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듯, 묵묵하게 향을 전파하다. “그랑핸드”

'그랑핸드' 자신들만의 행보로 치열한 향의 세계에서 살아남다
2023-05-03

해당 아티클은 에디터의 브런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billbojs/48

#9 주목! 핫브랜드

그랑핸드 소격 – 빌보 촬영

한국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경복궁 일대를 걷다 보면, 싱그러운 향이 은은하게 퍼져있습니다. 그 향이 닿는 곳으로 발길을 열심히 옮기면 싱그러운 향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를 마주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에 도착하면, 향수가 독특하게도 한옥에 전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요. 하지만, 상품들과 분위기가 한옥과 너무나도 잘 어울려 이질감이 들지 않아 오히려 편한 느낌이 가득하죠.

기아 X 그랑핸드

이런 편하면서도 독특한 이미지 덕분일까요? 이 장소의 주인공은 다양한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아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 쇼 VIP 증정 선물, 국내 최대 자동차 기업인 ‘기아’와 친환경 협업 향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치열하고 빠른, 뷰티 시장에서 느린 듯, 묵묵하게 ‘향의 일상화’라는 모토를 전파하고 있는 곳.

바로 평범한 일상 속에서 편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브랜드, 그랑핸드(GRANHAND) 입니다.

그랑핸드는 어떻게 본인들만의 속도로 치열하고 빠른 뷰티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을까요?

그랑핸드의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 요인, 앞으로의 이슈를 함께 살펴보시죠 0.<


빌보의 핫이슈 심층분석은 최근 떠오르는 핫이슈를 마케팅, 브랜딩적인 관점에서 쉽고 재밌게 분석해 드립니다:)

✅ 목차

1. Hip 함의 역설, ‘서울’을 빼면 힙하다?!

2. 로컬이 힙해지고 있는 이유 3가지!

3. 좋기만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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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북촌의 작은 한옥, 차근차근 향을 전파하다

그랑핸드 북촌

그랑핸드의 시작은 2014년, 북촌의 작은 한옥이었습니다. 작은 한옥에서 시작한 조그마한 브랜드였죠. 보통의 초창기 향수 브랜드는 치열한 향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본인 브랜드들을 광고하거나 콜라보레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러지 않았어요.

그랑핸드 인스타그램 (무려 1,500개의 포스팅!)

그랑핸드는 광고 혹은 콜라볼레이션이라는 일종의 홍보 성공 방정식을 통해 본인들을 알리기보다 오픈 이후 3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개 이상의 피드를 올리며 그들의 모습을 고객들에게 전파했어요. 그리고 자신들의 제품을 하나하나 포트폴리오에 쌓아갔죠. 그 노력 덕분일까요? 그랑핸드는 어느새 ‘나만 아는 브랜드’가 아닌 ‘나만의 소중한 브랜드’가 되어 있었어요.

그랑핸드 서촌 – 출처: 빌보 촬영 / 그랑핸드 온라인 몰

차근차근 한 발짝씩 걸어온 그랑핸드는 8년 만에 0명에서 시작한 인스타그램이 2023년 현재 4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게 되었고, 1개의 오프라인 스토어는 6개의 오프라인 스토어로, 오프라인을 넘어 독자적인 온라인 스토어까지 운영하는 브랜드로 올라섰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일반적이지 않은, 어쩌면 이단아적인 느린 행보가 고객들을 홀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02. 그랑핸드의 묵묵한 발걸음에 사람들이 따라온 이유

✅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 함께하다.

최근 급성장한 브랜드들의 시작은 온라인 몰이 대부분입니다. 앞선 브런치 글에서 언급한 COOR, ADER ERROR와 같은 브랜드들은 온라인에서 시작한 뒤 오프라인으로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갔죠. 이런 성공한 브랜드들이 아니더라도 사업을 시작할 때 온라인 몰을 만들지 않는 곳은 사실상 없습니다.

7년 동안 주변 사람들과 고객님들께 욕을 먹어가며(?) 온라인 몰을 만들지 않은 것처럼

그랑핸드 Brand Story #3 中

하지만, 그랑핸드는 오픈 이후 무려 7년 동안 온라인 몰을 만들지 않았어요. 온라인 몰을 만들 역량이 없어서?, 온라인 몰을 만들 정도로 반응이 없어서? 모두 아닙니다. 그랑핸드의 브랜드 스토리에 적혀있듯이 이들은 온라인 몰을 만들지 않아 오히려 원성을 받았죠. 게다가 이들은 현재 직접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매장 외에 다른 경로를 통해 제품을 유통하거나 판매하지 않는 것을 브랜드 운영 방침으로 삼고 있어요.

그랑핸드 콤포타블 오픈

그랑핸드의 다소 시대역행적인 묵묵한 행보는 바로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브랜드’라는 브랜드의 신념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온라인 몰을 만들지 않은 이유가 “향을 직접 맡지 않고 구매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타 유통사를 통해 제품을 유통하지 않는 이유가 “브랜드의 힘은 그 브랜드만의 공간과 사람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손길이 조금이라도 닿지 않는 영역이 있다면 그 아무리 유명한 곳이라 해도 거절할 수 없었다”라는 것에서 이런 브랜드 신념이 느껴지죠.

친절한 직원 분들 – 출처: 빌보 촬영 / 시향용 대용량 샘플 – 출처: 빌보 촬영 /  스탬핑 서비스

실제로 그랑핸드의 공간을 방문해 보면 고객과 가까이하기 위한 장치가 곳곳에 숨겨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어요. 1) 친절하지만 편안하게, 적당한 거리를 두는 직원 분들  2) 마음껏 시향 할 수 있도록 대용량 샘플 비치 3)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향수를 구매하면 원하는 글자를 현장에서 향수 포장에 이니셜을 스탬핑으로 새겨주는 것 등 그랑핸드는 소비자의 모든 여정에 브랜드가 최대한 가깝게 함께하기 위한 것들을 공간에 녹여놓았죠.

✅ 직원 = 브랜드 모델

그랑핸드 카카오맵 리뷰

또한 그랑핸드 오프라인 매장 평에서 다른 핫플과 다르게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직원’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에요. 보통 핫플의 경우 사람이 많고 모두에게 친절한 응대가 어렵다 보니 공간에 대한 긍정적인 평이 많지만 직원에 대한 평은 나쁜 경우가 많은 것과는 매우 상반되죠. 그랑핸드 직원들의 친절함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는 모두 그랑핸드의 브랜드 철학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랑핸드는 고객을 응대하고,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직원이야말로 브랜드 경험의 전부이자 최고의 광고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랑핸드 Brand Story #5 中

그랑핸드의 브랜드 스토리에도 언급되었듯이 이들은 ‘함께하는 사람들’인 직원에 대한 인식이 단순한 일을 하는 사람을 넘어 브랜드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철학을 지키기 위해 무려 9개월 동안의 전환형 인턴 제도를 운영하며 입사자가 철저하게 브랜드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하고 있어요. 이 과정 덕분일까요? 혹독한 그랑핸드의 입사과정을 이겨낸 직원분들의 응대에 고객들은 매우 만족하고, ‘나만의 소중한 브랜드’로 그랑핸드를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3. 그랑핸드의 소신과 고집, 그 사이 어딘가

지금까지 그랑핸드의 브랜드 스토리를 읽으셨을 때 딱 떠오르는 그랑핸드의 성격은 어떤 단어로 떠오르시나요? 저는 ‘소신 있다’라는 단어로 그랑핸드의 성격을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빠르고 트렌디한 향의 세계에서 묵묵히 본인만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죠.

그랑핸드의 놀라운(?) 퇴사율 / 논픽션 퇴사율

하지만, ‘소신 있다’의 부정적인 면에는 ‘고집 있다’라는 점도 존재합니다. 바로 그랑핸드 내부적인 이야기에서 이 점이 드러나죠. 그랑핸드의 최근 1년 퇴사율은 무려 156%입니다. 업종과 명성의 유사함이 있는 논픽션의 퇴사율이 41%로 그랑핸드에 비해 현격하게 낮다는 지표는 분명히 그랑핸드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랑핸드 잡플래닛 평점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볼까요? 그랑핸드의 잡플래닛(직장 평가 사이트) 후기를 보면 매우 강도 높은 비판들이 많습니다. 정말 솔직히 제 주변 사람이 이런 ‘직장’에 다닌다면 다소 말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한 말들이 적혀 있죠.

그랑핸드 브랜드스토리 #7

놀랍게도, 그랑핸드는 이런 이슈에 대해 모르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 알고 있어요.

그들의 브랜드스토리에 ‘워라밸은 허상’이라는 다소 과격한 워딩도 적혀있다는 점, ‘그랑핸드가 요구하는 기준은 요즘 세상에서 환영받는 내용은 아닙니다.’라고 언급한 점은 그랑핸드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죠. 그럼에도 고치지 않고 본인들만의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그랑핸드의 고집이자 소신으로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런 그랑핸드의 독특한 성격이 묵묵한 행보를 걸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런 소신(or 고집)이 없었다면 주변의 다양한 말들에 흔들려 본인들만의 색채를 잃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본인들만의 묵묵한 방식으로 성공을 이어간 것처럼 추후 그랑핸드의 방식이 고집이 아닌 소신으로 비치길 한 팬으로서 바라봅니다:)

과연 그랑핸드는 점점 더 커져가는 브랜드 규모에서도 이런 소신을 지키면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이들만의 차분하고 묵묵한 방식이 앞으로는 어떻게 사람들을 매료시킬지 같이 지켜보시죠 0.<

PS. 그랑핸드 담당자님 감사합니다:)

항상 저는 브랜드 분석 글을 쓰고 해당 브랜드 담당자님께 연락을 드립니다. 제가 쓴 글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과, 혹시라도 잘못되었을 수 있는 내용의 교정을 부탁드리는 마음으로 연락을 드리죠. 

많은 브랜드 담당자님께서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시지만, 오늘 그랑핸드 담당자님의 반응은 저에게는 놀라움 이었습니다. 제가 놓친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고 긴 메시지로 감사 표현까지 해주셔서 제 글이 브랜드에 정말 닿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혹시 이 글을 다시 보신다면, 정말 감사하다고 다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그랑핸드의 한 팬으로서 브랜드가 번성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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