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 님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고 새삼 솔직한 이야기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과 같은 '포장 과잉'의 시대에는 특히요.
<실패를 통과하는 일>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문장들에는 줄을 치고 간단한 메모를 남겨 놓았는데요.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글로도 정리해 보았습니다.

문장 #1. 모든 영광은 관중석의 비평가가 아니라 경기장 안에서 실제로 뛰고 있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한 연설의 일부로 나도 좋아하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을 두 가지로 해석한다. 1) 실행은 어렵지만 비평은 쉽다. 어려운 일을 할 때, 쉬운 일만 해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다. 2) 조언을 구할 사람을 잘 찾아야 한다.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면 관중이나 아나운서가 아니라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축구 선수의 솔직한 이야기를 구해야 한다.
문장 #2. 결승선은 아무도 정해주지 않는다. 당신만이 결승선을 정할 수 있다.
<슈독>의 서문에 나온 말이라고 한다. 한 마디를 더하고 싶다. 출발선도 아무도 정해주지 않는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달려 나갈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 출발선에 상상했던 따뜻한 환대나 응원은 없다. 누군가 준비해 놓은 반듯한 트랙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혼자 운동화 잘 묶고 뛰어야 한다.
문장 #3. 팀에 해가 되는 이슈를 파해쳐 보면 대부분 ‘태도’의 문제였다.
실력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많지 않고, 심지어 금방 해결 가능한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타고난 재능과 실력은 스스로 통제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 우리 팀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될 수는 없지만, 오늘 가장 성실한 사람이 되겠다고 선택할 수는 있다.
문장 #4. Unknown Unknowns : 우리가 모른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것
일이 생각처럼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Unknown Unknowns’의 존재를 모르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Unknown Unknowns를 알아차리기 위해서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다. 모르는 무언가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내기 위해, 일단 모른 채 직접 해 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문장 #5. 크고 작은 결정이 쌓인 퇴적층 같은 시간이 오늘을 결정한다
제프 베이조스도 비슷한 말을 했다. 이분 분기의 성과는 이미 3년 전에 결정되어 있다고. 하지만 지금 하는 일이 당장 결과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오해를 한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옳은 결정을 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일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임계점을 넘기기까지의 노력들이 켜켜이 쌓여 성과를 만든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좋은 퇴적층을 꾸준히 만드는 것이다. 임계점 전까지는 큰 변화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문장 #6. 그 일이 잘못되었을 때 가장 박살 나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문제의 책임’이나 원인이 나에게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문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사람이 나라면 나에게 ‘해결의 책임’이 있다. 문제의 책임이 나에게 없다는 이유로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문제를 안고 어떻게 살아갈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문장 #7. 간절하게 해내고 싶은 일 앞에서 조금 더 난폭해져도 된다
부끄럽고 쑥스럽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거절에 순응하며 흘려보낸 기회들이 생각났다.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가 절로 내 앞에 찾아올 수도 있지만, 대부분 나에게 맞는 기회는 수많은 거절 끝에 기다리고 있다. 책의 제목처럼 기회를 찾기 위해 거절과 실패를 통과해야 할지도 모른다. 거절을 통과하는 일은 단순하지만 어렵다. 거절의 이유를 묻고, 조금 더 고쳐보고, 다시 쑥스럽게 제안해 보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