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채널을 이야기할 때 거의 모든 기업들이 빼놓지 않는 것이 '디지털 광고'입니다. 타깃과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아래 7가지 채널 중 몇 개를 골라 마케팅 예산을 배분하죠.

  • 메타, 구글, 틱톡, 네이버, 카카오, 토스, 당근

광고를 집행하려는 기업 수에 비하면 채널과 지면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경쟁은 치열해집니다. 기업, 채널, 고객이 각각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면서 광고비는 계속 치솟습니다.

  • 기업들이 메시지의 강도와 양을 늘립니다. 입찰가는 높아집니다.
  • 채널은 광고 수익 극대화를 위해 노출을 늘릴 방법을 고민합니다.
  • 고객은 점점 더 광고를 피하게 되고, 극단적인 경우 아예 채널을 떠납니다.

이제 디지털 광고만으로는 높은 순이익을 내면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이 채널들을 당장 버릴 수는 없지만, 고객을 만나기 위한 새로운 채널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채널을 말이죠.

오늘은 몇 가지 흥미로운 마케팅 사례들을 바탕으로 '우리의 타깃 고객을 더 적은 예산으로 만날 수 있는 채널을 발굴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사례들을 읽어보신 후 가장 아래 남겨드린 5단계 가이드를 참고하시면 새로운 채널 후보군 아이디어를 몇 가지 떠올리실 수 있을 겁니다.

바로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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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50만 원 투자로 정확히 우리가 원하는 고객만을 만나는 방법

영국에서 마케팅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줄리아는 자신의 맥북 상판을 여러 개의 스티커 광고 슬롯으로 나눠 기업들에게 판매했습니다. Granola, Palette, Afes, Go Nimbly 같은 기업들이 실제로 광고 슬롯을 구매했습니다. 모두 줄리아가 평소 만나는 마케팅 리더 혹은 대표급 인력들을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는 B2B 기업입니다.

계약 기간은 2년, 가격은 약 30~100만 원 대까지 다양합니다. 지출하기에 아주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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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iulia de Oliveira Camargo의 링크드인

그녀는 2년 간 자신의 노트북 커버에 이 스폰서들의 스티커를 붙이고 모든 활동에 임합니다. 컨설팅을 위한 미팅 자리, 연사로 참여하는 대형 컨퍼런스, 평소 일하는 공유 오피스 공간 등 노트북이 열려있는 모든 환경에서 이 로고들이 함께 노출됩니다.

디지털 광고와 달리 노트북 스티커는 스크롤이 불가능합니다. 미팅 상대방, 컨퍼런스 참여자들은 그 자리가 끝날 때까지 이 기업의 로고를 보게 됩니다. 만약 줄리아가 어떤 기업의 니즈를 듣고 스폰서 브랜드와 핏이 맞다면 소개를 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소개율과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제휴 조건을 별도로 설계하면 더 좋겠죠.)

우리의 광고비를 소진하면서 타깃 정밀도를 높여가는 디지털 광고와 달리 2년간 정확히 우리 타깃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만 우리 브랜드를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이탈률은 0%에 수렴합니다. '줄리아'라는 컨설턴트(=우리 타깃 고객이 신뢰하는 제3자)를 우리 브랜드를 소개하는 화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투자 아닐까요?

직원 0명, 비용 0원으로 원하는 지역의 신규 고객을 얻는 방법

앤트로픽은 올해 초부터 '클로드 커뮤니티 앰버서더'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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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웹사이트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Chat GPT, Gemini 등 세계 최고의 경쟁자들과 싸우고 있는 앤트로픽은 더 많은 사람들이 Claude에 입문하게 만들기 위해 마케팅 예산이나 신규 채용이 아닌 '기존 고객'을 적극 활용합니다.

클로드를 이미 잘 활용하고 있는 고객이 자신의 지역에서 해커톤, 워크숍, 교육 프로그램 등을 주최하면 클로드가 직접 그 모임을 후원합니다. API 크레딧, 기념품, 클로드 직원들과의 네트워킹, 표창 등을 지원하면서 모임 주최자의 권위를 높여주고, 동시에 모임 참여자들에게는 비용을 아끼면서 AI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앰버서더 지원 자격은 따로 없지만 이런 모임을 주최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크리에이터 혹은 이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클로드 입장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음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특정 지역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클로드의 지지자이자 교육자가 됩니다.
  • AI를 통해 어떤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클로드를 먼저 써보게 됩니다.
  • 모임이 지속될수록 구성원들은 클로드를 더 많이, 자주 사용하게 됩니다.

현금이 아닌 API 크레딧이나 경품을 지원하기 때문에 예산 부담은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모임이 주최되지 않으면 이마저도 지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클로드 입장에서는 운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프로그램입니다.

순도 100% 타깃 고객에게 건너뛸 수 없는 라이브 방송을 하는 방법

얼마 전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이스타항공을 이용했는데, 비행기 내에 국내 마사지기 브랜드인 '풀리오'의 포스터가 다수 붙어있었습니다. 이륙 전 안내 방송에서는 '이 항공편을 이용하신 승객 분들만을 위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는 안내가 흘러나왔죠.

비행기가 이륙하자 승무원 분들이 직접 진행자가 되어 풀리오와 관련된 짧은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누구나 맞출 수 있는 가벼운 퀴즈로 분위기를 띄운 후, '실제 승무원들이 비행으로 쌓인 피로를 풀 때 즐겨 쓰는 제품'이라며 풀리오 마사지기를 소개했습니다. 이후 마사지기 무료 체험과 비행기 안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면세 특가로 전환을 유도했습니다.

비행기 안에는 일본에서 각자의 일정을 마친 후 피로감을 안고 귀국하는 한국인들이 가득했습니다. (=풀리오가 이 채널에서 노린 타깃 페르소나) 브랜드가 아닌 승무원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제품을 소개했습니다. (=고객과 같은 문제를 겪었던 제3자의 추천)

실제 전환이 얼마나 됐는지, 어떤 조건으로 이런 마케팅을 진행했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마사지기의 주요 타깃 고객 중 한 부류에게 디지털 광고보다 더 강렬하게 제품 구매를 권할 수 있는 채널로 '귀국하는 비행기 안'을 선택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애초에 디지털 광고의 역할은 '우리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찾아 '우리 제품을 왜 구매해야 하는지'를 알리는 것입니다. 이후 구매 전환은 단순 광고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실제 제품이 가진 가치와 랜딩페이지, 가격 대비 가치에 대한 고객 개개인의 평가, 대안의 존재 등 많은 요소들이 전환에 관여하죠. (*특정 소재에 전환수와 전환율이 찍힌다고 그 소재가 구매 전환을 만드는 전부는 아니라는 겁니다.)

스마트폰에서 광고를 통해 우리를 마주하는 고객들은 스마트폰 밖에서도 어디선가 자신의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디지털 광고를 대체(혹은 보완)할 더 저렴한 마케팅 채널을 발굴하고 싶다면 다음 다섯 단계를 거쳐보세요.

1. 새로운 채널을 통해 우리가 만나고 싶은, 우리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은 누구인가?
2. 그들은 스마트폰을 보지 않을 때 어느 곳에서, 어디에 시선을 두고 시간을 보내는가?
3. 그곳에 우리 제품이나 브랜드가 노출되려면 누구와, 어떻게 협업을 해야 하는가?
4. 예상 노출량, 성과 측정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지불할 수 있는 적정 비용은 얼마인가?
5. 디지털 광고 이상의 '오프라인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한가?
   (예: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화자, 전환 혜택, 프로그램 설계 등)

이 다섯 가지 질문에 하나씩 답을 해보면서 다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면서 동시에 우리의 순도 높은 타깃을 만날 수 있는 마케팅 채널을 발굴해 보세요. 어쩌면 우리의 ROI를 끌어올려줄 핵심 성장 엔진은 스마트폰 밖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 매주 월요일, 작은 기업의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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