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 고추장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던 시기, 해찬들이 내놓은 광고 한 편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면에 등장한 주인공은 신당동에 본인의 이름을 건 떡볶이집의 주인인 마복림 할머니. 어떤 고추장을 쓰냐는 질문에 다른 고추장은 써본 적도 없다면서 고추장의 비밀은 며느리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떠는 할머니의 모습은 큰 화제가 됐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 모델을 하는 게 당연하던 시절, 떡볶이집주인 할머니의 등장은 보기 드문 파격이었다..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할머니의 모습에 소비자들은 큰 호감을 느꼈다.

광고가 온에어되자 해찬들의 매출은 급증했다. 당시에는 고추장을 집에서 담가 먹는 대신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던 과도기였고, 해찬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선보인 광고의 대히트로 대표 고추장 브랜드로 자리하게 됐다. 이후 ‘비법’을 콘셉트로 한 유사 광고들이 쏟아졌지만, ‘며느리도 몰라’만큼 대중에게 각인된 카피는 드물다. 카피 자체도 큰 인기를 끌며 유행어로 확산됐다. 한동안 사람들은 ‘모른다’ 거나 ‘비밀이다’라는 표현을 할 때‘며느리도 모른다’는 말로 대신하곤 했다.
마복림 할머니는 1953년 신당동 골목에서 가판대를 열고 떡볶이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고추장에 춘장을 섞은 맛이 큰 인기를 끌며 지금도 사랑받고 있는 ‘신당동식 즉석 떡볶이’의 원조가 됐다. 마복림 할머니는 ‘신당동 떡볶이 거리’와 ‘며느리도 몰라’라는 명언을 남긴 채 2011년,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의 별세 소식은 전국 주요 언론사의 기사를 통해 알려졌고, 그녀를 만나본 적 없는 많은 사람들도 그녀를 추모했다. 할머니는 15초짜리 TV광고 한편 출연이 이처럼 큰 파급력을 미치게 될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며느리도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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