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쓰는 돈과 시간대비 성과가 잘 안 나올 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하는 건 ‘메시지’입니다. 광고비 여력이 크지 않을수록 마케팅 메시지의 기획과 배치가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브랜드가 하는 모든 디지털 마케팅은 결국 화면 너머에 있는 고객과 나누는 ‘대화’이기 때문입니다.
광고 vs 콘텐츠
광고는 돈이 드는 대화 수단입니다. 흔히 사용하는 광고 매체인 인스타그램,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이 다 비슷한 요금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객이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 우리의 광고 메시지를 선택(=클릭)하면 매체는 우리에게 돈을 청구합니다. 우리는 그 고객을 우리가 원하는 페이지로 데려와서 대화를 이어갑니다. 대화의 최종 목적은 결국 고객의 구매입니다. 구매가 아니라면 다운로드, 회원가입 등이죠. (퍼널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광고의 목적은 달라질 수 있지만 대부분의 광고는 구매를 목적으로 합니다.)
콘텐츠는 시간이 소요되는 대화 수단입니다. 브랜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블로그, 브런치, 인스타그램 계정에 콘텐츠를 올리는 건 돈이 들지 않습니다. 고객이 대화를 더 이어가기 위해 우리 콘텐츠를 선택(=클릭)해도 매체는 우리에게 돈을 청구하지 않습니다. 콘텐츠로 고객을 만나서 이어가는 대화의 목적은 ‘관계’입니다. 브랜드는 고객에게 자신이 누군지, 나를 알고 지내면 왜 좋은지 콘텐츠 내용으로 이야기합니다. 호감을 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부담스러운 행동을 유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먼저 도움이 되고 싶어하죠. 가능한 수준에서 고객에게 유용한 것들을 많이 주려고 노력합니다.
광고 메시지 vs 콘텐츠 메시지
고객과 대화를 한 번 나눌 때마다 돈을 내는 ‘광고’에는 아주 좁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심어야 합니다. 마케팅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화가 구매로 이어질 확률을 높여야 합니다. 이건 매체의 타깃팅 기능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애초에 구매할 가능성이 적은 고객은 클릭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메시지 설계가 필요합니다. 우리 제품이 해결할 수 있는 고객의 가장 큰 고통, 불편, 불안 상황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고객들이 ‘이건 내 이야기는 아니네’하고 광고를 넘길 수 있게요.
대화에 돈이 전혀 들지 않는 ‘콘텐츠’에는 좀 더 넓은 범위의 고객이 반응할 수 있는 메시지를 함께 섞어야 합니다. 때로는 당장 우리 제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알아두면 좋겠다’ 싶은 이야기로 말을 걸어야 합니다. 어쩌면 영영 내 제품을 쓰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들도 한 번쯤 보면 좋은 정보도 전해줘야 합니다. 한 번만 발행해 두면 몇 명을 만나 대화하든 돈이 들지는 않으니까요. 그들이 나중에 도움이 필요해졌을 때 경쟁자 대신 우리를 먼저 떠올리게 만드는 게 이 대화의 목적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나 지인에게 우리를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호감을 사두면 더 좋고요.
이걸 반대로 하면, 돈이 줄줄 새는 마케팅이 시작됩니다.
광고 메시지 기획 vs 콘텐츠 메시지 기획
광고에서는 제품 본연의 기능보다 한층 더 세분화된 고객의 문제를 자극하는 메시지를 넣습니다. 집에서 운동은 하고 싶은데 공간이 좁아서 고민인 7평 원룸 오피스텔 거주 직장인이 있습니다. 어떤 메시지로 대화를 시작했을 때 최종 목적인 구매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까요?
- 10단계 강도조절이 가능한 프리미엄 실내 바이크
- 원룸 다이어터들이 극찬한 한 뼘 바이크 (좁은 공간에서의 높은 활용성 강조)
곧 출산을 앞두고 가습기를 사고 싶은데 가열식은 너무 비싸고 초음파식은 위생이 걱정되는 예비 엄마가 있습니다. 이분과는 어떤 메시지로 대화를 시작해야 구매까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 가습기 판매량 1위, 밤새 촉촉한 방을 만드세요
- 식세기에 넣어 통세척하는 갓난아기용 가습기 (세척의 편의성 강조)
우리 제품의 장점은 이것뿐이 아니라고요? 더 많은 장점을 자랑하고 싶다고요? 그건 대화에 돈이 안 드는 콘텐츠에서 말하면 됩니다. 우리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브랜드 블로그, 기존 고객들의 리뷰 콘텐츠, 상세페이지, 브랜드 캠페인 등에 넓은 메시지를 차곡차곡 쌓아두면 됩니다. 한 사람이 말하는 듯한 일관된 말투와 디자인을 적용해서요.
바이크를 판매하는 브랜드라면 운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 채널을 운영해 보세요. 가성비 좋은 바이크를 고르는 흥미로운 방법, 실내에서 따라 하기 좋은 홈트 콘텐츠 영상, 운동할 때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 같은 시간에 칼로리 2배로 빨리 소모시키는 운동법 등을 알려준다면 고객들이 브랜드에 호감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가습기 브랜드가 되고 싶다면 아예 육아 관련 채널을 키워보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아기가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직접 연구한 뒤 쉽게 풀어 전달하는 거죠. 이런 정보를 싫어할 엄마들은 없습니다. 콘텐츠를 위해 타깃 고객의 생활을 깊이 공부하다 보면 ‘육아하는 엄마’를 타깃으로 하는 대박 신제품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을까요?
사업은 결국 돈을 벌기 위한 행위입니다. 정말 돈을 벌고 싶다면 그 사람들에게 나와 내 제품을 먼저 증명해야 합니다. 그걸 증명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고객이 고개를 끄덕이고 날 기억할 때까지 계속 말하는 거죠. 내가 당신에게 꼭 필요한 브랜드고, 지금 당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만들었다고. 나만큼 당신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브랜드는 없을 거라고. 당신에게도 최선의 선택이 될 거라고.
메시지를 제대로 설계하는 게 마케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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