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밤새 착한 요정이 나타나 우리의 지갑과 돈주머니, 그리고 통장에 손을 뻗쳐 우리가 가진 돈을 두 배로 늘려 놓는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가 두 배로 부유해질까? 아니다. 우리를 부유하게 만드는 것은 넘쳐나는 재화다.
그리고 이런 과잉 상태를 제한하는 것은 자원의 빠듯함이다. 예를 들어 땅, 노동, 자본의 빠듯함인 것이다.
돈의 양을 몇 배로 늘린다고 하더라도 자원의 결핍을 극복할 수는 없다.
한순간 우리가 두 배로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것은 화폐 공급의 효력을 약화할 뿐이다.
새로운 소비재나 자본재는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지만 새로운 돈은 그저 가격만 끌어올릴 뿐이다.
통화량의 변화와 시장의 변화 인플레이션과 우리 삶의 변화는 어떤 형태로 달라지게 될 것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럼 어떤 내용을 또 알아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화폐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화폐가 견고하면 견고할수록 그많큼 더 좋다는 생각이다. 아마 당신은 그럼 도대체 왜 유럽중앙은행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본연의 과제로 생각하는가?라고 물을 것이다.
반대되는 질문을 던져보겠다. 왜 유럽 중앙은행은 가격 하락을 막는가?
사실 우리는 가격 하락에 전혀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어쩐지 가격 하락을 반대하는 것 같아 보인다.
왜 그럴까? 지폐 중심의 화폐 시스템에서는 가격 하락이 파괴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기유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차차 알게 될 것이다.
실물 화폐의 구매력은 오늘날 우리가 쓰는 국가 지폐보다 안정적일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실물 화폐라고 하더라도 구매력이 절대적으로 안정적이진 않을 것이며 변수가 등장하면 동요될 것이다.
화폐의 구매력은 수요와 밀접하게 관련됐기 때문이다. 화폐의 수요는 때로는 높아지고, 때로는 낮아지면서 지속적으로 변한다.
Ⅱ. 돈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
통화량은 어떤 식으로 늘어날까? 첫 번째로 우리는 자연적인 화폐 생산을 고찰해보고자 한다.
자연적이라는 말은 순수한 실물 화폐 시스템에서 통화량이 금과 은의 경우처럼 새로 채굴된 귀금속의 양만큼 늘어난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
자유시장에서는 누구나 금과 은을 찾아 나서도 무방하다.
하지만 암석에서 귀금속을 분리하는 일, 금과 은을 함유한 암석층을 찾아내는 일은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귀금속 통화량의 증가율은 언제나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바론 이런 결핍이 금과 은을 훌륭한 교환 수단으로 만든 요인이 되었다.
과거에는 금 시굴자들과 금 세공사들이 귀금속 생산과 가공을 도맡았다.
화폐가 하나의 물건, 그것도 최고의 시장성을 가진 물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금 시굴자와 세공사가 하는 일은 여느 물건을 제작하는 일과 다르지 않았다.
이런 형태의 화폐 생산에 대해서는 보통 사유재산을 침해하지 않는 다른 모든 형태의 재화 생산에 반대할 이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혀 반대할 이유가 없다.
만약 귀금속을 기반으로 하는 화폐 시스템에서 누군가가 물질을 합성해 인공적으로 금을 제작한다면, 그래서 금의 양과 통화량이 늘어나는 일이 생긴다면 시장 참여자들이 금에서 다른 화폐로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강압이나 국가적인 개입 없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그들이 사용할 화폐에 합의를 하는 자유시장에서는 이런 행동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유익한 과정으로 작용한다.
Ⅲ. 대부분의 통화량 증가는 은행들에서 자체적으로 일어난다.
조금 전만 하더라도 없었던 7천유로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간단하다. 무에서 생겨났다.
당신은 지금 막 새로운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본 증인이 되었다.
이제 당신은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게 되었고 지폐가 명목 화폐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라틴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짧지만 의미심장한 이 문장을 잘 알고 있다.
신은 세상을 창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Fiat Lux 이 말은 빛이 있으라라는 의미다. 즉 Fiat Money는 돈이 있으라라는 뜻이다.
이러한 화폐 창조 과정이 당신의 구매력과 자산, 당신의 인생 전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제대로 평가할 수 없을 테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깨닫게 될 것이다.
Ⅳ. 통화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사회가 정말 더 부유해질까?
통화량이 늘어나면 자동차, 부동산, 식료품 등 실물 재화가 더 늘어나게 될까?
분명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제안대로 기존 지폐에 0을 하나 더 붙여 새로운 화폐로 대체했을 때 일어나게 될 일은 오직 하나, 시간이 흐르며 상품의 가격이 10배 가량 뛰어오르는 일뿐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든 지폐와 동전, 그리고 예금 잔고에서 0을 하나 빼버린다고 해서 사회가 더 빈곤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된다하더라도 실물 재화는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통화량이 10분의 1로 줄어드는 것뿐이다.
그리고 남아 있는 유로의 구매력은 10배로 늘어난다.
이는 통화량이 얼마든 간에 화폐가 가진 교환 기능을 충족시키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폐에 0을 한 개 더하면 상품 가격은 10배로 뛰어오르고 0을 하나 빼면 가격이 10분의 1로 낮아진다.
하지만 이로 인해 유로화가 더 좋은 화폐 혹은 더 나쁜 화폐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깨달음은 통화량이 반드시 재화량의 성장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라거나 경제가 성장하려면 통화량 증가가 필요하다라는 오해를 단번에 불식시킨다.
그러나 실제로 뛰어나느 경제학자들조차 여전히 이런 착각을 하면서 지폐 옹호를 위한 근거로 사용한다.
그들은 충분한 통화량 증가 없이 경제 성장이 이뤄지면 생산이 정체될 수도 있다고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통화량 증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생산량이 증대되면 실제로는 상품 가격이 하락한다.
기업가들에게 이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판매한다.
가격 하락은 경제 성장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며, 또한 생산성 향상을 이용해 대중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민주적인 방식이다.
이런 방식이야말로 진정 정의로운 방식일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가격 하락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려고 한다.
사람들 사이에 가격 하락 공포증이 만연해 있다. 사람들은 가격 하락이 기업에 전혀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 버린다.
기업의 입장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마진, 즉 구입 가격과 판매 가격 간의 격차다.
구입 가격이 판매 가격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 마진은 오히려 더 커진다. 오늘날 기술 분야에서 흔히 그러하듯이 말이다.
Ⅴ. 빈부격차의 진정한 주범
통화량 확장은 사회의 빈부 격차 확대에 대한 책임이 있다. 임금만으로 더 이상 먹고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현실과 외벌이 수입만으로는 더 이상 가족을 부양할 수 없게 된 현실에 대한 책임이 그것이다.
그러나 발권은행이나 은행 시스템 관계자들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정치인들이 더더욱 그렇다. 무에서 만들어진 돈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람들이 분명하게 알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국가와 화폐 생산자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사기꾼이 사기를 칠 때 상대방에게 자신이 어떤 속임수를 쓰는지 설명해 주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돈이 본질
인플레이션은 부의 재분배를 초래한다. 인플레이션은 새로 찍어서 만들어진 돈을 확보한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가장 먼저 그 돈을 손에 넣는 사람은 아직 변하지 않은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큰 이익을 본다.
반면 새로운 돈을 뒤늦게 손에 넣은 사람들이나 아예 그 돈을 손에 넣을 수 없는 사람들은 피해자가 된다.
그들이 추가 수입을 확보할 시점이 되면 물건과 서비스 가격은 이미 오른 상태다.
최초로 새로운 돈을 손에 넣는 사람들은 국가 및 은행, 그리고 기업 관련자들이다. 마지막으로 돈을 손에 넣는 사람들은 봉급 생활자와 연금 수급자들이다.
인플레이션은 빈곤을 야기하면서 은행 시스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슈퍼 리치들을 더 부유하게 만든다.
다수의 희생을 대가로 소수가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Ⅵ. 거품이 꺼지면 반드시 불황이 온다.
현대의 국민경제에서 이뤄지는 인위적인 경기 호황은 이런 식으로 난항을 겪다가 결국 불황으로 뒤바뀐다.
금리 상승은 새로운 투자를 위한 대출을 주저하게 만들고 불황을 한 층 더 심화시키는 데다 경제 성장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 외에 특히 심각한 문제는, 인위적으로 금리를 끌어내린 상황에서만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던 투자 중 많은 부분이 금리가 오르면서 더 이상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도산하고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게 되며 그나마 남은 사람들의 임금이 삭감된다.
이어서 소비가 붕괴되고 상품 가격이 하락할 위기에 처한다.
호황기에 제공받은 대출금 상환도 더 이상 불가능해지면서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대출 승인을 통해 확장되었던 통화량이 필연적으로 다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위엄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은행들은 각종 청구권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실은 은행 대차대조표에 구멍을 남기게 되는데 이 구멍은 국민의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런 일은 당신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혹은 늦게 알아차리도록 능수능란하게 처리된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부채가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역시 당신은 처음엔 감지하지 못하지만, 당신이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언젠가 알아차리게 된다.
예를 들어 가계를 꾸려나갈 비용이 충분하지 않을 때, 임금이나 연금이 너무 적어질 때면 비로소 이런 사실들을 감지하게 된다.
[ 글을 마치며 ]
이미 한 번 정리한 적이 있지만 추가적으로 몇 가지 내용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보고 정리해보자.
첫 번째 상품의 가격이 낮아지게 되면 경제가 파괴되게 된다.
예전보다 물건의 가격이 미래에 낮아지게 될 경우 사람들은 구입을 미루게 된다.
구입을 미루게 되면 상품 판매가 진행되지 못하고 기업들의 실적은 낮아지게 된다.
자본가들은 기업에 추가 투자를 꺼리게 되고 미래에 경제 성장은 정체가 되게 되는 것이다.
전체적인 흐름에서 본다면 이 부분이 나쁜 것이 없을수도 있지만 문제는 글로벌로 모든 국가이 경제는 성장하고 있는데 한 나라만 성장하지 못하게 될 경우는 문제로 나타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과 유럽이다.
일본과 유럽은 과거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는 나라였고 개별적인 국가들에서는 미국보다 구매력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일본과 유럽은 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투자를 이끌어낼수 있었고 더 많은 인재들이 유입되게 되었고 더 많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경제는 선순환을 기반으로 더 많은 풍요를 가져다 줄 수 있었지만 현재는 미국에 비해서 적은 경제 규모 더 적은 구매력으로 인해서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이런 상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화폐량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킴으로써 세계 경제의 질서를 재편하고 자국 우위의 경제 구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상품 가격이 높아지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판매가 되는 것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 현재 경제의 흐름이다.
어떤 식으로든 통화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고 통화량 증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생산성이 높아져야 할 것이다.
두 번째 귀금속의 통화량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화폐의 통화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화폐의 통화량이 금의 총량에 묶여 있던 적이 있었다.
금의 경우는 매년 2% 정도 밖에 채굴량이 증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장 전체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급격하게 변화되는 경우가 발생되지 못한다.
그렇지만 미래에 더 많은 경제적인 우위나 근래에 발생되는 불균형적인 경제 현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통화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 화폐를 금과 동일한 양으로 묶여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
화폐가 금보다 더 많은 양으로 유통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시장 경제 체제가 인정하게 되면서 새로운 경제 현상이 발생되게 되었다.
더 많이 찍어냄으로 인해서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이 증가하게 되었고 너도나도 적은 금리로 돈을 대출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돈의 양이 예전보다 더 많아지게 되었다.
증가된 돈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는 했지만 자산 시장의 급격한 상승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부채를 증가시켜서 자산을 구입하거나 투자를 한 사람들은 급속한 자산 가격의 상승을 경험할 수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이 지속적으로 발생되지는 않는다.
너무 과열이 되면 시장은 조정을 받게 되고 금리는 상승하게 되고 통화량의 증가는 일시적으로 중단되게 된다.
화폐 가치가 상승하게 되면서 시장이 얼어붙게 되고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파산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경기 순환 사이클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통화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단지 속도가 얼마나 빨리 증가하는가 혹은 얼마나 천천히 증가하는가에 대한 변화만 있을 뿐 결과적으로 통화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인플레이션은 부의 재분배를 초래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은 미래에 더 많은 부를 창출하기 위해서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결과물이다.
통화량이 증가하게 되면서 사회전체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증가하게 되지만 평균보다 더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곳이 존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전체 평균 인플레이션이 4~5%라고 했을 때에 어떤 산업은 0% 혹은 역성장을 하기도 할 것이다.
이 말은 평균을 맞추기 위해서 다른 산업은 9~10%의 성장을 매년하고 있다는 말도 될 것이다.
전체 평균으로 보자면 한 곳에서의 급속한 발전이 전체를 성장시키고 있고 그 외의 분야에서는 평균 이하의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다.
이는 투자의 규모에서도 차이가 나게 된다.
발전이 필요한 곳에 더 많은 자본이 투입되게 되고 성장을 주도하는 곳에 변화된 정책이 지원되면서 새로운 발전은 더 빨리 가속화된다.
일시적인 측면만을 보면 전체의 흐름이 보이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일시적인 점을 예의 주시하고 관찰하면 전체의 흐름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 현상과 산업이 발전 정책적인 변화 모두 함께 고민하고 관찰해야 할 것이다.
참고 도서 :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 필립 바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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