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풀지 못한 10억짜리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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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푸르덴셜생명의 한 TV광고가 전파를 타자마자 강한 논란에 휩싸였다. “10억을 받았습니다”라는 파격적인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이 광고는 남편을 잃은 아내가 딸과 함께 전원주택에서 여유롭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이들의 감정을 자극한 것이다. 광고는 종신보험 가입 18시간 만에 사망한 가입자의 유족에게 10억 원이 넘는 보험금을 지급한 실제 사례를 모티프로 했다.

당시 푸르덴셜, ING 등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은 “거액의 보험금으로 사후에 가족이 곤란을 피할 수 있다”는 영업으로 보험시장에 파고들고 있었다. 실제로 상품에 가입한 많은 가장들이 “보험에 든 후 왠지 안도감이 든다”는 반응을 보이곤 했다. 그러나 광고가 노린 현실적 공감은 예상외의 강한 역풍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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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사후에 보험금으로 사는 아내의 웃음 띈 표정, 고급스러운 생활공간, 10억이라는 거액을 강조하는 구성은 소비자들의 반감을 샀다. “슬픔보다 물질적 행복이 더 중요하냐”, “일만 하며 보험을 부은 남편의 인생은 뭐냐”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남성 보험 설계사가 전원주택을 찾아가 아내에게 상담을 해주는 장면이, 불륜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오해까지 사며 온라인상에는 패러디가 쏟아지기도 했다. 은퇴자협회는 그해 최악의 광고 중 하나로 이 작품을 선정하여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푸르덴셜 생명은 “끝까지 약속을 지키는 기업이라는 순수한 의도로 제작한 광고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안타깝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죽음과 보험금이라는 금기를 과감하게 다룬 파격적 시도는, 공감과 신뢰를 구축하지 못하고 역대급 논란과 오해를 남긴 채 막을 내렸다.

동영상 보기:

* 김하영, “10억을 받았습니다”… 올해 ‘최악의 광고’, 프레시안, 2006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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