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님은 최근 F&B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뭐라 생각하세요? 👀 저는 ‘제로(무당)’와 ‘헬시 플레저(건강을 추구하는 동시에 즐거움을 잃지 않는 것)’를 꼽고 싶은데요. 주류 업계에서도 이런 키워드를 중심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제품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현황이 보여요.
오늘은 이런 트렌드의 연장선에서 오비맥주가 최근 국내 정식 출시한 ‘미켈롭 울트라(Michelob ULTRA)’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프리미엄 라이트 맥주 ‘미켈롭 울트라’ 브랜딩부터 국내외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고, 오비맥주가 브랜딩 집착광인 이유까지 알아봐요!
– 에디터 은아

오비맥주
– <미켈롭 울트라> 브랜딩


📌누가 : 오비맥주
📌무엇을 : 미켈롭 울트라(Michelob ULTRA)
📌언제 : 2024년 5월
📌어떻게 : 골프 애호가들을 겨냥
📌왜 : 프리미엄 라이트 맥주 브랜드 포지셔닝을 위해

프리미엄 라이트 맥주의 등장
‘미켈롭 울트라’는 2020년 미국에서 출시한 저칼로리 프리미엄 맥주예요. 최고급 보리맥아, 쌀, 홉 등의 천연 원료만을 사용한 맥주로 가벼운 바디감과 상쾌한 맛이 특징인데요, 330ml 기준 89kcal, 알코올 도수 4.2도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최근 오비맥주에서 국내 정식 출시 예정이라고 밝히며 큰 화제가 됐어요.

출시 소식에 마트에 갔지만…
편의점/마트에 없는 맥주?
해외에서 프리미엄 라이트 맥주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브랜딩을 위해 힘쓰고 있는데요. ‘프리미엄’과 ‘라이트 맥주’라는 이미지를 모두 잡기 위해 ‘골프’라는 큰 테마로 브랜딩 중인 미켈롭 울트라,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
⛳ 그늘집에서 만두 팔지 마… 대신 맥주 팔아
일반적인 맥주 유통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대조적이게, 미켈롭 울트라는 골프장을 주요 판매 채널로 활용해 유통 예정이에요. 즉, 그늘집에서만 접할 수 있는 맥주입니다.
드라마 더글로리 속 ‘그늘집에서 만두 팔지마’라는 대사, 혹시 기억 나시나요? 골프장 그늘집이란 간단히 식사와 음료를 먹을 수 있도록 골프장 중간 중간에 설치되어있는 휴게실인데요, 골퍼들이 라운딩 도중 잠깐 들러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대부분의 골프장 내 그늘집에서는 이온 음료, 커피부터 맥주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답니다.
골프장에 있는 그늘집에서는 시중 마트보다 동일 제품도 5~6배 비싼 가격으로 판매해요. 그렇기 때문에 그늘집을 주력 채널로 판매할 경우 프리미엄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구축할 수 있죠. 또한, 다른 제품과 달리 골프장에서만 먹을 수 있는 희소성 있는 맥주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 수 있을 것 같네요!
⛳ 앰버서더도, 병도 골퍼 특화!
일반적인 브랜드 앰버서더는 연예인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미켈롭 울트라의 경우, ‘골프’라는 큰 키워드에 걸맞은 프로 골퍼 고진영 선수를 앰버서더로 발탁했어요.
또한, 일반적인 맥주와는 달리, 캔이 아닌 알루미늄 병으로 판매되는데요. 알루미늄 병은 소재 특성상 급속 냉각이 가능해 맥주를 단시간 내 시원하게 해주는 특징이 있는데요. 일반 유리병 제품과 달리 쉽게 손상되지 않아 골프하며 즐기기에 적합하죠.
이렇듯 ‘프리미엄 라이트 맥주’라는 브랜딩을 위해 유통 채널, 앰버서더, 형태와 소재까지! 다방면으로 많은 것을 고려한 게 느껴집니다.

많고 많은 스포츠 중에 왜 골프?
많고 많은 스포츠 중에 왜 골프를 골랐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골프’가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등의 이미지를 주고, 맥주를 음용할 수 있는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 이유도 있겠지만, 국내 유통 전부터 이미 미켈롭 울트라는 골프와 인연이 깊었어요.
✅ 미켈롭 울트라 가이를 아시나요?
2022년, 타이거 우즈의 출전으로 미국 프로골프(PGA) 챔피언십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대회 시작 후 SNS를 통해 해당 대회에서 판매되는 주류 가격이 큰 논란이 됐는데요. 무려 미켈롭 울트라 1캔에 18달러(한화 약 2만 3,000원)라는 사실 때문이었어요. 당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미켈롭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생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연히 찍힌 이 사진 덕분에 미켈롭 울트라 브랜드는 단숨에 긍정적인 화제성으로 여론 전환에 성공합니다. 관중들이 타이거 우즈의 스윙에 다들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기 바쁠 때, 왼쪽에 있는 한 남자는 스마트폰 대신 미켈롭 울트라를 소중하게 두 손으로 들고 있었는데요. 해당 사진은 유명인들이 직접 트윗을 남기기도 하고, 게티 이미지에도 실리며 세계적으로 바이럴 됐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켈롭 울트라에서는 해당 사진을 이용해 ‘It’s only worth it if you enjoy it’이라는 카피와 함께한 광고를 제작하고, 당시 장면을 활용한 티셔츠, 모자를 판매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어요. 이렇듯 골프라는 스포츠와의 인연이 있어, 적극적으로 국내 브랜딩에서도 골프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돼요.
✅ 북미 맥주 시장의 메가 트렌드 키워드는❓ 라이트 맥주❗
우리나라에는 조금 생소하지만, 북미 시장에는 헬스&웰니스 트렌드가 일찍이 들어오며 라이트 맥주 시장이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2022년까지 부동의 1위를 지켰던 맥주는 바로 ‘버드 라이트’였고, 이외에도 순위권 안에 ‘밀러 라이트’, ‘미켈롭 울트라’, ‘쿠어스 라이트’ 등의 라이트 맥주가 매출 상위권에 포진해 있을 정도인데요.
우리나라에도 헬시 플레저 붐과 함께 라이트 맥주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요. 이전처럼 원푸드 다이어트라던지, 억지로 좋아하는 음식을 참고, 견디는… 이런 지속 가능하지 않은 식단 관리와 거리가 멀어졌죠. 미켈롭 울트라 역시 이런 니즈를 반영해 수입한 것으로 생각돼요.
미켈롭 울트라 외에도 오비맥주는 ‘카스 라이트’를 ‘제로 슈거’, ‘저칼로리’ 열풍까지 반영해 제품 패키지를 리뉴얼하고, 뺌 점프 스테이지 팝업 이벤트를 개최했어요. 이에 질세라, 테라 역시 ‘테라 라이트’, ‘테라 라이트 페트’ 출시를 준비 중이죠. 라이트 맥주 대전, 꽤나 기대되네요!

오비맥주가 브랜드 포지셔닝 집착광인 이유
오비맥주는 미켈롭 울트라 사례에서 살펴봤듯이 브랜딩과 브랜드 포지셔닝에 꽤나 진심인데요,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캐니벌라이제이션을 염려하기 때문이에요.
✅ 하이트진로: 투트랙으로 성공할 수 있을 줄 알았지…
캐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은 기업에서 새로 출시한 신규 상품으로 인해 그 기업에서 판매하던 다른 상품의 판매량이나 수익,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해요. 대표적인 예시로 하이트진로 사례가 있는데요.
하이트진로는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라는 목표를 가지고, ‘켈리’ 맥주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합니다. 여러 작품으로 화제 된 손석구를 모델로 기용하고, 켈리 라운지로 시음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고, 앰버 색의 병을 적용해 이국적인 느낌까지 줬어요.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켈리는 국내 단일 맥주 브랜드로는 최단 기간인 출시 후 36일 만에 100만 상자 판매 기록을 경신했지만, 하이트진로는 2023년 12월, 테라(10.4%)와 켈리(6.1%)를 합쳐도 16.5%로, 카스의 점유율이 39.3%인 것과 대비됐어요.
이유는 바로 캐니벌라이제이션 때문인데요. 작년 초, 테라의 매출 점유율은 15%에 육박했는데요, 켈리 출시 이후에는 10%대까지 떨어졌죠. 켈리의 성공은 카스가 아닌 공고한 2위였던 테라의 위상을 흔든 것이죠.
오비맥주에서 브랜드 포지셔닝에 힘쓰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오비맥주처럼 다양한 맥주를 유통하는 회사는, 자칫하다 자신의 살을 깎아 먹는 상황이 될 수 있어요. 그렇기에 브랜드들은 각각의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일어나지 않게, 유통 이전부터 브랜딩에 힘쓰고 있어요. 브랜딩 맛집, 오비맥주의 포지셔닝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 국민 맥주, 카스
‘카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국민 맥주’, ‘20살 첫 맥주’, ‘청춘’ 등이 떠오르죠. 국민 맥주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일반적인 주류 광고가 빅 모델을 기용하는 것과 달리, 일반인 모델을 기용한 광고를 많이 선보였어요.
또한, 국민 맥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새롭게 성인이 되는 20살들의 ‘첫 맥주’ 이미지도 구축해야 하죠. 스무 살 때 먹는 맥주가 인생을 살며 먹을 맥주의 기준이 되니까요. 그래서 카스 브랜드 나이는 벌써 30살이지만,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Z세대들이 좋아할 선도적인 마케팅을 다수 진행해요. 일전에 제가 다룬 축!카스 캠페인 사례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확인해 보세요!
✔️ 부드러운 거품을 강조하는 한맥
한맥은 카스와 달리, ‘부드러운 거품’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주로 펼쳤어요. ‘거품 도원’ 팝업 스토어로 부드러운 거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소비자 체험 공간을 마련했죠. 음용성에 집중하여, ‘전용 잔’과 ‘한맥 스무스 크림 거품기’ 같은 굿즈를 출시했어요. 광고 영상 역시 타 맥주 브랜드와 달리 부드러운 목 넘김 등의 느낌과 맥주 본연의 맛을 강조하는 차분한 나레이션과 BGM이 돋보여요.
✔️ 미식과 함께하는 스텔라 아르투아
스텔라 아르투아는 벨기에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인데요. 카스는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한맥은 ‘거품의 맛에 집중하며 음용하는’ 느낌이라면, 스텔라 아르투아는 ‘음식과 함께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이러한 브랜딩의 일환으로 캐치테이블과 협업해 가정의 달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스텔라 다이닝 클럽을 운영하죠.
✔️ 음악과 파티에 빠질 수 없는 버드와이저
EDM과 같은 파티 음악이 나올 때, 국민 맥주 카스도 좋지만 조금 더 오늘만의 특별한 힙한 무드에 맞는 맥주가 끌리지 않나요? 버드와이저는 이러한 맥락에서 음악, 예술, 패션 등 다양한 영역의 문화를 마케팅에 접목하고 있어요. ‘버드엑스언커버드(BUDXUNCOVERED)’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정과 도전을 가진 아티스트를 응원하며 한정판 굿즈를 출시하고,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어요. 이외에도 이색적이고, 힙한 콜라보 제품들을 다수 보여줬답니다.
이처럼 오비맥주는 구체적인 음용 상황과 이미지를 통해 명확하게 브랜드를 포지셔닝하고 있어요. 미켈롭 울트라가 ‘골프’라는 테마와 함께한 것 역시 명확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위해서로 추측되는데요. 이런 오비맥주의 치밀한 브랜딩이 맥주 업계 부동의 1위라는 결과를 이끌지 않았나 싶네요.

오늘 미켈롭 울트라라는 맥주에 대한 소개 전반부터, 라이트 맥주 시장, 오비맥주의 브랜드 포지셔닝 사례까지 다뤄봤어요. 단순히 마케팅을 ‘많이’,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브랜딩 차원에서 전략을 잘 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이나, 다뤄줬으면 좋겠는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하단 구글폼으로 의견 보내주세요! ✨
– 에디터 은아


- 📮 비비가 노래를 불러드립니다! 카스의 축!카스 캠페인
- ‘헬스앤웰니스’ 바람 타고 국내 상륙… 프리미엄 라이트 맥주 ‘미켈롭 울트라’ 정식 출시
- 역대급으로 돈 쏟아부었는데…애타는 하이트진로 [하헌형의 드라이브스루]
마케팅몬데의 더 많은 콘텐츠는? 🔗 https://maily.so/mkt.mon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