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 은 어떻게 문화가 되었을까?

한때 유치하고 비생산적인 취미로 여겨졌던 ‘덕질’이 이제는 하나의 문화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개인의 취향을 넘어 산업과 콘텐츠의 중요한 동력이 되었고, 그 영향력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덕질이 단순한 취미에서 하나의 문화로 변화해 온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덕질, 인식의 변화를 겪다

과거에는 ‘덕후’라는 단어가 조롱의 의미로 쓰이곤 했다. 중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려 보면, 많은 이들이 자신과 다른 취미를 가진 친구들을 ‘오타쿠’나 ‘덕후’라고 부르며 가볍게 치부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덕질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열정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었고, 덕질을 숨길 필요도 없어졌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3%가 덕질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느끼며, 77.5%는 자신의 덕질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이들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제 덕질은 더 이상 숨겨야 할 취미가 아니다. 오히려 본인의 취향이 확실한 사람이라며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가수 임영웅씨의 팬덤은 주로 중년층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화력이 여타 아이돌 팬덤보다도 강력하다. 자녀들을 독립 시킨 뒤, 이제는 본인을 위해 덕질에 임하는 부모님 세대의 모습은 개인적으로 정말 보기 좋다.
임영웅 콘서트 티켓팅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부모님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을 넘어 자녀들이 대신 티켓팅을 해주기도 하는데 성공한다면 1년치 효도 다했다라며 뿌듯해 하는 모습도 연출된다.

박보영씨도 누군가의 딸이기에..🤣
취미를 넘어 업이 되다
덕질은 단순한 개인의 취미를 넘어 새로운 콘텐츠와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신발 덕후’가 신발 복원·관리 업체를 창립하고, ‘게임 덕후’가 열심히 게임하다 백종원 기업에 스카웃 되기도 한다. 좋아하는 것이 곧 직업이 되는 시대, 덕질이 만들어낸 산업적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다.
#게임하다가 백종원과 한배 탄 이야기

둘이 함께 즐겼던 게임은 와우라고 한다. 와우는 못참지🔥
백종원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길드원이 “엄마가 취직하라고 해서 게임을 그만둔다”고 하자, 급한 마음에 자신의 회사에 채용했다. 게임에서 보여준 책임감과 협업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직원 박규민 대리는 현재 ‘브랜드 슈퍼바이저’로 9년째 근무 중이며, 당시 백종원의 아이디가 ‘밥장사’였다고 회상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던 덕후에서 신발 복원 관리용품 사장이 된 안재복 대표 이야기

신발 복원·관리 전문 업체 슈케어의 안재복 대표는 ‘조던 덕후’에서 ‘조던 복원 전문가’가 된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조던 운동화에 대한 지식을 쌓아 신발 수선 기술을 익혔고, 2015년부터 복원 과정을 유튜브에 공유하며 인기를 얻었다. 이를 계기로 2016년 슈케어를 창업해 덕업일치를 실현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하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순수한 마음으로 즐겼을 뿐이다. 이 사례를 보고 ‘취미를 빨리 수익화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오히려 또 다른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덕질이 업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는, 좋아하는 것에 진심을 다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결국, 취향을 깊이 탐구하고 몰입하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덕질이 현대인에게 중요한 이유
덕질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개인의 취향을 확립하고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런데 왜? 유독 과거 세대에 비해 현대 세대에서 덕질의 가치가 인정받는걸까?
- 1. 개인의 차별성이 중요해진 시대
- 과거에는 조직이나 사회적 역할이 개인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개개인의 차별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타인과의 차이를 강조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 2. 디지털 환경과 SNS의 영향
- SNS와 커뮤니티 플랫폼의 발달로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더욱 적극적으로 공유하게 되었다. 취향 기반의 연결이 강해지면서, 개개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중요한 일이 되었다.
- 3. 기준보다 ‘나’가 중심이 되는 가치관
- 예전에는 사회적 기준과 유행이 중요한 척도였다면,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취향은 단순한 선호를 넘어,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방향성과 가치를 찾으려 한다.
- 4.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덕질이 주는 안정감
-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덕질은 개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요소 중 하나다.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의미를 찾는 과정은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국, 현대인들에게 덕질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자신을 규정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중요한 방식이 되었다. 좋아하는 대상을 응원하며 대리 만족을 얻고, 덕질을 통해 성취감과 만족감을 경험한다. 취향이 곧 개성과 아이덴티티로 인정받는 시대, 덕질은 더 이상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가치 있는 활동이 되고 있다.
어쩌면 덕질이 필요한 당신
일주일을 돌아봤을 때, 직장 외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없다면, 어쩌면 당신에게는 덕질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즐거움과 삶의 원동력이 되어 줄,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덕질을 시작해보길 권한다.
덕질 관련 또 하나의 사례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아티클을 확인해 보세요!
🔗 2D + 덕질러 + 아이돌 덕질러 = 플레이브 팬덤
버티컬 덕질을 시작해야 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