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 100만 원을 집행해 1,0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ROAS는 1,000%.

숫자만 보면 꽤 성공적인 광고입니다. 광고비를 더 늘려도 될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하나 바꿔보겠습니다.

만약 이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다면 매출은 얼마였을까요?

0원이었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광고를 클릭한 고객 중에는 이미 브랜드를 알고 있던 사람도 있을 것이고, 며칠 전부터 상품을 고민하던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미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아두고 결제할 시점만 고민하던 고객도 있을 수 있고요.

이들이 광고를 클릭한 뒤 구매했다면 일정한 기준에 따라 광고 플랫폼에는 광고 성과로 기록됩니다.

하지만 광고가 없었다고 해서 이 고객들이 모두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바로 여기서 '광고를 통해 발생한 매출'과 '광고 때문에 발생한 매출'의 차이가 생깁니다.

광고를 보고 산 사람은 모두 광고 때문에 샀을까?

우리가 광고 성과를 측정할 때 익숙하게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가 기여(Attribution)입니다.

고객이 어떤 광고와 접촉한 뒤 구매했는지를 추적하고, 정해진 기준에 따라 해당 광고에 전환을 귀속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증분성(Incrementality)은 조금 다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이 광고가 없었어도 같은 구매가 발생했을까?"

예를 들어 광고를 통해 100건의 구매가 발생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얼핏 보면 광고가 100건의 구매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중에는 광고가 없어도 원래 구매했을 고객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광고가 없었을 때도 70건의 구매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 광고가 실제로 새롭게 더한 효과는 전체 100건과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이처럼 광고가 없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추가적인 효과를 살펴보는 것이 증분성의 기본적인 관점입니다.

Google Ads에서도 광고에 귀속된 전환과 광고로 인해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증분 전환을 구분해 측정합니다.

결국 플랫폼에 기록된 광고 매출이 곧 광고가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어낸 매출과 정확히 같은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원래 살 사람'에게 광고하는 건 낭비일까?

여기까지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이라면 굳이 광고비를 들여 다시 광고를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요?

하지만 구매 의향이 있다는 것과 실제로 구매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을 떠올려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했다고 해서 항상 바로 결제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브랜드의 비슷한 상품을 찾아보기도 하고, 조금 더 고민해보겠다며 창을 닫기도 합니다.

그러다 구매 자체를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고객이 구매를 고민하는 적절한 순간에 다시 브랜드를 보여주거나, 필요한 제품 정보와 할인 혜택을 전달하는 것은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관심을 보인 고객이 경쟁 브랜드로 이동하거나 구매 과정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는 것도 광고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결국 광고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이미 존재하는 수요를 놓치지 않고 구매까지 연결하기도 합니다.

어느 한쪽만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더 어려운 건, 우리도 광고가 정확히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광고마다 역할을 나눠서 평가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 광고는 새로운 고객을 만드는 광고, 이 광고는 기존 수요를 붙잡는 광고, 또 다른 광고는 마지막 구매를 밀어주는 광고라고 구분하면 간단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고객의 구매 과정은 그렇게 깔끔하게 나뉘지 않습니다.

같은 광고를 보고도 누군가는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될 수 있습니다.

다른 누군가는 며칠 전에 봤던 상품을 다시 떠올릴 수 있고, 이미 구매를 고민하고 있던 누군가에게는 결제를 결정하게 하는 마지막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디지털 광고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노출 대상과 지면을 계속 최적화합니다.

하나의 캠페인이 항상 같은 단계에 있는 고객에게만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래서 개별 구매 하나를 놓고 "이 고객은 광고 때문에 샀다"고 확신하기도 어렵고, 반대로 "원래 살 사람이었으니 광고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결국 증분성이라는 개념이 우리에게 던지는 핵심은 모든 광고의 기여도를 정확하게 계산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플랫폼에 기록된 성과만으로 광고가 만들어낸 효과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는 사실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ROAS를 믿으면 안 될까?

그렇지 않습니다.

ROAS는 여전히 광고 운영에서 매우 유용한 지표입니다.

어떤 캠페인에서 더 많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지, 어떤 소재가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지, 한정된 광고비를 어디에 배분할지 판단하려면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ROAS는 이런 일상적인 광고 운영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문제는 ROAS가 답할 수 없는 질문까지 ROAS 하나로 답하려 할 때 생깁니다.

ROAS가 보여주는 것은 기본적으로 광고비 대비 광고에 귀속된 매출입니다.

반면 증분성이 묻는 것은 광고가 실제로 없었던 상황과 비교해 무엇을 더 만들어냈느냐입니다.

둘 중 하나가 맞고 다른 하나가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ROAS 1,000%라는 숫자를 보고 "이 광고가 1,000만 원의 매출을 만들었다"고 곧바로 결론 내리기보다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져볼 수 있습니다.

"이 광고가 없었다면 이 매출 중 얼마가 사라졌을까?"

하나의 숫자로 광고가 한 일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높은 ROAS를 기록한 리타겟팅 광고가 의미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반대로 새로운 고객에게 광고를 보여줬다는 이유만으로 ROAS가 낮은 광고가 더 가치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광고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도 있고, 이미 존재하는 수요를 붙잡을 수도 있습니다.

구매를 고민하던 고객에게 적절한 순간 다시 나타나 경쟁 브랜드로의 이탈을 막거나 마지막 결정을 도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광고가 이 중 어떤 역할을 얼마나 했는지를 완벽하게 분리해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ROAS라는 지표 자체가 아닙니다.

하나의 숫자를 보고 광고가 한 일을 전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광고를 통해 얼마가 팔렸을까?"를 확인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다만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 광고가 없었어도 이 매출은 발생했을까?"라는 질문을 함께 던져본다면, 같은 광고 성과도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광고의 효과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일은 모든 것을 안다고 확신하는 것보다, 우리가 아직 무엇을 모르는지 질문하는 데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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