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옥외광고협회(World Out of Home Organization, WOO)가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글로벌 오디언스 측정 기준을 공개했다. 디지털 옥외광고(Digital Out of Home, DOOH)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광고주들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수요가 확대되면서, 산업 전반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국제 표준 마련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WOO가 발표한 '글로벌 OOH 오디언스 측정 가이드라인 2.0(Global OOH Audience Measurement Guidelines 2.0)'은 글로벌 옥외광고 시장이 광고주가 요구하는 수준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시한 국제 기준이다.

이번 개정판은 지난 6월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WOO 글로벌 총회에서 공개됐다. 가이드라인 제작에는 5개 대륙, 22개 국가의 오디언스 측정 기관이 참여했다. 이는 2022년 첫 번째 가이드라인 제작 당시 참여했던 국가의 두 배 규모다.

WOO는 지난 4년 동안 글로벌 오디언스 측정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옥외광고 국제 측정 표준인 AM4DOOH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광고 노출 산정의 핵심 지표인 '임프레션 멀티플라이어(Impression Multiplier)'도 실제 광고 거래에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이동통신 기반 위치 데이터와 모바일 SDK 데이터, 합성인구(Synthetic Population) 모델링 기술이 확산되면서 오디언스 측정 방식도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톰 고다드(Tom Goddard) WOO 회장은 "옥외광고는 오랫동안 광고주에게 직관적인 설득력을 제공해 온 매체"라며 "오디언스 측정은 이러한 가치를 데이터와 객관적인 근거로 입증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규모와 관계없이 더 많은 국가가 측정 체계 구축에 참여할수록 산업 전체의 신뢰성과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디언 아데이 (Gideon Adey)
기디언 아데이 (Gideon Adey)

기디언 아데이(Gideon Adey) WOO 오디언스 측정 프로젝트 책임자도 오디언스 데이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아데이는 발표를 통해 "오디언스 측정은 WOO가 추진하는 핵심 전략 과제 가운데 하나"라며 "광고주는 어떤 매체를 구매했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광고를 봤는지, 그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광고 노출이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디언스 데이터는 마케팅 믹스 모델링(MMM), 계량경제학 분석, 투자수익률(ROI) 측정 등 광고 효과 분석의 기반이 되는 핵심 자산"이라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측정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WOO는 2022년 11개국의 측정 사례를 바탕으로 첫 번째 글로벌 오디언스 측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시장 환경과 기술 변화에 맞춰 이번에 2.0 버전을 새롭게 선보였다.

새 가이드라인은 기존보다 크게 확대된 160페이지 분량으로 제작됐으며, 19개 오디언스 측정 기관과 22개 국가 및 지역의 측정 사례를 담았다.

디지털 옥외광고 시장의 성장도 가이드라인 개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아데이는 "디지털 옥외광고는 이미 많은 국가에서 전체 시장의 40~50%를 차지하는 핵심 매체로 성장했다"며 "과거에는 주 단위 데이터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광고가 시간 단위로 거래되는 만큼 시간대별, 위치별, 이용자 특성별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프로그래매틱 광고와 자동화 거래가 확대될수록 데이터의 정확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데이는 "시스템이 광고 집행을 결정하는 시대에는 정확한 데이터가 필수"라며 "데이터가 부정확하면 자동화 시스템 역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엄 광고 자산의 가치를 입증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광고 노출 수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오디언스 측정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광고비 집행 규모만 파악해서는 광고 효과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다"며 "누가 광고를 봤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노출됐는지, 그리고 이들이 어디에서 이동해 왔는지까지 이해해야 실제 광고 성과를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런던 도심에서 광고를 본 소비자가 외곽 지역인 왓퍼드에서 제품을 구매했다면, 소비자의 이동 경로를 함께 분석해야 광고의 실제 기여도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판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다양한 데이터 활용 사례도 반영됐다.

대표적으로 이동통신 데이터와 모바일 SDK 데이터 활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활용됐지만, 현재는 여러 국가에서 오디언스 측정의 핵심 데이터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조사 기반 측정 방식과 대규모 데이터셋을 결합해 정확도를 높이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 활용도 중요한 변화로 제시됐다.

아데이는 "수백만 명 규모의 표본을 전통적인 설문조사만으로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역과 시간, 행동 패턴까지 세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국가에서 합성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측정 모델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욱 정교한 오디언스 분석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후 캠페인 측정(Post Campaign Measurement)도 새로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데이는 "사후 캠페인 측정은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인 분야이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표준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며 "새로운 측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국가들도 이를 필수 요소로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AI 기반 광고 운영과 프로그래매틱 거래가 확대될수록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오디언스 데이터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OO의 '글로벌 OOH 오디언스 측정 가이드라인 2.0'은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옥외광고 시장에서 공통의 측정 기준을 제시하는 핵심 지침서이자,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