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를 만들려고 하면 가장 먼저 디자인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어떤 색을 쓸지, 어떤 폰트를 넣을지, 첫 장을 어떻게 예쁘게 만들지.

저도 예전에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디자인부터 시작할수록 작업 시간은 더 길어졌습니다.

첫 장은 그럴듯하게 만들어졌는데 2장, 3장으로 넘어가면서 내용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내용은 앞에 있어야 하나?”

“이 페이지는 굳이 필요한가?”

“마지막은 어떻게 끝내지?”

결국 이미 만든 화면으로 다시 돌아가 수정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때 알았습니다.

카드뉴스를 빨리 만드는 사람은 디자인을 빨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만들 일을 줄이는 사람이라는 것.

디자인보다 먼저 정해야 할 것

제가 지금 카드뉴스를 만들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디자인이 아닙니다.

먼저 한 문장을 정합니다.

“이 콘텐츠를 본 사람이 마지막에 무엇을 기억했으면 좋을까?”

이 문장이 정해지면 그다음부터는 훨씬 쉬워집니다.

첫 장은 관심을 끌고, 중간 장은 이해시키고, 마지막 장은 메시지를 남기면 됩니다.

페이지마다 역할이 생기는 겁니다.

반대로 이 구조가 없는 상태에서 디자인부터 시작하면 각 장이 따로 놀기 쉽습니다.

예쁘긴 한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는 콘텐츠가 됩니다.

페이지마다 하나의 역할만 주기

카드뉴스를 만들면서 가장 많이 줄인 것도 이 부분입니다.

한 페이지에서 너무 많은 것을 말하려고 하지 않는 것.

한 장에서는 질문만 던지고, 다음 장에서는 설명하고, 그다음 장에서는 예시를 보여주는 식입니다.

이렇게 페이지마다 역할을 나누면 문장도 짧아지고 디자인도 단순해집니다.

무엇을 강조해야 하는지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좋은 디자인은 꾸미는 기술보다 무엇을 보여줄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수정이 적은 콘텐츠는 처음부터 다르다

콘텐츠 제작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드는 건 처음 만드는 시간이 아닙니다.

수정하는 시간입니다.

한 장을 바꾸면 다음 장까지 영향을 받고, 문장을 바꾸면 레이아웃도 다시 만져야 합니다.

그래서 제작 속도를 높이려면 손을 빠르게 움직이는 것보다 수정이 적게 생기는 구조를 먼저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이때 피드백도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구조를 바꾸는 피드백입니다.

페이지 순서, 메시지, 내용 자체가 바뀌는 경우입니다.

다른 하나는 표현을 다듬는 피드백입니다.

색상, 정렬, 문장 길이, 아이콘 크기 같은 것들입니다.

이 둘을 구분하면 수정할 때도 훨씬 덜 흔들립니다.

구조가 살아 있다면 표현만 손보면 끝나기 때문입니다.

카드뉴스 제작 속도를 바꾼 건 툴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좋은 툴을 쓰면 빨라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툴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여러 번 만들어보니 속도를 가장 크게 바꾼 건 툴이 아니라 순서였습니다.

제가 지금 사용하는 순서는 단순합니다.

주제 정하기 → 핵심 메시지 정하기 → 페이지 역할 나누기 → 문장 만들기 → 디자인 → 피드백 → 수정

이 흐름이 잡히면 디자인은 훨씬 뒤로 밀립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때부터 디자인도 더 쉬워집니다.

빠른 사람은 손보다 순서가 빠르다

콘텐츠를 계속 만드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보다 반복할 수 있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만든 방법을 다음 콘텐츠에도 다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 편을 만드는 경험이 다음 편을 더 쉽게 만드는 시스템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콘텐츠를 만들 때 “어떻게 더 예쁘게 만들까?”보다 먼저

“어떻게 하면 다시 만들 일이 없을까?”

를 생각합니다.

이 질문 하나만 바꿔도 작업 방식이 꽤 달라집니다.

카드뉴스를 빨리 만드는 사람은 디자인을 가볍게 보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디자인이 제대로 살아나려면 그 전에 내용과 구조가 먼저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는 걸 아는 사람입니다.

결국 콘텐츠 제작 속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손을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다시 만들 일을 줄이는 것입니다.

마지막 한 줄은 이걸로 끝내자:

빠른 콘텐츠 제작자는 디자인을 먼저 하지 않는다. 무엇을 말할지 먼저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