한 마케팅 없이 입소문에 올라탔어요. 2025년 한 해 동안 손익분기점을 넘긴 한국 영화가 단 8편에 불과했다는 걸 떠올리면 이 흥행은 단순한 '히트'가 아닌 '기적'에 가깝습니다.
극장 밖으로 번진 ‘왕사남 신드롬’⚡️
영화가 끝나도 사람들은 영화를 놓지 않았어요. 단종을 죽음으로 몬 수양대군, 즉 세조가 잠든 남양주 광릉은 카카오맵에서 별점 1점짜리 리뷰 테러를 당해 1.5점대까지 추락했고, 결국 리뷰창이 임시 폐쇄되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반대로 단종이 잠든 영월 장릉에는 응원과 위로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어요. 60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왕에게 2026년의 사람들이 댓글을 쓰고 있는 것이죠.
![청령포로 들어가기 위해 방문객들이 배를 타러 대기하는 모습 [출처=영월군]](https://cdn.maily.so/du/munhwa.cvs/202603/1772367003574922.png)
이 '과몰입'의 파도는 현실 세계로도 번졌습니다.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 청령포를 찾는 관객이 급증했는데, 영월군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청령포 방문객은 1만 64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06명)보다 무려 5배 이상 늘었어요. 엄흥도의 실제 묘소가 대구 군위군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평일에도 방문객이 끊이지 않을 정도예요.
온라인에서도 밈과 콘텐츠가 넘쳐흘러요. 주연 박지훈의 과거 영상이나 예능 클립마다 "단종 오빠 나 여기까지 왔어"라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어요. 덩달아 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약한영웅〉까지 역주행 중이에요. 한 편의 영화가 SNS, 지도 앱, 기차표, 관광지까지 뒤흔든 이 신드롬은 오랫동안 침체됐던 한국 영화계에 보내는 관객들의 응원이기도 한 것 같은데요. "좋은 영화라면 우리는 언제든 극장으로 간다"는 메시지인 거죠.
오늘의 기획 상품 | 세 줄 요약! 😉
✔️ 팬데믹 이후 극장 관객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OTT 부상과 티켓값 인상이 맞물리며 영화계의 위기감이 깊어졌어요.
✔️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승리 없는 사극이라는 역발상과 절제된 제작 규모가 맞물려, 침체된 한국 영화 시장에서 800만 관객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어요.
✔️ 광릉 별점 테러부터 영월 관광 열풍까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관객들의 과몰입이 현실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어요.
(🍱시락's view)
OTT가 채울 수 없는 집단적 감정 경험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왕사남'이 증명한 것 같아요. 관객들의 입소문과 적극적 참여가 더 큰 흥행을 이끌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콘텐츠 밖에서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생겨야 살아남는 시대, '왕사남'은 그 공식을 정확히 꿰뚫은 영화였습니다.

이주의 신상품 #281
🎬박찬욱 | 🎶한국대중음악상 | 🕹️게임IP | 🎤BTS 컴백 | 🛍️쉬인
문화 콘텐츠 관련 새로운 이슈들을 짧게 요약, 정리해봤어요. 기사 전문은 제목을 클릭하세요.
🎬박찬욱, 한국인 최초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
- 박찬욱 감독, 오는 5월 개최되는 제79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에 위촉돼
- 한국인이 칸 심사위원장을 맡은 것은 처음
🎶밴드 추다혜차지스,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
-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KMA) 시상식에서 밴드 추다혜차지스의 <소수민족>이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돼
- 추다혜차지스는 민요를 전공한 국악 창작자 추다혜와 이시문(기타), 김재호(베이스), 김다빈(드럼) 4인조로 구성된 ‘사이키델릭 샤머닉 훵크 밴드’
- 지난해 정규 2집 를 발표한 이찬혁은 ‘올해의 노래’ 등 3관왕 차지
🕹️게임업계 '클래식 IP'가 돈 되는 이유
-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부터 넷마블의 ‘스톤게이지’ 등 20~30년 PC방을 점령했던 추억의 게임들이 복귀하고 있어
- 과거 향수가 3040 세대의 구매력과 만나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입증하고 있다는 분석
- 게임사들이 클래식 IP를 다시 꺼내 드는 배경은 검증된 흥행성 때문
🎤BTS 공연일에 경복궁 휴궁
- BTS, 오는 20일 정규 5집 '아리랑'을 내고 다음 날 저녁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컴백 기념 라이브 공연을 진행할 예정
- 21일, 경복궁과 국립고궁박물관 휴관
- 국가유산청, '궁·능 유산 긴급대응반'을 가동해 주요 구간을 집중 점검하고 현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알리 꺾은 쉬인
-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성장세가 주춤한 반면 같은 중국계 플랫폼인 쉬인은 젊은층의 패션 수요를 흡수하며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와 달리 쉬인은 패션 카테고리에 특화한 플랫폼이라는 점이 차이점
- 고물가 기조가 길어지면서 의류 가격이 증가한 것도 영향

🍱시락's 추천 #281
그가 온다, 데미안 허스트의 회고전
영국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꼽히는 데이미언 허스트의 대규모 전시가 드디어 서울에 상륙합니다. 죽은 상어를 통째로 유리 수조에 넣거나, 해골을 다이아몬드 8,601개로 뒤덮는 식의 작업으로 논란을 끊임없이 불러일으켜 온 바로 그 작가예요. 이번 전시에선 그의 초기작부터 최신 미공개작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습니다. 작품들이 던지는 죽음과, 돈과, 가치에 대한 질문들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일정: 2026년 3월 20일 – 6월 28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