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을 하다 보면 결국 한계가 온다.

전화 한 통을 하려면 내가 직접 시간을 써야 하고, 상담 한 건을 하려면 또 내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

아무리 부지런해도 하루는 24시간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고객을 더 많이 만나려면 내가 더 많이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콘텐츠를 계속 만들다 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내가 더 많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나 대신 움직이는 것을 더 많이 만들어야 했다.

그게 콘텐츠였다.

처음에는 그냥 글 하나였다

처음 블로그에 글을 올렸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고객이 자주 묻는 질문 하나를 정리하고, 제품 하나를 소개하고, 비교하기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썼다.

지식iN에도 답변을 남겼고, 짧은 영상도 만들었다.

하나하나 놓고 보면 별것 아닌 콘텐츠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재미있는 일이 생겼다.

며칠 전에 쓴 글을 보고 문의가 들어오고, 예전에 작성한 답변을 보고 또 다른 사람이 찾아왔다.

내가 그 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때부터 콘텐츠가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게시물이 아니라 영업사원에 가까웠다.

나는 한 명인데, 여러 곳에서 동시에 고객을 만난다

사람은 동시에 여러 장소에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콘텐츠는 가능하다.

누군가는 네이버에서 검색하다 내 블로그 글을 본다.

다른 사람은 궁금한 것을 검색하다 지식iN 답변을 발견한다.

또 다른 사람은 유튜브에서 짧은 영상을 보다가 나를 알게 된다.

나는 한 명인데 온라인에서는 동시에 여러 명의 고객을 만나고 있는 셈이다.

마치 홍길동이 분신술을 쓰는 것처럼.

블로그에는 블로그의 내가 있고, 검색 결과에는 검색 결과의 내가 있고, 영상 플랫폼에는 영상 속의 내가 있다.

그리고 이 분신들은 쉬지 않는다.

점심시간도 없고, 퇴근도 없고,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서 상담하기 싫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예전에 만들어둔 콘텐츠가 계속 사람을 만난다.

콘텐츠 100개가 영업사원 100명이라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다.

콘텐츠를 많이 만든다고 무조건 효과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글 100개를 썼다고 영업사원 100명을 고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생기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각 콘텐츠가 어떤 고객을 만나고 있느냐다.

예를 들어 고객의 질문은 모두 다르다.

“렌탈과 일시불 중 뭐가 나을까?”

“제휴카드를 꼭 써야 할까?”

“이 제품과 저 제품은 뭐가 다를까?”

“이전 설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 하나마다 고객이 검색하는 문장도 달라진다.

결국 좋은 콘텐츠 전략은 똑같은 말을 100번 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가질 만한 질문 100개에 각각 답을 만들어두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들은 각자 자기 영업 구역을 갖는다.

어떤 글은 제품명을 검색하는 사람을 만나고, 어떤 글은 비교를 원하는 사람을 만나고, 어떤 글은 이미 구매 직전까지 온 사람을 만난다.

이때부터 콘텐츠가 하나의 영업 조직처럼 움직이기 시작한다.

좋은 콘텐츠 영업사원은 처음부터 “사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실제 영업에서도 처음부터 계약서를 내미는 사람은 부담스럽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좋은 콘텐츠는 먼저 고객의 질문에 답한다.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헷갈리는 것을 비교해주고, 선택 기준을 만들어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판단은 고객에게 맡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재미있는 변화가 생긴다.

예전에는 내가 먼저 고객을 설득해야 했다면, 이제는 콘텐츠를 충분히 본 고객이 어느 정도 판단을 끝낸 상태에서 들어온다.

“이 제품이 궁금합니다.”

“이 조건으로 진행하고 싶습니다.”

“글 보고 문의드립니다.”

상담이 시작되는 지점 자체가 달라진다.

콘텐츠가 이미 앞단의 설명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콘텐츠는 광고보다 느리지만 오래 간다

광고는 빠르다.

돈을 쓰면 바로 노출된다.

대신 돈을 멈추면 노출도 멈춘다.

콘텐츠는 반대다.

처음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조회수도 적고, 반응도 없고, 괜히 만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하나씩 쌓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검색 결과에 남는다.

그리고 과거에 만든 글이 오늘의 고객을 데려오기 시작한다.

나는 이 부분이 콘텐츠 마케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만든 콘텐츠의 가치가 오늘 끝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일할 가능성이 있다.

영업을 늘리고 싶다면 사람보다 먼저 콘텐츠를 늘려볼 수 있다

사업이 커지면 흔히 사람을 더 뽑는 방법을 생각한다.

영업사원을 한 명 더 채용하고, 상담 인력을 한 명 더 두고, 마케팅 비용을 더 투입한다.

물론 어느 순간에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해볼 수 있는 것이 있다.

내가 반복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을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설명하는 내용.

고객이 매번 물어보는 질문.

비교하기 어려워하는 부분.

구매 직전에 가장 고민하는 문제.

이런 것부터 하나씩 콘텐츠로 바꾸면 된다.

한 번 설명하고 사라질 이야기를 검색 가능한 형태로 남기는 것이다.

그 작업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내가 직접 만나지 않은 고객에게도 내 설명이 전달되기 시작한다.

콘텐츠를 쌓는다는 것은 나를 복제하는 일이다

콘텐츠를 처음 만들 때는 조회수를 본다.

몇 명이 봤는지, 좋아요가 몇 개인지, 검색 순위가 몇 위인지 신경 쓰게 된다.

하지만 계속 만들다 보니 조금 다른 숫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온라인에 나 대신 일하고 있는 콘텐츠가 몇 개나 있는가?”

이 질문이다.

오늘 올린 글 하나가 당장 고객을 데려오지 않아도 괜찮다.

내일 또 하나를 만들고, 다음 주에 또 하나를 만든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나는 여전히 한 명이지만 온라인에 존재하는 ‘나’는 계속 늘어난다.

블로그에서 설명하는 나.

검색 결과에서 답하는 나.

영상에서 제품을 보여주는 나.

칼럼에서 경험을 이야기하는 나.

홍길동의 분신술처럼 콘텐츠가 하나씩 또 다른 영업사원이 된다.

그래서 요즘 나는 영업을 이렇게 생각한다.

더 많이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나 대신 뛰어줄 것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을 더 뽑기 전에 콘텐츠로 나를 먼저 복제해보는 것.

어쩌면 작은 사업자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분신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