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이상하게 디자인부터 보게 됩니다.

폰트가 예쁜지, 이미지가 세련됐는지, 여백이 깔끔한지, 카드뉴스가 한눈에 보기 좋은지.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콘텐츠를 계속 만들면서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느끼게 된 질문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걸 왜 봐야 하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디자인을 아무리 잘해도 콘텐츠의 힘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 디자인보다 먼저 ‘볼 이유’를 생각합니다.

졸라맨으로 그려도 사람들이 볼까?

조금 극단적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멋진 사진도 없습니다.

화려한 영상 효과도 없습니다.

폰트도 평범합니다.

심지어 그림은 졸라맨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보고 싶다면 어떨까요?

저는 이런 콘텐츠가 오히려 강한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디자인이 아니라 내용 자체에 다음을 보게 만드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보통 이런 이유로 콘텐츠를 봅니다.

새로운 사실을 알고 싶어서.

돈이나 시간을 아끼고 싶어서.

실수를 피하고 싶어서.

내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웃겨서.

결과가 궁금해서.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콘텐츠가 이 중 어떤 것도 제공하지 못한다면 디자인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디자인은 콘텐츠의 본체라기보다 증폭기에 가깝습니다.

팔로워 38명인데 조회수는 3.1만이 나왔다

최근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짧은 AI 영상을 하나 올렸습니다.

당시 팔로워는 38명.

영상 길이는 약 10초.

복잡한 정보도 없었고 화려한 편집도 없었습니다.

상황도 단순했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1초 전.’

누구나 설명 없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조회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1천 회를 넘고,

1만 회를 넘더니,

최종적으로 약 3.1만 회까지 도달했습니다.

조회한 사람은 약 1.4만 명.

인사이트 기준 비팔로워 비중은 100%였습니다.

팔로워 38명과 비교하면 약 816배 재생된 셈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정답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하나는 분명했습니다.

사람들이 영상 내용을 바로 이해할 수 있었고, 다음 상황이 궁금해질 이유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조회수만 보면 착각하기 쉽다

조회수 3.1만.

이 숫자만 보면 꽤 성공한 콘텐츠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지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좋아요 95개.

저장 15개.

신규 팔로우 10명.

댓글 0개.

공유 0개.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강한 참여까지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이 결과가 오히려 더 흥미로웠습니다.

조회하게 만드는 이유와 행동하게 만드는 이유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많이 봤다고 반드시 저장하지 않습니다.

재미있었다고 반드시 공유하지 않습니다.

프로필에 들어왔다고 반드시 팔로우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콘텐츠 마케팅에서는 단순히 “반응을 높이자”가 아니라 어떤 행동을 원하는지 먼저 정해야 합니다.

저장을 원하면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저장을 목표로 한다면 콘텐츠 안에 다시 꺼내볼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체크리스트.

템플릿.

사용법.

비교표.

실무 팁.

한 번 읽고 끝나는 정보보다 “나중에 이거 다시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공유를 원하면 누군가가 떠올라야 한다

공유는 조금 다릅니다.

콘텐츠를 보고 특정 사람이 떠올라야 합니다.

“이거 너도 봐봐.”

“너한테 딱 필요한 내용인데?”

이 말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는 공감이나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공유는 정보의 양보다 누군가에게 보내고 싶은 이유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댓글을 원하면 말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댓글은 참여 장벽이 더 높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질문보다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 좋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보다

“A와 B 중 어떤 쪽인가요?”

“이 중 직접 겪어본 것은 몇 번인가요?”

처럼 바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참여를 만들기 쉽습니다.

팔로우를 원하면 다음이 궁금해야 한다

팔로우는 앞으로의 기대와 연결됩니다.

이번 콘텐츠 하나만 보고 모든 정보가 끝났다면 팔로우할 이유가 약합니다.

반대로

“같은 조건으로 다시 실험해보겠습니다.”

“다음에는 실패한 사례와 비교해보겠습니다.”

처럼 다음 결과를 기다릴 이유가 생기면 팔로우의 의미도 명확해집니다.

좋은 디자인보다 먼저 설계해야 할 것

콘텐츠를 만들 때 흔히 이런 순서를 밟습니다.

디자인을 잡습니다.

이미지를 고릅니다.

폰트를 정합니다.

레이아웃을 다듬습니다.

마지막에 CTA를 붙입니다.

하지만 저는 점점 순서를 거꾸로 생각하게 됐습니다.

먼저 묻습니다.

누가 이 콘텐츠를 보는가?

왜 멈추는가?

왜 끝까지 보는가?

왜 믿는가?

왜 행동하는가?

여기에 답이 생긴 다음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은 한 편을 완벽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느낀 점이 있습니다.

콘텐츠 한두 개를 만들어서는 무엇이 작동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 번 조회수가 잘 나왔다고 그 방법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우연일 수 있습니다.

플랫폼 추천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주제가 우연히 맞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계속 테스트해야 합니다.

제목을 바꿔보고,

포맷을 바꿔보고,

CTA를 바꿔보고,

길이를 바꿔봅니다.

그리고 결과를 비교합니다.

어떤 콘텐츠는 조회수가 나옵니다.

어떤 콘텐츠는 저장이 나옵니다.

어떤 콘텐츠는 공유가 나옵니다.

어떤 콘텐츠는 조회는 낮아도 팔로우 전환이 좋습니다.

표본이 쌓일수록 자신의 채널에서 작동하는 패턴이 조금씩 보입니다.

그래서 콘텐츠 마케팅은 작품 제작보다 실험에 더 가깝습니다.

디자인을 지워도 보고 싶은가

요즘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 스스로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디자인을 모두 지워도 이 콘텐츠를 보고 싶을까?”

흰 종이에 제목 하나만 있어도 클릭하고 싶은가.

졸라맨으로 그려놔도 다음 내용이 궁금한가.

그렇다면 콘텐츠의 핵심은 살아있습니다.

반대로 디자인을 지웠더니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면 기획부터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사람들이 이걸 왜 봐야 하지?

여기에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디자인은 분명 콘텐츠를 더 잘 보이게 만듭니다.

하지만 성과를 만드는 출발점은 디자인이 아닙니다.

사람이 멈출 이유, 계속 볼 이유, 행동할 이유를 만드는 것.

그게 콘텐츠 마케팅에서 디자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