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메가 트렌드로 하나를 꼽아보자면? 저는 AI라고 생각해요. 배너, 카피 작성 등의 업무부터 소소한 일상 속 질문들까지, AI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 더 드문 요즘인데요.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추어 ‘AI’를 이용한 광고와 마케팅 사례도 흔하게 볼 수 있죠. 마케팅 맛집으로 유명한 한국관광공사에서 AI를 활용해 화제성, 신선함, 재치까지 모두 잡은 영상 캠페인을 공개했습니다. 함께 살펴볼까요?
– 에디터 은아

한국관광공사 – AI vs KOREAN


📌누가 : 한국관광공사
📌무엇을 : ‘[AI vs KOREAN] AI에게 한 수 보여주시죠! 한국 사람들의 찐 한국 관광 가이드를’ 영상 캠페인
📌언제 : 2024년 5월 20일
📌어디서 : 한국관광공사TV 유튜브 채널
📌어떻게 : 유쾌한 방식으로 AI의 단점을 부각 및 로컬 한국인들의 국내 여행지 추천 유도
📌왜 : 방한 외국인 체류 기간 및 지출액 감소

AI가 추천해줘서 기대했는데…
언제적 명동, 비빔밥이죠?
2024년 5월 20일, 한국관광공사 유튜브 채널에 ‘[AI vs KOREAN] AI에게 한 수 보여주시죠! 한국 사람들의 찐 한국 관광 가이드를’이라는 이름의 영상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한국 관광 정보, 입력 완료… 지금부터 한국 관광 가이드를 시작하겠습니다.’
해당 영상 인트로에서, 신뢰도 200%의 AI 목소리에 에디터도 귀를 쫑긋했으나… 추천하는 여행지는 명동, 인사동, 추천 음식은 비빔밥, 불고기, 가볼 만한 곳은 교복을 입고 놀이공원이라고 답합니다. 아주 짧은 대답에, 20년 전 교과서에 나올 법한 내용인데요. 영상 속 외국인은 해당 답변에 박수를 치지만, 한국인들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이게 끝?’이라며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 ‘삼겹살만 해도 냉삼, 생삼, 통삼, 대패, 벌집. 종류가 얼마나 많은데?’, ‘K-디저트 볶음밥은 어디 갔죠?’, ‘성수동은?’, ‘아이돌 굿즈는?’, ‘1일 1 포토는?’
AI의 허술한 대답에 한국인들의 반문이 이어지며, 한국 여행의 반의 반도 모르는 AI에게 찐 한국인들이 한국 여행지, 먹거리, 놀거리를 추천하는 장면으로 전환됩니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댓글 참여를 유도하며, ‘당신이 추천한 한국의 찐 매력이 80억 외국인들의 찐 가이드가 됩니다.’라는 멘트로 마무리되는데요.
한국인이라면 200% 공감되는 유쾌한 내용이지 않나요?

AI 만능 시대,
유독 한국관광공사가 마케팅 맛집인 이유
예전에 ChatGPT를 사용한 배스킨라빈스 광고 사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최신 메가 트렌드인 ‘AI’라는 소재를 사용하면 큰 화제성을 얻어가는 장점이 있는데요. 한국관광공사는 AI라는 화제성에 더불어, 신선함과 재치까지 챙겼어요. 다른 AI 기술 접목 광고 사례보다 신선한 시각에서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인데요.
2024년 5월 7일, 애플에서 공개한 아이패드 광고 ‘Crush’를 아시나요? 해당 광고 영상 속 아이패드는 신규 AI 칩 ‘M4’를 탑재한 온디바이스 AI 기기입니다. 이러한 장점을 부각하듯, 영상 속에서는 인간의 창의성을 상징하는 사물들이 압축기에 의해 으스러지는 장면이 나와요. 즉, AI를 탑재한 아이패드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죠.
이러한 점에서 해당 광고는 강도 높은 비난을 받았습니다. AI를 탑재한 아이패드 하나면 주요 고객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대체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다소 과격하게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애플 광고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AI 생성형 이미지를 활용한 사례나, ‘인간보다 우월한 AI’에 대해 강조하는 광고들을 여럿 마주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마주하는 광고들은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보다는 오히려 피로도를 증가하게 만든다는 여론이 존재할 정도예요.
이와 반대로, 한국관광공사는 역설적으로 영상 속에서 AI 기술의 단점을 부각합니다. 구독자님은 AI에게 맛집 등의 여행 정보를 추천받아 보신 적 있으신가요? ChatGPT와 같은 AI에게 물어보면 폐업한 장소나, 없는 장소를 거짓으로 추천해주는 등 최신 데이터가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문화적인 부분이나, 신규 트렌드 정보 등에서는 데이터베이스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한국관광공사의 광고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AI가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보다, ‘AI가 대신하는 영역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 강조합니다. AI는 학습하면 추후 정보를 찾을 때 빠르고, 적합한 정보를 추천해 줄 수 있죠. 반면 인간은 그런 AI에게 ‘최신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학습시켜 줍니다. 이러한 측면을 강조하는 신선한 시각으로 접근해, AI 만능주의 콘텐츠에 대한 피로감을 줄이고, 재치까지 잡을 수 있었어요.
덕분에 사람들이 로컬 여행지를 적극적으로 댓글로 추천하며 좋아요 5,500개, 댓글 2,300개 이상의 참여를 얻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답니다!

국내 관광산업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
한국관광공사에서는 해당 캠페인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2024년 한국관광 해외 광고 제작, 홍보마케팅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엔데믹 이후 2024년 1분기, 방한 외국인이 315만 명을 기록하며 증가 추세인데도 이렇게 공을 들여 마케팅을 진행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 늘면 뭐하니? 체류 기간/지출액 감소한 방한 외국인
엔데믹 이후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예요. 올해 1분기 총입국자 수는 315만 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관광 수지(외래 관광객이 방문 국가에서 지출한 금액과 그 나라 국민이 해외여행 시 지출한 금액의 차이)는 오히려 적자 추세입니다. 이유는 바로 체류 기간과 지출액이 감소했기 때문인데요.
1분기 국제교통비를 제외한 1인 지출 경비는 약 184만 원, 체류 기간은 평균 6.5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만 원, 1.9일이 감소했어요. 이제는 숫자에 집중하기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 필요하죠. 한국관광공사 역시 ‘찐’ 한국인들이 추천하는 관광지를 바탕으로 외국인 대상 마케팅을 진행할 것으로 유추됩니다.
✅ 국내 관광, 너라면 가겠니?
엔데믹을 기점으로 내국인 관광객 수는 감소하고, 국내 관광산업은 위축되는 현황을 보이고 있어요.
국내 숙박여행 경험률, 국내 숙박여행 계획률 모두 감소 추이인데요. 전문가들은 ‘국내 여행에 대한 흥미 감소’로 인해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유추해요. 강릉, 부산, 전주와 같은 유명 관광지는 이미 다 가본 만큼, 다른 관광지들은 여행을 가게 되더라도 어떤 것을 해야할 지 잘 모르는 만큼 국내 여행을 꺼리게 됩니다. 또한, 국내 관광지에서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상품 역시 케이블카, 출렁다리처럼 획일적인 편이죠.
해당 캠페인 댓글들을 통해, 로컬 지역 사람들이 추천한 관광지를 보며 아이디어를 얻고 신선한 맛집, 여행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대중화된 관광지 외에도 소도시와 같이 매력적인 관광지들을 발견하게 되어 ‘여행 뽐뿌’를 불러 일으키죠. 댓글들을 보다 보면 이번 여름 휴가철, 국내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공공기관 마케팅 맛집
2024 사례.zip
일전에 일본의 선 넘는 독도광고 영상 콘텐츠에 대해 다루며, 한국관광공사의 K-힙합 광고, ‘범내려온다’, 비와이의 ‘나의 땅’ 노래 등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최근에는 공공기관에서도 재미없고 딱딱한 광고보다, 이런 ‘힙’한 웰메이드 광고를 지향하는 추세예요. 2024년에 나온 최신 광고 중, 에디터의 마음에 쏙 든 공공기관 마케팅 사례를 함께 살펴볼게요!
✅ 2025 APEC 경주, 시작! / 2025APEC경주
내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전을 놓고 유치전이 뜨겁습니다. 인천과 제주, 경북 경주가 도전장을 내밀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그 중에 가장 웰메이드라고 생각되는 건 바로 경주시에서 선보인 영상 캠페인이었어요. ‘경주’라는 중의적인 표현을 사용한 카피와 ‘완벽한경주해’라는 슬로건, 자연스럽게 녹여낸 역사적 가치가 인상 깊어요.
✅ 이참에, 금연해! / 금연엔노담
보건복지부와 국가금연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금연엔노담’. 일전에 ‘나는 네가 노담이면 좋겠어’이라는 카피로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2024년 금연 캠페인으로는 ‘이렇게 참은 김에 금연’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영상 캠페인을 선보였습니다. 비행을 시작한지 13시간, 가족과 함께 보낸 28시간, 회의를 시작한지 5시간 모두 금연한 시간이라며, 금연은 큰 결심이 아닌 가벼운 시작이라고 나레이션이 나옵니다.
영화 예고편을 뺨치는 영상미와 가벼운 참여를 유도하는 카피가 큰 호응을 얻었는데요, 이처럼 인사이트가 있는 웰메이드 공공기관 마케팅 사례가 많아지길 바라면서 오늘의 뉴스레터 마무리하겠습니다. 😊

오늘은 영상 캠페인을 위주로 다뤘는데요, 구독자님은 영상 캠페인 말고도 재미있게 본 공공기관 마케팅 사례가 있나요? 나만 알고 있는 것 같은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면 피드백함이나 웹으로 접속해 뉴스레터 댓글로 슬-쩍 알려주세요! 😉
– 에디터 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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