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종이로 만든 별을 이마에 붙이고 나와 “별이 다섯 개!”를 외치는 중년 남자의 모습이 TV에 나왔을 때, 시청자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세련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화면 구성, 다소 어색한 대표님의 연기는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고가의 돌침대 광고를 이렇게 한다고? 주로 케이블TV에서 집행된 이 광고는 단돈 300만 원의 제작비로 30분 만에 촬영되었다*. 광고는 초기에 “유치하다”, “조잡하다”는 평가와 함께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원래 장수돌침대의 첫 광고는 고가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것이었다. 결혼식장에서 딸을 시집 보내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감성적인 광고를 만들었다. 그러나 무난한 스토리가 특별한 반응이 없자, 기억에 남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낸다. 당시 유사 상품이 범람하던 돌침대 시장에서 자사의 차별점을 부각하기 위해 정품인증마크에 있는 다섯 개의 별모양만 강조한 것.
촌스러운 광고라는 반응에도 광고는 꾸준히 집행됐다. 홈쇼핑 등 채널을 통해 매출이 상승하며 돌침대 업계 1위를 오랫동안 차지했고, 2014년 한 조사에서 브랜드 인지도 93%를 기록**할 만큼 광고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 광고는 시간이 흐르면서 ‘B급 레트로 감성 광고’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젊은 세대의 관심도 끌게 됐다. 2020년에는 젋은 세대를 타겟으로 리메이크 버전이 나와 유튜브에서 100만뷰 이상의 조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고급스럽게 만든 광고가 하지 못한 일을 해낸 것이다. 그야말로 뚝심으로 이루어 낸 촌스러움의 역습이라 할 만하다.
동영상보기:
* 이연우, [CF스타 회장님] 별이 다섯 개 장수산업 최창환 회장, 레이디경향, 2010년 10월호
** http://www.nobelscience.net/news/articleView.html?idxno=97
정규영의 더 많은 생각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