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메가 히트한 광고가 탄생하면 그 광고처럼 만들어 달라는 광고주의 강한 요구를 종종 받게 된다. 축구선수 차두리가 어정쩡한 웃음을 머금고 밴드 반주에 맞춰 ‘간 때문이야’를 노래하던 간기능 개선제 우루사 광고가 전국을 휩쓸 때도 그랬다. 수많은 광고주가 ‘우루사 광고처럼 만들어달라’고 했다. 여기서 ‘우루사 광고처럼’이란, 중독성 있고 재미있는 CM송 광고를 말한다. 참, 거기에다가 우루사 광고처럼 온 국민이 따라하는 광고여야 한다.
이렇게 수많은 광고대행사와 광고제작사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우루사 광고는 2011년에 처음 온에어됐다. 단순 반복되는 가사와 멜로디와 차두리의 친근한 이미지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광고는 발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수많은 패러디가 나왔고 CM송으로는 드물게 정식음원이 별도로 발표되어 음원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심지어 노래방에서 부를 수도 있었다. 이 정도의 인기는 연간 수 천 편이 쏟아지는 광고시장에서 10년에 한 번도 나오기 어려운 희귀한 케이스다. 치밀한 기획과 완성도 높은 제작 뿐 아니라, 운까지 따라줘야 가능한 일이다.
광고의 큰 인기에는 작은 부작용도 뒤따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광고 속 가사가 모든 피로의 원인이 간에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을 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피곤한 간 때문이야”로 수정하여 방영을 이어갔다. 이런 역대급 인기를 구가하는 TV광고를 계속 집행하기 위해 그 정도의 수정 작업은 전혀 피곤한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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