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일 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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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미러 월드란 세계를 기계로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1플랫폼인 인터넷은 전 세계에 있는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검색해서 답을 찾을 수 있게 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웹이다. 

그다음 세대의 거대한 플랫폼은 인간의 행동과 관계성을 인식하고 사람 사이의 관계를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소셜 그래프라고 불리며 기계가 인간관계를 판독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인간관계나 행동에 대해 AI나 알고리즘을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잇는 제3의 거대한 플랫폼이 물리적인 전 세계를 디지털화한 것, 즉 미러 월드다. 현실 세계나 관계성을 검색하고 그 결과를 이용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AI나 알고리즘을 적용한다. 

미러 월드의 뛰어난 점은 만들어낸 가상 세계를 볼 수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대상이 디지털화되어 있어 기계가 그 대상들을 읽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런 미러 월드는 앞으로 어떻게 우리 삶을 바꿀 것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Ⅰ. 미러 월드는 새로운 힘과 부를 창출한다. 

미러 월드를 움직이는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형태가 될 것인가. 우선은 현재의 인터넷이나 SNS처럼 광고 수익 모델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주목을 집중시키는 방법이 유일한 수익원이 되는 모델은 그다지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미러 월드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높은 해상도에서 추적하고 조작할 수 있다. 즉, 사용자가 쉽게 착취당하고 만다. 장기적으로 미러 월드는 수도나 브로드밴드처럼 매월 정액을 지불하는 서브스크립션 모델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러한 AR 세계에서의 승자는 가파 가운데 그 어느 기업도 아닐 것이다. 파괴적 테크놀로지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어느 분야에서 지배적이었던 자가 다음 시대의 플랫폼으로서 그대로 남이 있는 예는 없었다. 

한때 컴퓨터를 만드는 IBM에 맞서 굉장히 많은 경쟁사가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그 어느 회사도 성공하지 못했고 IBM을 거슬러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농담 비슷한 말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 IBM 조차 최고 지위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컴퓨터 본체인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회사가 그 지위를 빼앗았기 때문이다. 컴퓨터 운영 체제 윈도를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승리였다. 

이에 맞서 많은 사람이 직접 만든 컴퓨터 OS로 MS와 경합을 벌였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런 MS를 밀어낸 기업은 어디인가? 바로 검색 엔진을 선보인 구글이다. 그 이후 구글을 밀어낸 기업은 페이스북이다. 

다음번의 승자는 AR 기업이 될 것이다. 그래서 IBM, MS, 구글, 페이스북 같은 대기업이 모두 AR 세계에서 주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역사를 참고로 예측하건대 그들 중 누구도 승자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성공에 도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하는 기업은 분명 이제껏 들어본 적이 없는, SNS의 외부에 있는 소규모 회사일 것이다.

 Ⅱ. 단조로운 작업은 AI에게 맡기고 창의적인 일에 몰두하라. 

미래에 사용될 AI의 이미지는 많든 적든 계속 반복되어 지루하고 효율성이 요구되는 업무용이다. 그렇게 귀찮은 일은 AI에게 넘겨주고 자신들은 자유롭게 더욱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일에 전력을 다하면 된다. 

이미 몇백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들이 발휘하는 창조성은 놀랄만하다. 그들은 유튜브를 본업으로 하는 전문가가 아니고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200년 전이었다면 그들은 어디선가 농업에 종사했을 테고 뭔가 새로운 일을 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그들은 일주일에 몇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만드는 방법이라든지 어떤 물건의 구조 등을 타인에게 설명하기 위해 동영상을 만든다. 그러한 창조성은 테크놀로지를 사용하기 전부터 그들 안에 내재되어 있었으며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생긴 시간을 활용해서 창조물을 만들어 공유하는 데 발휘된 것이다. 

유튜브 같은 매체가 없었던 200년 전에도 농가 가운데는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아도 집 뒤뜰에서 특이한 조각물 같은 것을 만드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농가에서도 전 세계와 인터넷을 연결될 수 있어 그 조각물을 대단하다고 평가해주는 사람이 1,000명 정도 있을지도 모른다. 

옛날에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지금은 100만 명에 한 명이라도 재미있다고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된다. 

무언가를 수집한다든지 뒤뜰에서 풍차를 만들고 재봉을 하는 등, 어떤 취미나 흥밋거리든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갖고 평가해주는 사람이 있고 그것을 공유해서 타인에게 격려와 칭찬을 받을 수 있다. 그들이 당신에게 창의성을 발휘할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Ⅲ. 농장은 AI와 로봇이 활약하는 장이 된다. 

농업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농업 테크에 관해서도 잠시 이야기해 보자. 대부분은 고대부터 있어 온 농업 분야에 테크놀로지가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농업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기술은 AI와 로봇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 정밀 농업이라는 생산방식이 발명되어다. 예를 들자면, 트랙터에 AI를 탑재해 긴 로보 팔을 장착하고 양상추나 옥수수 같은 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동시에 지켜볼 수 있다. 거기에는 GPS가 설치되어 있어 위치를 계측할 수 있다. 

카메라는 각각 식물의 모습을 인식하고 건강 상태를 평가해서 정확한 필요량의 물과 비료, 살충제를 줄 수 있다. 식물을 개별적으로 다룸으로써 물이나 비료의 양을 줄여 전체적으로 낭비를 없앤다. 농가는 옛날부터 이런 방식으로 작업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다. 

몇 백만이나 되는 작물이 개별적으로 최상의 보살핌을 받는 것이다. 이 방법이야말로 AI나 로봇을 고대부터 이어진 농업에 응용할 수 있는 좋은 예다. 각 작물을 개별로 취급해 그에 소요되는 비료나 자원의 양을 줄이고 전체의 건강 상태를 향상하는 등, 농업 방식을 변모시켜 아주 놀랄 만한 효과를 창출한다. 

이러한 사례가 이미 현실에서 적용되고 있다. 또한 작물의 수확 작업을 행하는 로봇이 아주 적합하다. 딸기를 따는 작업 등은 인간에게 상당한 노동력을 요하는 일이므로 이러한 작업을 대규모로 실행하려면 로봇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사람이 타지 않고 작동시킬 수 있으므로 트랙터도 이미 나와 있어 GPS를 사용해 자동 운전으로 작업하고 있다. 미래에는 커다란 농원에서 로봇이 하루 종일 수확과 씨 뿌리기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식료품 값이 계속 저렴해질 것이다. 여기서 문득 아미시가 떠오른다. 아미시는 주로 독일계 이민자로 전근대적인 생활 스타일을 존중하는 기독교의 일파다. 테크놀로지를 매우 천천히 받아들이는 사람들인데 착유기는 사용한다. 

그래서 만약 로봇 착유기가 있다면 사용할지 말지를 물어보았더니 사용하겠다고 대답했다. 그 기계가 그들의 생활을 편하게 하고 가족과 지내는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좋은 기술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효율성이나 생산성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은 그들 같은 사고방식이야말로 테크놀로지가 존재하는 진정한 이유다. 이에 관해서는 뒤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Ⅳ. 자동 번역이 바꾸는 세계

AI가 시행하는 자동 번역 기능이 동시통역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비즈니스나 여행의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영어를 공부하고 회화를 따로 배우지 않아도 귀에 이어폰을 낀 채로 미국 여행을 할 수 있으며 대화까지 완벽히 나눌 수 있다면 혁명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누구나 마음 편하게 더 많은 일에 도전할 수 있다. 또한 러시아를 비롯해 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나라에 가서 자신의 모국어로 말해도 문제없이 대화가 통한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며 더없이 즐거운 일이다. 

어디서든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번역 장치가 있으면 여행자들이 세계 각국에 더욱 넘쳐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좋은 일이다. 자신의 문화 울타리를 벗어나 바깥 세계로 나가서 다른 문화를 접하는 것만큼 멋진 일은 없다. 

나는 정부가 젊은이들의 여행을 권장하기 위해 자금을 보조하거나 지원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년간 여행하기를 국민의 의무로 정해도 좋을 정도라고 여기고 있다. 성별이나 장애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열여덟 살부터 2년을 이러한 활동으로 보내는 것이다. 이 기간에 군대에 가거나 의료 지원 활동에 종사해도 좋고 교육 활동을 해도 좋다. 

또는 평화 활동의 일환으로 해외에서 지원 활동을 해도 좋을 것이다. 젊은이들이 이러한 활동을 하는 데 정부가 자금을 대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에도 좋은 일이며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교류하여 새로운 가치관에 눈을 뜨는 것이다. 

사람이 몇 살이 되든 여행은 멋진 일이므로 음성 통역 장치가 있으면 매우 편리하고 유익할 것이다. 우선은 민족을 초월해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다음으로 새롭고 세계적인 직장이 개척된다. 

예를 들면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인도네시아의 우수한 프로그래머가 어디서든지 일할 기회가 생긴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귀에 자동번역기를 꽂기만 해도 유창하게 원하는 언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어떤 나라든 원하는 회사에 취직해 마음껏 일할 수 있다. 

문명은 그렇게 발달해왔다. 인류는 처음부터 사람들 사이의 연대나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진보를 이루어온 것이다. 수렵에 의존하던 시대에는 촌락을 만들었으며 점차 발달해 농경 사회가 형성되고 마침내 도시가 생겨났다. 

과학 등의 학문도 그러한 협력과 단결을 토대로 발전했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그러한 의미에서 사람 사이의 공간을 이끌고 끈끈하게 맺어주며 커뮤니케이션도 더욱 원활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그러한 경험을 통해 더욱 좋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Ⅴ. 부의 원천은 남과 다른 부분에 있다. 

신경제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모든 혁신과 부의 원천은 남과 다르다는 데 있다. 타인과 다른 사고방식이나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일본인이 지닌 힘은 사고방식의 차이다. 

일본이 다른 국가들과 다른 점으로는 우선 움직이지 않는 만물에는 생명이 있다는 철학을 가진 점이다. 바위나 돌, 흙과 나무뿐만 아니라 기계에도 혼이 있다는 감성을 지니고 있다. 

그 덕분에 로봇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했다. 이렇게 세계의 다른 국가들과는 다른 테크놀로지 가치관은 매우 강한 문화의 힘이 된다. 


[ 글을 마치며 ]

먼저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 삶을 변화시킨 결정적인 사건들에 대해서 알아보자. 1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을 통해서 우리는 기계의 힘을 빌려 생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증기기관을 활용해서 기계를 사용해 인간의 노력보다도 균일하게 더 많은 생산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인간은 더 많은 시간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창의적인 일에 인생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2차 산업혁명에서는 전기를 활용해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고 이는 인간이 육체적인 노동에서 대부분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이때부터 인간은 정신적인 노동에 몰두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더 정신적인 노동도 균일화하고 체계화해서 쉽고 편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3차 산업혁명이 바로 이 변화의 핵심이 되는데 컴퓨터와 인터넷의 활용이라는 점이다. 컴퓨터를 활용해서 인간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할 수도 있었고 그렇게 축적된 정보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다수의 사라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공유된 정보들은 더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었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문을 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은 대체 무엇일까? 바로 인공지능의 활용이라는 것이다. 아직 4차 산업혁명은 1,2차와 같은 수준의 완성도는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1차 산업혁명도 2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완성될 수 있었고 2차도 3차를 통해서 완성되었고 3차 역시 지금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완성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그럼 마지막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면 결국 우리가 하기 싫은 대부분의 것들로부터의 해방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원하는 만큼의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대중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 또한 만들어줄 것이다. 

현재 시대를 살아가면서 아이러니한 부분을 참 많이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안경테의 가격은 예전에 비해서 가격이 낮아진 부분이 있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만 아니라면 충분히 내구성이 좋은 신발을 20년 전과 비슷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노동력이 투입된다면 가격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이 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의 개입 없이 순수한 기계의 생산성만으로 결과물이 충분히 나오는 것들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그 이유는 기계를 가지는 것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간의 노동력으로 마지막 단계 혹은 차별화한 무엇인가를 만들어낸다면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높아지게 된다. 이런 차이점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없어지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비슷한 퀄리티를 가지게 될 것이고 그 차이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가격 또한 큰 차이가 없어질 것이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 맞는 것일까 아니면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시간을 여유롭게 가지는 것이 맞는 일일까? 

그리고 그렇게 남는 시간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더 찾아서 인공지능이 또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는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시대적인 흐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축복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참고 도서 : 5000일 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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