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브리핑룸에 설치된 카메라의 방향이 바뀌었다. 그동안 대변인의 모습만 담기던 영상에 기자들의 얼굴과 질문하는 장면이 함께 비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국민은 어떤 기자가 어떤 태도로 무엇을 묻는지를 영상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실 브리핑 생중계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진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방송기자연합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질문 장면이 공개되면서 특정 기자나 언론이 유튜브 등에서 악의적으로 편집·유포되고, 인신공격성 댓글에 노출되는 사레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변화는 오히려 ‘질문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브리핑룸 영상은 질문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전략적이고 책임감 있는 커뮤니케이션이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묻는다. 기자들은 전문 취재자이며, 누구보다 질문의 기술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질문 방식을 통해 우리는 ‘좋은 질문’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다.
기본 중의 기본인 ‘한 번에 하나의 질문만 하라’는 원칙이 종종 지켜지지 않는다. 질문보다는 본인의 해석이나 배경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경우도 많다. 듣는 이는 혼란스럽고, 정작 중요한 쟁점은 흐려진다. 또 어떤 경우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질문’에 그치기도 한다. 그러나 기자는 자신을 위해 묻는 사람이 아니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을 대신해서 묻는 사람이다.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질문이 되어야 한다.
기자의 질문은 정보를 얻는 수단이자, 관계를 형성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도구다. 공개된 자리에서 피해야 할 질문도 있다. 자극적이거나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한 질문, 답변보다 공격에 가까운 질문은 오히려 대화의 문을 닫는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실 브리핑룸 영상은 기자 지망생은 물론, 모든 직장인과 커뮤니케이터에게도 훌륭한 교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질문의 태도는 언론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회의실로 시선을 옮겨보자. 우리는 조직에서, 팀장이나 대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단순히 자신의 할 일만 묻고 끝나는가. 아니면 조직이 나아갈 방향과 고객의 기대를 반영한 질문을 하고 있는가. 질문은 곧 조직의 관심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질문을 잘해야 제대로 된 답을 얻을 수 있다. 질문은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자,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도구다. 지금 우리는, 진심으로 알고 싶고, 바꾸고 싶고, 성장하고 싶어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질문이 곧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