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코드 자동화, AI 한계 뛰어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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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는 방법들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정보와 패턴을 토대로 프롬프트를 구성하거나, 구글 또는 네이버에서 찾기 어려운 자료들을 찾는데 AI를 활용할 수 있죠. 하지만 현업, 그중에서도 특히 기획자들이 실무에 사용하기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남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기획자가 AI를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 

쉽게 말해서 기획자는 각 업무 단위의 간격이 짧은 편입니다. 개발자나 디자이너 등은 한번 작업을 시작하면 한두 개 툴 안에서 해당 작업을 쭉~ 이어서 진행하게 됩니다. (물론 참고할 자료들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하지만 기획자들은 검색을 했다가, 파워포인트나 엑셀로 작업을 하다가, 또 이메일을 보내거나 SNS에 올리거나 꽤 여러 작업들을 쪼개서 진행하죠. 강의 중에 요청 사항들을 종합해 보니 아래와 같은 니즈가 있더군요. 

  • 매일 각 팀에서 새롭게 만든 문서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요약할 수는 없나요? 
  • AI를 활용해서 작성한 글이나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각 채널에 바로 올려줄 수는 없을까요? 
  • 새롭게 올라온 정보 중 내게 필요한 정보들만 추리거나 요약해서 메일로 전달해 줄 수는 없나요? 
  • 챗GPT에서 만든 아이디어를 Gamma나 Vrew를 써서 바로 PPT나 영상으로 제작하는 건 안 되나요? 

안타깝게도 챗GPT나 Gemini, Copilot 등은 현실 세계와는 별개로 존재합니다. 미스터리 소설 같은 걸 보면 ‘안락의자 탐정’이라는 것이 등장하는데요. AI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똑똑하지만 절대 자기가 있는 곳은 벗어나지 않는 스타일이죠. 한마디로 손과 발은 묶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챗GPT 같은 AI는 자기 방을 절대로 벗어나지 않는 안락의자 탐정 스타일 (by DALL-E)챗GPT 같은 AI는 자기 방을 절대로 벗어나지 않는 안락의자 탐정 스타일 (by DALL-E)

물론 해결할 방법은 있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툴을 만들고 챗GPT와 같은 AI를 API로 연결하면 됩니다. 보통 이런 걸 ‘자동화’라고 부르죠. 과거 자동화는 반복적인 일들을 빠르게 수행해 주는 수준이었지만 AI로 인해 창의적인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최근 다시 관심을 끌고 있죠. 

문제는 자동화를 하려면 꽤 많은 개발 지식이 필요합니다. 포털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자동화’를 검색해 보면 자연스럽게 ‘파이썬’이라는 개발 언어가 함께 뜨게 되죠. AI를 좀 더 잘 쓰려고 파이썬을 배운다는 건 혹 떼려다가 혹 붙이는 꼴입니다. 보통 이쯤에서 파이썬과 더불어 AI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포기를 하게 되지만, 꼭 파이썬을 배우지 않아도 자동화를 할 수 있습니다. 


AI 시대, 물 만난 노코드 자동화 

노코드(nocode)는 한마디로 코딩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사전에 정의되어 있는 기능들을 통해서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죠. 하지만 나에게 필요한 작업들을 그때그때 다른데. 어떻게 이걸 자동화시킬 수 있을까요? 

사실 노코드 자동화 툴을 엄밀히 말하면 각 ‘앱’들을 연결시켜 주는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대부분의 앱은 이미 노코드 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브런치의 경우도 원래 우리가 HTML로 코딩을 하고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해야 하는 것을 간편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죠. 구글 스프레드시트나 지메일, 인스타그램 등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업무는 이런 앱들에서 처리하고 노코드 툴은 A앱에서 특정 작업이 끝나면 B앱으로 넘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관점을 기억하고 아래의 화면을 보세요. make라는 노코드 툴의 화면입니다. 

여러 작업들을 연결시키는 것을 '시나리오'라고 부릅니다. (Ⓒmake.com)여러 작업들을 연결시키는 것을 ‘시나리오’라고 부릅니다. (Ⓒmake.com)

가운데에 있는 각 동그라미들이 하나의 작업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하나의 툴들에서 일어나는 작업들인 거죠. 가장 왼쪽에 있는 것을 트리거라고 부르는데, 이 작업이 일어나면 다음 작업을 진행하라는 형태의 Flow라고 보면 됩니다. 개발자가 아니라도 엑셀에 대한 이해가 좀 있으시다며 ‘If A then B’ 같은 형식에 익숙하실 겁니다. 

위 그림을 하나씩 살펴보죠. 가장 왼쪽에 있는 것을 보통 트리거라고 부릅니다. 액션을 일으키는 장치로 보면 되겠죠. 만약 구글 폼을 통해 강의 신청을 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죠. 

1) 구글 폼에서 강의 신청을 한다. 

2) 팀에 신규 수강 신청자가 있음을 공유한다. 

3) 전체 신청자 목록에 추가한다. 

4) 신청자에게 접수가 완료 됐음을 안내하는 메일을 보낸다. 

사람이 한다고 하면 꽤 번거로운 일이지만 한 번만 세팅해 두면 이 작업이 자동으로 처리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노코드 자동화 툴인 make에서는 이런 프로세스를 ‘시나리오’라고 부릅니다 (Zapier에서는 Zap이라고 부르죠). 루틴한 업무들이 있다면 이런 시나리오들을 통해서 반복된 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자동화를 위해 필요한 건 ‘상상력’

사실 자동화라는 개념이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이미 여러 자동화 툴들을 사용하고 계신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AI와 결합하면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갈 수 있습니다. 원래 기획자의 업무 자동화라는 글의 취지에서는 조금 벗어나지만 수익화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죠. 

한때 유튜버가 모두의 꿈이었던 때가 있는데요. AI가 글도 쓰고 영상도 만들어 준다고 하니 ‘혹시..’하고 다시 꿈을 꿨던 분들이 많죠. 하지만 막상 하려니 쉽지 않습니다. 챗GPT에 프롬프트 집어넣고, 그림 추가하고, 이걸 올리는 것도 번잡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챗GPT에 프롬프트를 미리 넣어두고 자동으로 스크립트가 생성되도록 한 뒤에 정기적으로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 업로드까지 한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요즘은 ‘크롤링’도 노코드로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AI에게 생성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대로 새로운 정보(검색을 포함해서)까지 자동으로 끌어와서 입력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조회수를 만들 수 있죠. 

한때 ‘채굴’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내 컴퓨터를 연산에 할당해서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걸 뜻하는 말이었죠. 제 주변에도 컴퓨터 몇 십 대를 동원해서 채굴을 하던 분이 있었습니다. 

AI와 노코드를 통한 자동화는 과거 '채굴'과 비슷합니다 (by DALL-E)AI와 노코드를 통한 자동화는 과거 ‘채굴’과 비슷합니다 (by DALL-E)

자동화는 이 채굴과 비슷합니다. 내가 만든 시나리오를 통해 얼마나 더 많인 작업이 오가느냐가 곧 돈이 되죠. AI의 사용에 따라 약간의 비용은 발생할 수 있겠지만 지금 빅테크들의 경쟁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저가로 AI를 쓸 수 있는 시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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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자동화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을까요? 어떤 자동화가 나에게 ‘시간’ 또는 ‘돈’을 벌어다 줄 수 있을까요? 


글을 쓰다 보니 좀 길어져서 2편으로 나누어 올리겠습니다. 원래는 이 글의 세번째 이유로 <AI의 세계관을 확장해야 합니다>로 이어가려고 했는데, 별도로 작성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노코드 자동화로 AI에 날개를 달자>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최프로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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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과 광고대행사를 거쳐 글과 강의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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