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츠타야 가전
츠타야의 기획은 “기능”이 아닌 ‘역할’에 주목한다. 역할에 주목하기 때문에 ‘기능’이 아닌 ‘장르’로 뻗어간다. 기획이 ‘역할’에 초점을 맞추면 그 중심에는 항상 제안이 자리 잡는다. 예를 들어 사진집을 보고 “나도 이 같은 사진을 찍어보자”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는 사진집을 만든 작가가 추구한 사진이 나에게 영향을 준 것이다. 동시에 그 영향은 “사진방향”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제안이다.지난 30년간 츠타야 서점은 ‘개인의 삶’에서 책(음악, 비디오)이 가진 역할에 주목했다. 책(음악, 비디오)의 판매와 대여를 통해 사람들과 접점을 찾았다. 책을 시작점으로 장르를 연결했다. 자연스럽게 그 확장의 끝에는 생활 제안이 있었다. 츠타야 가전은 30년간 이어온 츠타야 서점의 생활 제안의 변화를 추구하는 공간이다. 코로나기간 동안 츠타야가전 안에 츠타야 셰어라운지를 추가로 만들었다. 현재 셰어라운지는 츠타야가 새롭게 전개하는 제안의 선봉장이다. 개인적으로 츠타야 셰어라운지의 모태는 다이칸야마 츠타야티사이트다.
그동안 츠타야가 추구한 기획은 개인의 삶에서 머물렀다. 이와 달리 츠타야 가전은 가전제품이 나아갈 역할을 강조하며 개인에서 가족으로 그 범위를 확장한다. 이러한 생각을 담았기에 츠타야 가전에서 선보이는 크고 작은 기획에는 항상 개인과 가족이 공존한다. 다소 어수선한 공간이지만, 그 부분들 하나하나가 독립된 기획이다. 가전제품을 만든 사람은 그 제품이 ‘기능’을 넘어, 제품을 통해서 제안하고 싶은 삶이 있다. 그 의도에 집중한 곳이 츠타야 가전이다.
2. 나카메구로 고가철도
도쿄의 땅값은 비싸다. 땅은 한정되어이 있기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다. 도쿄역 마루노우치 지구 같은 경우는 재개발을 하면서 기존 일부 상권을 상당수 지하로 옮겼다. 이 덕분에 도쿄역 마루노우치와 아녜스지역의 지하는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더 복잡하다. 반면에 나카메구로역은 지하가 아닌 철도역 아래 공간을 리모델링했다. 나카메구로 츠타야 서점에서부터 시작하는 나카메구로 고가철도 리모델링은 나카메구로 내 새로운 상업공간을 창출함과 동시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지역을 더 활발하게 만들었다. 시부야 도심 재개발과 연결된 이 지역은 현재 시부야까지 매끄럽게 연결된 상태다. 나카메구로 고가철도를 포함한 [나카메구로-다이칸야마-시부야-하라주쿠]는 도시재생 및 공간 디자인에 대한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나카메구로 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스타벅스 로스터리 도쿄도 있다.
3.atre
아트레는 JR 동일본과 내 건물 공동 개발, 역 건물의 관리 및 운영, 역 구내 개발 프로듀스 및 운영 위탁하는 회사다. 아트레의 그룹 회사로는 아트레 스틸, 우츠노미야 스테이션 개발 , 다카사키 터미널 빌딩 , 미토 스테이션 개발 , 아트레 인터내셔널이 있다. 아트레는 자신들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거리가 있기 때문에 아트레가 생긴다. 문득 들러 싶어 지는 평화와 발견이 아트레에 있다. 아트레를 즐기는 것은 분명 그 도시를 즐길 것이다.. 사람과 도시를 연결하고 사람과 시간을 충족하는 장소 아트레는 언제든지 그런 존재이고 싶다.” 아트레가 추구하는 방향은 단순한 쇼핑몰이 아닌 지역의 특성과 지역민들의 니즈를 반영한 공간이다
나는 기치조지와 에비스 역의 Atre가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기치초지역은 다른 Atre와 다르게 정육점, 수산물 코너, 델리코너 등 도쿄 외곽이라는 기치초지성 격에 맞게 잘 만들었다. 내외벽에는 식물을 설치에 딱딱함을 부드럽게 마감했다. 기치죠지 atre는 기 지역마트 같다. 이것이 기존 atre와 차별점 도쿄에서 JR선을 타다 보면 종종 atre라는 쇼핑몰을 보게 된다. atre는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공간이다. 하지만 지하철역 속 남은 공간을 공간 활용에 대한 많은 생각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지역주민, 지하철역 규모와 기능을 고려한 공간 설계가 좋다.
기치죠지 atre는 향후 우리나라 지하철역 개발에 활용하기 아주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atre뿐만 Ecute와 LUMINE 같은 경우도 지하철역과 주변 상권에 남아있는 공간을 상업공간으로 알뜰하게 잘 활용했다.)
4. 시부야 스트림.
시부야역은 도쿄 외곽과 도심을 이어주는 교통허브다. JR 야마노테선은 도쿄 도심 내선순환, 한조몬 선/긴 자선은 도쿄 시내 동부와 서부를 연결한다. 특히 시부야역에서 운행을 시작하는 도큐 도요코 선, 덴덴토시선은 세타가야구로 연결한다. 특히 도큐 코퍼레이션은 ‘마크시티/ 히카리에 백화점/시부야 스트림/시부야스크램블 스퀘어’를 통해 시부야역의 유동인구를 분산시키고 F&B를 통해 새로운 상업시설을 만들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상업시설로 개발해서 수요를 늘리기 위함이다. 시부야 스트림도 도큐코퍼레이션이 주도하는 ‘시부야광역개발 중 하나다. 시부야스트림 이후, 완공된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도 이 같은 부동산 개발의 연장선중 하나다.
4. 하치다이에 기헤
쌀을 취급하는 하치다이에 기헤는 “쌀“에 대한 경험에서 그들만의 제안을 시작한다. 그들이 만든 극한의 쌀맛을 경험하고 나면? 쌀과 쌀품종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경험”이 기획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싶다면? 하치다이메 기헤이 식사를 반드시 먹어보기를 권한다. 하치다이에기 헤는 기획에서 ‘경험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귀한 가게다.
많은 라이프스타일 편집샵들이 콘셉트, 장르, 맥락을 연결시킨 기획을 한다. 이를 통한 생활 제안은 도쿄에서는 자연스러운 기획 흐름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주소비층 자체가 매년 줄고 있기에, 도쿄의 브랜드들에게 ”제안”을 염두한 기획은 이제 필수다. 이미 고령화사회로 빠르게 진입한 한국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