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공들이는 백화점

백화점이 부동산 디벨로퍼로 뛰어드는 이유
2024-05-08

부동산 개발에 뛰어드는 유통업계, 리테일만으론 성장 한계

유통업에서 백화점의 주주총회는 큰 관심을 받는다. 1년간의 백화점 실적 발표는 물론 향후의 먹거리에 대한 공유를 하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진행된 롯데와 신세계 백화점의 주주총회에 흥미로운 안건이 상정되었다. 바로 거대 유통 공룡기업에서 ‘부동산 복합개발’이라는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부동산 복합개발이란 백화점, 아울렛 등의 단일 목적의 쇼핑 공간이 아니라 주거, 오피스텔의 공간이 녹아든 사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통적인 유통업을 통한 수익창출 뿐만 아니라 부동산 개발을 통한 ‘부동산 디벨로퍼’로서의 가능성을 열게 되었다.

그렇다면 갑자기 백화점에서 부동산 개발에 뛰어든 것일까? 그것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롯데와 신세계에서 동시에 말이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첫째, 출점제한을 피할 수 있다

대형 유통공간은 정부와 시민단체의 견제로 인하여 새로운 매장을 출점하는 게 쉽지 않다. 일례로 롯데는 2013년에 서울 상암동에 축구장 14배 크기의 부지를 매입해 놓은 체 착공을 못해왔다.  

골목상권 보호라는 명목으로10년이 넘도록 본격적인 착공을 하지도 못한체 복합쇼핑몰 공간이 그대로 텅 비어 있는 상태이다. 다행히 5~6년내로는 상암몰이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현재 도심 상권에는 대형 유통 공간이 자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로 쉽게 유통 공간이 새로 들어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 상암부지 조성도(@롯데백화점)

하지만 부동산 복합개발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은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해당 공간은 1차적인 목적 자체가 주거공간 혹은 오피스텔 공간이기에 현재의 규제망을 피해갈 수 있다. 또한 주상복합은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을 따르기에 개발의 범위나 방식이 훨씬 용이하다.

즉 상암동 오픈과 같이 지지부진한 진행이 아니라 부지 확보 및 신속한 인허가를 통한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둘째, 부동산 개발 경험을 쌓아왔다

롯데와 신세계는 국내에서 규모 및 사업범위에서 손에서 꼽을 수 있는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이다. 계열사에는 백화점과 같은 유통업 뿐만 아니라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내 건설사는 지금까지 아파트는 물론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부동산 개발 경험을 쌓아왔다. 단지 백화점과 같은 유통업과 주거공간 구축을 하는 건설업이 별개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을 뿐이다.

또한 백화점 및 아울렛과 같은 유통 공간 구축시에는 계열사인 건설사가 우선적으로 공사 진행을 하기에 서로간의 이해도가 높다.

이제는 두 계열사가 각자가 주로 해오던 사업을 하나로 합치기만 하면 된다. 이를 통해서 새로운 먹거리 확보는 물론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백화점은 주상복합 시설에서 상업시설의 컨텐츠 확보, 운영을 담당하고 건설사는 주거공간 중심 구축은 물론 시설의 운영관리를 담당해 낼 수 있다.

셋째, 충분한 컨텐츠 pool을 갖고 있다

백화점은 다른 말로 하면 ‘임대업’이라고 정의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표현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기존의 임대업으로는 백화점이라는 오프라인 업태 자체가 살아남을 수 없기에 변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절반은 모바일과 노트북으로 언제든 편리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궂이 시간을 들여서 오프라인 공간을 찾아갈 이유가 없다.

그렇기에 백화점은 고객이 궂이 시간을 내서 오프라인 공간으로 찾아오게 만들 이유를 만들려 한다. 그것이 바로 ‘컨텐츠’이다. 제품 혹은 브랜드 자체가 방문 목적이 될 수도 있으나 그 의미는 크게 희석된지 오래다. 그래서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공간은 이미 수년 전부터 ‘컨텐츠 발굴’에 집중해 왔다.

고객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이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컨텐츠 발굴에 노력해 왔다. 팝업스토어가 대표적이 사례이다. 더현대가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인식되며 MZ세대를 끌어모으듯이 말이다.

이와 같이 기존의 브랜드는 물론 새로운 브랜드 발굴이 오프라인 유통업의 생존 무기가 되었고 그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그동안 쌓아 온 컨텐츠 발굴 역량을 부동산 디벨로퍼로서 적극 적용할 수 있다.


그러면 백화점이 부동산 개발업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

첫째,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해야 한다. 

백화점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된다. 백화점에서 성공한 브랜라고 무작정 입점한다고 무조건 성공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사례는 광교 앨리웨이를 들 수 있다.

광교 앵리레웨 전경(@앨리웨이)

광교 앨리웨이는 대표적인 부동산 디벨로퍼 사례이다. 이곳은 앨리웨이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타겟 고객을 좁혀서 집중했다. 거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고 이에 어울릴 법한 컨텐츠에 집중했다.

그래서 보편화된 컨텐츠보다는 ‘책발전소’같은 특색있는 공간을 들여오거나 거주민에게 좋아할 만한 남성편집샵(STROL)을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또한 공간적 구성 역시도 ‘골목’에서의 느낌을 적극 반영함으로서 새로운 스토리를 향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살아가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자 그들이 반응할 만한 컨텐츠 공간이 된 것이다.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대상이 아니라 고객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둘째,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츠타야의 T사이트는 실버세대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 집중했다. 그러자 역설적으로 모든 세대가 사랑하는 공간이 되었다.

유통업을 벗어나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뛰어드는 만큼 적용 영역에 대한 한계를 둘 필요가 없다. 피터드러커의 모든  기준이 ‘고객가치’이듯이 모든 판단의 기준을 주상복합 공간의 거주자에게 집중해야 한다.

백화점에서 전개하는 문화센터의 영역을 확대 적용한다거나 입시학원을 파격적으로 입점해 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고객 가치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곳에 수요가 있고 그래야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머물게 할 수 있다.

스스로의 영역과 한계를 정의하는 순간 그 공간의 확장 범위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도 제한된다. 스스로 옭아맬 필요가 없다.

결국 백화점 MD방식과 같이 무엇을 들여오느냐(MD)에 집중하기에 앞서서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공간에 거주하는 고객이 어떤 생활을 영위하고 추구하며, 그에 맞는 활동을 제안할지를 정의내려야 한다. 이러한 관계 정의가 이루어져야 새로운 영역에서 안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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