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카피는 단순히 한 기업의 슬로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 세계 수많은 생활인들에게 새로운 시작의 영감을 줬고, 광고인들에게는 저런 위대한 카피를 쓰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의 가슴을 살아 숨쉬게 만든 이 전설적 카피가 사형수의 유언에서 나왔다는 것은 놀라운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1976년 미국 유타주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범인 게리 길모어가 남긴 말에서 비롯됐다. 법정에서 총살형을 원한다고 밝힌 그는 사형직전에 “Let’s do it”이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1988년, 광고대행사 Wieden+Kennedy의 공동 설립자이며 나이키의 광고를 담당하고 있던 댄 위든(Dan Wieden)은 게리 길모어의 말을 떠올렸고 “Let’s Do it”을 “Just Do it”으로 바꿔 광고주에게 제안을 했다.* 광고 제작과 이 아이디어에 부정적이었던 광고주를 설득한 덕분에, 이 카피는 광고 역사에 길이 남게 됐다.
이 카피가 살린 것은 나이키 운동화만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조깅화를 신으며 질주본능을 살렸을 것이다. 어떤 이는 이 문장에 끌려 오랫동안 내려 놓았던 드럼 스틱을 잡으며 음악의 꿈을 되살렸을 지 모른다. 죽여 달라고 남긴 살인자의 한 마디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꿈을 살린 셈이다.
1988년에 온에어한 첫번째 Just Do It TV광고:
출처: https://www.nbcnews.com/id/wbna10002589
* Marcus Fairs, Nike’s “Just do it” slogan is based on a murderer’s last words, says Dan Wieden”, Dezeen, 2015년 3월 14일. (https://www.dezeen.com/2015/03/14/nike-just-do-it-slogan-last-words-murderer-gary-gilmore-dan-wieden-kennedy)
정규영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
또 다른 유명한 카피들의 탄생 과정이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