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마는 인스턴트 커피와 함께 타 먹는 크림분말 제품이다. 아메리카노, 라떼 등 에스프레소 커피가 대세가 되기 전에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커피, 크림, 설탕을 구비하여 직접 타서 먹는 소비가 일반적이었다. 사람들마다 2-2-2, 2-3-3 등 자기 입맛에 맞는 비율 배합을 갖고 커피를 즐겼다. 크림분말에 대한 소비가 많았던 만큼 TV광고도 1980년대 이후로 꾸준히 집행됐다. 이 카피는 대표적인 크림분말 제품인 프리마의 광고에 1990년대에 사용된 것이다.
당시 프리마의 TV광고속에는 화목한 부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온화하고 깊이 있는 이미지의 배우 안성기가 남편 역할이었다. 부인 역으로 출연한 이현미도 단아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브랜드의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 했다. 안성기와 만든 광고 속 이미지는 ‘이상적인 90년대 중산층 부부의 모습’ 그 자체였다. ‘더이상 완벽한 부부모델을 만들 수 없다’는 광고계의 평이 훗날 신문기사를 통해 소개될 정도였다.*
그녀가 현직 미국인 외교관과 결혼을 한 후에는 미국에서 거주하며 모델이 교체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지만,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진 그녀를 대체할 대안을 찾을 수가 없었다. 연예계를 떠난 그녀를 다시 찾아 출연 승락을 받아냈고, 1년 한 두번 씩 프리마 광고출연을 위해서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광고를 통해 10여년이 넘게 부부역할을 했기에 안성기 배우의 실제 부인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카피는 아내에 대한 깊은 사랑이 담긴 일상의 스토리에 얹혀져 오래 사랑 받았다. 현실에서는 그런 부부와 그런 사랑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세간의 농담과 함께. 안성기-이현미 커플의 프리마 광고는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 최항, [CF야사] 완벽한 가짜부부, 조선일보 1998년 1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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