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bie는 어떻게 뉴스를 훔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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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콘텐츠는 지나치게 핑크 핑크하니, 심장이 약하신 분들은 주의(?)를 요합니다. 

혹시 ‘뉴스재킹’이라는 단어를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눈치 빠르신 분이라면 얼추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뉴스재킹은 News와 Hijacking의 합성어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뉴스에 편승해서 관심을 끄는 것을 말합니다. 

최근 이 단어가 이슈가 된 것은 영화 바비(Barbie) 때문인데요. 이 영화 한 편 때문에 미국인들의 소비가 10%나 늘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왜일까요? 


Barbie is everything. 

영화가 흥행한 뒤라면 이와 관련해서 여러 뉴스가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바비는 교묘하게 여러 뉴스 또는 사람들의 관심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마케팅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트렌드 때문인지 또 다른 흥행작 오펜하이머와의 합성 밈 바벤하이머가 등장하기도 했죠. (일본에선 이것 때문에 바비 불매 운동을 한다고 합니다만..) 

오펜하이머와 비비를 합성한 바벤하이머 밈 영상

흔히 광고를 만들 때면 3B(Beaty, Baby, Beast)를 많이 활용합니다. 일단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죠. 사실 바비는 3B 중 Beauty의 상징과 같은 존재예요. 바비 그리고 마텔은 이를 적극 활용해서 다양한 콜라보를 통해 이슈를 만들고 사람들이 다시 바비에게 관심을 갖게 만듭니다. 

아래의 뉴스를 보면 얼마나 많은 브랜드들이 바비와 콜라보를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바비는 단순한 브랜드가 아니라, 실제 (AI?) 모델처럼 각 브랜드의 뮤즈가 될 수 있죠. 반대로 바비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들 안으로 녹아들 수 있습니다. 

버거킹(왼쪽), 크록스(오른쪽)와 바비의 콜라보.

바비 유니버스의 정점은 말리부의 드림하우스가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이 글의 커버 이미지로 쓴 것이 실제 말리부에 있는 바비 드림하우스입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와의 콜라보를 통해 실제 숙박을 할 수도 있죠. 

바비에 대한 관심이 각 콜라보 브랜드로 확산되고, 이런 브랜드가 다시 바비에 대한 관심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이죠. 더구나 바비는 전형적인 뉴트로 브랜드입니다. 세대를 가리지 않죠. 그렇다 보니 소비가 10% 늘었다는 것도 과장은 아닌 듯합니다. 


소비자의 관심사 훔치기 

앞서 이야기한 대로, 바비는 원래 뷰티와 아이(특히 여자 아이들)의 로망을 대변하는 상징이니 그럴 수 있다 치고,, 이 사례에서 우린 무엇을 배우고 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현대 마케팅과 브랜딩은 소비자의 관심사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돈만 있으면 말 수 있고, 또 모든 소비자가 보고 있는 TV라는 매체가 사라지다 보니 ‘우리는 이렇게 대단해’하는 식의 커뮤니케이션은 곤란하죠. 소비자가 관심 있는 분야에 어떻게든 하이재킹 해서 들어가야 합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참조했던 글에는 뉴스재킹에 대한 사례가 나옵니다. 

2021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Peloton이라는 회사가 공개한 영상이 큰 이슈가 됩니다. 여자친구에게 운동용 자전거를 선물하는 내용인데, 성차별적인 세계관을 담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죠. 덕분에 이 회사의 주가는 15억 달러가 빠지게 됩니다. 뉴스재킹은 여기서 등장합니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소유한 Aviation Gin이라는 브랜드에서는 Peloton에 등장했던 여자 배우를 캐스팅해서 “You’re Safe Here”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광고를 만든 거죠. 한마디로 이슈에 얹혀 가는 겁니다. 

Aviation Gin에서 만든 뉴스재킹 영상. 

아마 이 사례에서, 우리나라 블로그 마케팅에 흔히 등장하는, 각종 연예인 관련 소식이나 뉴스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척하면서 광고를 하는 형태와 비슷하다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전형적인 어그로죠. 뉴스재킹은 단순히 얹혀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뉴스 속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세계관을 통합한다고 할까요? 하지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뉴스재킹은 아니었습니다. 뉴스에 들어가고 싶은 이유는 이슈화되길 원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이슈는 1회성이죠. 잠깐 주목을 받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브랜딩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관심사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우리 소비자들은 지금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어떤 콘텐츠를 보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고 그 라이프 스타일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성수에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고 해서 우리도 거기 팝업스토어 하나 열까? 정도에 그친다면 연예인 가십을 전하다가 갑자기 병원 광고로 흐르는 글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성수에 모일 만한 고객들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도 진짜 거기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디에 모이는지를 잘 모르겠다면 타깃 소비자들의 커뮤니티를 잘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들이 관심 있어하는 것과 우리 브랜드가 어떻게 잘 연결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세요. 그래도 헷갈린다면 지난번에 올렸던 브랜딩 리추얼과 관련한 글을 참조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득 궁금해지는데, 우리나라에도 바비처럼 세대를 아우르면서 소비를 주도할 수 있고, 스스로 캐릭터화될 수 있는 소재가 있을까요? 

최프로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 브런치 https://brunch.co.kr/@trav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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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프로

스타트업과 광고대행사를 거쳐 글과 강의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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