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딜 봐도 바이브코딩이라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AI한테 말로 설명해서 코드를 만드는 방식인데요,
이걸로 마케팅 업무의 자동화를 몇차례 하긴 했지만, 직접 서비스를 만들어볼 생각은 안했습니다.
왠지 제 권한 밖 일처럼 느껴졌는데요.

점점 바이브코딩에 익숙해지면서 뭐.. 안될거 있나? 라는 생각으로 한번 해봤습니다.
결과물부터 공개하면 이거예요.

내 위치 500m 안에 있는 한식·중식·일식·양식 맛집을 각각 한 곳씩 뽑아주는 사이트입니다.
매일 점심마다 "오늘 뭐 먹지?" 고민하다가 결국 어제 먹은 거 또 먹는 직장인을 위한 서비스고요. 만드는 데 하루 걸렸고, 서버비는 0원입니다.

시작은 '피로감'이었습니다

마케터로 일하다 보면 개발이 필요한 일이 생각보다 자주 생깁니다. 간단한 랜딩페이지 하나, 이벤트 팝업 하나, 폼 하나.
그런데 그 간단한 걸 진행하려면 요구사항 문서 쓰고, 기획 미팅 잡고, 개발 일정 조율하고, QA 돌고… 정작 간단한 게 가장 간단하지 않게 됩니다.

의사소통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가 실제 작업보다 많을 때..
"차라리 내가 만들어버리면 안 되나?"

(그렇다고 위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너무너무 필요하고 중요한 과정인 것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

바이브코딩이 그걸 가능하게 해줍니다

클로드 코드라는 도구가 있습니다. VS Code라는 코드 에디터에 설치해두고, 저는 그냥 한국어로 말합니다.

"점심 추천 지도 만들고 싶어. 내 위치에서 500m 안에 있는 한식 중식 일식 양식 각각 하나씩 뽑아줘."

그러면 알아서 만들어줍니다. 식당 정보 가져오는 API 연동도, 지도에 마커 찍는 것도, 버튼 디자인도.
중간에 "중국집이 맨날 같은 데만 나와"라고 말하면 원인 찾아서 고쳐주고, "점메추 지도에 헬스장이 왜 나와"라고 하면 걸러줍니다.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코딩 한 줄도 못 씁니다. 그래도 만들어졌습니다.
아직도 터미널이나 깃과 같은 환경은 매우 불편합니다

왜 이걸 마케터 업무와 연결해서 생각하냐면

프로모션을 기획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앱에 피쳐드 되는 순간 트래픽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홈 배너에 노출되느냐, 추천 탭에 들어가느냐가 그 캠페인 성과의 절반 이상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그 피쳐드 구좌는 한정적이고, 모든 캠페인이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만든 웹 서비스 자체가 하나의 피쳐드 구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작은 툴 하나가 자체 유입을 만들고, 거기서 타겟과 자연스럽게 만나고, 그 위에 브랜드 스토리나 상품을 얹을 수 있다면
전통적인 피쳐드 구좌 확보 게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채널이 되는 셈이니까요.

사실 내가 직접 만들어봤는데 이거 시장에서 먹히더라고요. 이 느낌으로 개발해주시죠! 라고 주장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일종의 MVP처럼

해보고 나서 느낀 점

"개발은 개발자에게"라는 말은 맞는 말입니다. 복잡한 시스템, 대규모 서비스는 전문가 영역이죠.
하지만 내 일을 조금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 작은 도구들은 이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걸 이번에 체감했습니다.

마케터가 퍼포먼스 데이터 보다가 '이런 대시보드 있었으면' 싶을 때,
반복 업무에 지쳐 '이거 자동화할 수 있을 텐데' 싶을 때, 이젠 그걸 혼자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덤으로, 개발자와 대화할 때 이해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이게 가장 큰 자산일지도 모르겠네요.

점심 메뉴 고민되는 직장인이라면 한번 써보세요.
피드백은 언제든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