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도쿄에 가야 하는가?
[아직 제가 위픽레터 에디터에 적응중입니다. 제가 수시로 사진배열등을 수정할 생각압니다. 또한 이글은 도쿄에 왜 가야하는지에 대한 3가지 이유를 다룰건데요. 오늘은 그 첫번째만 다룹니다]
감각의시대다. 감각은 어디에서 나올까? ‘경험’에서 나온다.경험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두 가지다. 직접 해보거나 직접 보는 거다. 전자는 현생을 살아가는 나다. 우리 모두가 각자 위치해서 하는 일들. 이것들이 쌓이면서 나만의 결을 만든다. 후자는 시간을 내어 가는 거다.특히 시간을 내어 갈 때는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가야 한다. 그래야 그곳에서 본 것들을 나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오히려 무언가를 볼때 더 정리해야한다. 동시에 내가 지금까지 쌓은 것들을 반영해야한다. 그래야 내가 본 모든 것들이 내 관점이 된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어디에 간다’는 이제 ‘내 관점을 다듬으로 간다’와 마찬가지다. 설령 사색을 위해 고요한 곳으로 떠나도 말이다.
개선된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는 도시. 도쿄.
츠타야를 만든 마쓰다 무네아키는 말했다.
“우리는 무에서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보다 이미 있는 것을 소재로 하여 개선한다든지 효율화하는 일,
그러니까 이미 존재하는 물건이나 행동을 가공하거나 개선하는 일이 능숙하지요. “
이 한마디에 우리가 도쿄에 가야할 이유가 담겨있다.
도쿄는 여전히 꼼꼼하다. 코로나이후에도 이것은 변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도쿄는 “디테일이 훌륭하다”라고 이야기한다.그 이유는 일본인들이 세세하게 파고드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본인의 성향은 자연스럽게 세밀한 기획으로 나온다.때때로 지나치게 세세하게 파고들어서 ‘기획’이 과하기도 하다.하지만 그 과함은 서울에서 잘 보이지 않던 방향을 구체적으로 잡을수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이제 SNS, 각종 사이트, 잡지를 통해서 얼마든지 도쿄자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그럼에도 변함없이 많은 이들이 도쿄에 직접 가는 이유는 ‘보기’ 위해서다. 고객관점에서 도쿄를 경험해야 한국에서 그와 관련한 기획을 한국 정서에 맞도록 다르게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인터넷으로 보면 “어 도쿄는 이렇게 했네?”다. 그러나 고객으로서 돈을 지불하면 ‘어? 이렇게 한 이유가 있구나. ‘이 가격에 이 서비스(혹은 음식, 물건)인 이유가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험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츠타야의 셰어라운지는 인터넷으로 보면 라운지같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가보면 셰어라운지는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사이트’의 분위기를 가진 공유오피스와 비슷하다. 라운지보다는 아늑한 작업실에 가깝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기획이 대다수 이미 있다.
도쿄는 우리보다 적어도 10년은 앞선 도시다. 여기서 10년은 ‘시간’을 말한다. 서울에는 없다고 생각한 기획은 이미 도쿄에서는 정착한 경우도 많다.단지 한국 정서와는 다르게 만들었을 뿐이다.한국에 접목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이는 직접 보면 안다.도쿄와 시간 격차가 계속 줄고 있지만 도쿄는 서울에서 보지 못한 기획들도 많다.도쿄를 가장 가까운 서울의 미래라고말하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하지만 도쿄는 서울의 몇 년 후 미래라고도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서울에서 “이런 기획은 어떨까?” 하는 기획은 도쿄에서는 “이번에는 이렇게 해보자”로 바뀐다.적어도 코로나 이전까지는 말이다.그러나 코로나 이후, 서울은 도쿄와 결이 많이 달라졌다. 오히려 서울은 도쿄를 더 빠르게 받아들여, 한국만의 결로 재해석하거나 다른 걸 또 섞는다. 도쿄는 ‘과거의 발견’을 ‘과거에서 지금까지 이어오는 영속하는 가치 ’로 더 발전시켰다.동시에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해 도쿄 전체에 정착시켰다. 반면에 서울은 ‘과거에서 지금까지 이어오는 가치’를 ‘현재’의 기준으로 재해석한다. 도쿄와 비슷하면서도 한끗 다르다.
그중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산도’와 ‘위스키’다. 산도는 식빵에 생크림에 과일을 넣은 일본식 샌드위치다.서울은 ‘산도’의 ‘필링’에 주목했다.무엇보다도 ‘산도’에서 ‘생크림과 과일’이 다채로운 맛을 만든다는 점을 보았다. ‘산도’를 구조적으로 접근한 셈이다. ‘산도’에 대한 구조적인 해석이 반영된 다른 빵은 베이글과 도넛이다. 베이클과 도넛에 더 풍성한 크림을 넣고, 여기에 다양한 토핑을 넣는다. 대표적인 곳이 코끼리 베이글의 흑임자크림 베이글이다. 코끼리 베이글의 흑임자크림 베이글은 누군가 ‘베이글’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도넛이라고 생각하기 쉽상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연남동의 브릭베이글은 베이글안에 치즈케이크를 통째로 넣기도 한다.흑임자,쑥같은 ‘할머니 입맛’이라고 부르는 식재료들도 생크림혹은 크림치즈를 섞어서 변주한다. 할매입맛중에서도 가장 인기만점인 녀석은 약과다. 요즘은 약과를 크림치즈혹은 초콜렛가나슈와 섞어서 필링으로 넣기도 한다. 대표적인 곳이 성수동의 올더어글리쿠키와 쿠키샵이다. 특히 약과같은 경우, 쿠키와 휘낭시에까지 그 범위가 넓어졌다.
위스키는 어떨까? 요즘은 하이볼이 대세다. 일본에서 하이볼이 유행하던 시절은 일본이 불경기로 접어들어서부터다. 산토리는 위스키판매가 감소하는 것을 보고,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은 새로운 음료인 하이볼을 개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하이볼제작기계까지 만들어서 대히트를 쳤다. 현재 한국은 어떤가? 이미 산토리의 위스키인 야마자키, 히비키, 하쿠슈는 이미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위스키가 떠오르면서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은 하이볼이 새로운 음료로 떠올랐다.그렇지만, 일본과는 조금 다르다.
오히려 하이볼은 브랜드와 브랜드 간의 협업제품으로 나오고 있다. 하이볼자체가 ‘F&B 플랫폼’이 된셈이다.GS25는 화요와 손잡고 화요하이볼을 만들었다.이에 그치지 않고 노티드와 협업으로 하이볼을 출시했다. 게다가 사람들은 다양한 원주를 활용해 하이볼을 만들고 있다.한국인 최초 마스터 디스틸러인 김창수 디스틸러가 선보인김창수 위스키의 하이볼도 판매되고 있다.이 와중에서도 산토리사의 계열사인 짐빔으로 만든 하이볼,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도 여전히 인기가 많다. 도쿄에는 우리가 하고자한 기획이 대다수 이미 있기에, 오히려 우리는 도쿄에서 그것을 리디자인할 생각을 할 수 있다.
2019년부터 꾸준히 이어진 ‘뉴트로’ 트렌드. “뉴트로”는 새로움이 아닌 기존 문화를 다시 리디자인(redesign)한 모습에 가깝다. 2023년에 바라보는 ‘뉴트로’는 이제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어쩌면 ‘사고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