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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브랜딩이나 마케팅 관련한 글을 쓰고 종종 강의도 하다 보니 이런 질문들을 꽤 받습니다. 브랜딩을 하려면 뭐부터 해야 하느냐? 아무것도 모르는 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등. 대체로 브랜딩 경험이 없는 작은 회사들 이야기죠. 그리고 여기에 조심스럽게 이런 질문을 덧붙이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희도 브랜딩 하고는 싶죠…
그런데, 대략 얼마나 들지 알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도 난감합니다. 시장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금액을 말씀드리기가 애매한 것도 있지만, 대략 이 정도는 생각하셔야 합니다라고 어렵게 말씀드린다 해도 대답이 시큰둥하거든요.
딱히 기준이 없으시다 보니 말씀드린 금액이 생각했던 것보다 적으면 진짜 그걸로 되나? 싶고, 많으면 큰 돈 들여서 했는데 효과가 없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서죠.
또 대행사와 일해본 경험이 없는 경우, 막상 진행하면 왠지 업체한테 휘둘릴 것 같고, 괜히 긁어 부스럼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브랜딩은 그냥 다음 기회로…
사실 그동안 ‘브랜딩’은 대기업의 전유물에 가까웠습니다. 저도 나름 큰 대행사에서 빅브랜드라는 곳들과 주로 일을 했죠. 하지만 최근에 작은 회사들도 브랜딩에 관심을 가지고 이런 질문들을 하시는 걸 보면 분명 브랜딩에 대한 수요는 생겼는데, 그에 따른 공급엔 다소 문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작은 회사들의 브랜딩은 분명 다릅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위한 브랜딩 매뉴얼을 한번 만들어 볼까 싶어요. 오늘은 그 첫 번째 글입니다.
브랜딩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알쓸인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심채경 박사와 김상욱 교수가 그런 이야기를 하죠. 제대로 된 답을 찾기 위해선 먼저 문제의 정의(定義, Definition)부터 해야 한다구요. 마찬가지로 브랜딩이 비싸냐, 어떻게 하면 우리도 브랜딩을 잘하냐..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전에 ‘브랜딩’이 무엇인가부터 정의해야 합니다.
브랜딩에 대한 나만의 정의가 필요합니다.
다만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건 사전적 정의 같은 게 아닙니다. 그런 건 정 궁금하시면 검색해 보시면 되거든요. 여기서 필요한 건 내가 생각하는, 내가 하고 싶은 브랜딩은 뭔가? 하는 점입니다.
아마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브랜딩은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또는 프리미엄 한 가치를 지닌.. 이런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브랜딩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하신 분이라면 ‘아이덴티티’나 ‘자기다움’ 같은 이야기를 하실 수도 있겠죠.
그럼 브랜딩을 잘한 사례를 묻는다면요? 혹시 나이키, 애플, 파타고니아나 이케아, 시몬스 같은 브랜드를 떠올리셨나요? 만약 그렇다면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회사들이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회사보다 규모가 크다면, 그것도 엄청나게 크다면 말이죠.
인터브랜드가 산출한 자료를 보면 이런 브랜드의 가치는 많게는 수천억 달러에 달하죠. 아래의 표를 볼까요? 1위인 애플은 브랜드 가치만 무려 4,822억 달러, 우리 돈으로 따졌을 때 638조가 넘습니다. 2023년 대한민국의 1년 예산이 639조이니 어느 정도 규모인지 대략 감이 잡히실 듯하네요.
그럼 이런 브랜드들의 ‘브랜딩’은 과연 우리(스몰브랜드)에게 어떤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까요? 물론 배울 점이 없는 것은 아니죠. (저도 사실 그간 써왔던 글에서 이런 브랜드들의 사례를 많이 언급했구요) 하지만 환경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이런 회사들의 브랜딩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전제를 깔고 시작합니다.
첫째, 엄청난 광고 & 캠페인 예산을 투입합니다. TV 광고는 기본이고 다양한 브랜드 활동을 하죠. 둘째, 유통입니다. 막상 광고를 했어도 구매할 곳이 없으면 자금 회수를 할 수가 없으니까요.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즉시 구매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 둘 모두 엄청난 시간과 인력, 그리고 돈이 들어가구요.
그럼 질문을 해볼게요. 지금 우리 회사는 애플이나 나이키 같은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가 되고 싶나요? 남녀노소 전 세계의 모두가 이용하는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서비스가 되고 싶나요? 벤츠나 샤넬, 구찌처럼 수백, 수천 만원 이상을 쓰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는 그런 명품이 되고 싶나요?
네, 그럼 돈 많이 듭니다.
끝.
출처는 다 아시겠지만, 이누야사.
아, 아직 이 글을 읽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하려는 건 그런 브랜딩이 아닙니다. 사실 위와 같은 브랜딩은 다소 비효율적이긴 하지만, 그렇게 돈을 쓸 수 있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죠.
하지만 작은 회사, 작은 브랜드, 또는 내 개인 브랜드에 맞는 브랜딩,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돈이 많이 안 드는 브랜딩을 하고 싶다면 먼저 아래의 두 가지를 정해야 합니다.
1. 우리 브랜드에 적합한 롤모델을 정하기. (금수저가 아닌,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
2. 우리만의 브랜딩 목표 (우리 브랜드로 뭘 이루고 싶은가?)
자 위의 두 질문에 대해 생각을 해보시고, 다음 글에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예고하자면 다음 글의 제목은 ‘브랜딩, 생각보다 돈 많이 들지 않습니다‘입니다.
최프로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