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션에서 복잡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법들을 모두 외울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5W1H만 제대로 활용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AI는 결국 인간을 닮도록 만든 것이기에 우리가 점점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근접하도록 발전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려고 합니다. 이제는 그 프롬프트마저 최소화하고, 곧바로 '일'을 시작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죠.
혹시 프롬프트 작성에 도움이 되는 노하우가 있는지 물었을 때 이번에는 인사팀 이대리가 손을 들었습니다.
저는 인터넷에 있는 '상황별 프롬프트 예시 100선' 자료를 엑셀에 정리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백과사전처럼 꺼내 쓰고 있습니다. 매번 프롬프트를 새로 작성하는 번거로움도 줄고, 꽤 유용하더라고요.
이대리처럼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프롬프트를 잘 쓰는 것보다, 프롬프트를 거의 필요 없게 만드는 것이 될 겁니다.
1. 항상 필요한 '소스'를 제공하세요.
우리는 흔히 '프롬프트'라고 하면 텍스트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때로 긴 글보다 이미지 한 장이 훨씬 효과적이죠. 텍스트로만 설명하면 '코끼리는 기둥 같은 다리에, 부채 같은 귀, 뱀 같은 코'라고 했을 때 엉뚱한 결과를 생각하는 것과 같은 오류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AI는 이미지, 음성, 영상까지 모든 정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멀티모달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형식의 소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보죠. 엑셀 작업하는 중에 수식 오류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 상황을 프롬프트에 하나하나 글로 설명하고 해결 방법을 물어보는 것보다, 오류가 발생한 화면을 캡처*해서 AI에게 보여주고 왜 그런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묻는 것이 훨씬 빠르고 정확합니다. 보고서 제목이 떠오르지 않거나 글을 쓰다가 마땅한 예시가 생각나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마트폰 화면이나 카메라로 촬영하는 내용을 공유해서 조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래 링크) 구글 PC에서도 내가 보고 있는 화면, 또는 웹캠을 통해 촬영하는 내용을 공유하는 기능도 제공한 바 있는데요. 현재는 잠시 중단되어 있지만, 곧 줌(Zoom) 화면 공유를 하며 회의를 하는 것처럼 AI와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되겠죠.
* 참고로 저는 윈도 기본 프로그램인 캡처도구(<Window 키 + Shift + S>)를 자주 사용하는데, 단축키만 알아두면 정말 편리하죠.
2. AI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고용하세요.
물론 여전히 정교한 텍스트 프롬프트가 필요할 때도 있는데요.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겁니다. 바로 AI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죠. AI에게 지시할 프롬프트 작성을 AI에게 맡기는 것, 이것을 '메타 프롬프트(Meta Prompt)'라고 합니다.
메타 프롬프트는 단순히 질문할 내용을 대신 만드는 차원을 넘어, AI를 내 프로젝트의 전문 컨설턴트로 활용하는 개념에 가깝습니다.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의 배경과 목표를 설명하면, AI가 어떤 정보가 필요하고, 어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역으로 제안해 줍니다. 물론 프롬프트도 작성하죠.
가우스 F&B의 신사업 기획팀에서 '1인 가구를 위한 식물성 기반의 건강 간편식(HMR) 브랜드' 론칭을 준비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막연히 '건강 간편식 시장에 대해 알려줘'라고 질문하는 대신, 이렇게 접근하는 겁니다.
나는 '1인 가구를 타겟으로 하는 식물성 기반 건강 간편식' 신규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어. 너는 F&B 전문 시장 분석가이자 프롬프트 엔지니어 역할을 맡아줘. 우선 사업 계획서에 포함될 시장 수요 예측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데, 딥리서치를 활용해서 조사를 진행할 프롬프트를 작성해 줘. 혹시 프롬프트 작성에 필요한 추가 정보가 있다면 나에게 질문을 해줘.
이렇게 '목표'와 '상황'만 명확히 전달하면, 프롬프트 작성은 AI가 도와줄 수 있습니다. 결국 AI를 잘 활용하는 것은 적절한 '소스(Source)'를 제공하고 원하는 결과에 대해 핵심적인 '키워드'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AI가 채워줄 수 있죠.
3. 내 생각을 대신하는 맞춤 AI를 만드세요.
이제 우리는 반복적인 작업에서 프롬프트 입력 과정마저 생략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소스'와 '프롬프트'를 미리 학습시켜 놓은 ‘맞춤형 AI(Custom AI)’ 챗봇을 통해서 말이죠.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챗GPT의 'GPTs'와 제미나이의 'Gems', 클로드의 '프로젝트' 등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대부분 유료였지만, 최근 내GPT를 직접 만드는 것을 제외하면 무료로 전환되어 누구나 나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회의록 작성을 예로 들어볼까요? 매번 회의 내용을 붙여 넣고 회의록 작성을 요청하는 프롬프트를 넣는 대신, 우리 팀의 '회의록 양식(소스)'과 '작성 지침(프롬프트)'을 미리 입력해 둔 맞춤형 챗봇을 만들어 두는 겁니다. 그러면 다음부터는 녹취 파일이나 회의 메모만 던져주면, AI가 알아서 양식에 맞춰 회의록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죠.
구글의 경우 '제미나이'와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연동이 되기 때문에 좀 더 복합적인 활용이 가능한데요. 커스텀 AI를 활용해서 업무를 개선하는 간단한 워크플로우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Step 1. Gem 만들기
먼저 Gem을 만들어야겠죠. 사이드바에 보면 Gems 탐색하기가 있고 클릭을 하면 '+ 새Gem'라는 버튼이 보입니다. 클릭을 하면 아래와 같이 내가 필요한 챗봇을 만들 수 있죠. '요청 사항'에는 지시 사항을 하단의 지식에는 참고할 파일을 업로드하면 됩니다.

Step 2. 구글 Docs에서 Gem 사용하기
아래의 순서에 따라 활용합니다.
1. 상단의 제미나이 아이콘을 클릭합니다.
2. Gem이라고 된 부분에서 내가 미리 만들어 둔 GEM, 즉 맞춤형 AI를 선택합니다.
- 단, 현시점으로 구글 독스에서 Gem을 사용하려면 먼저 구글 Workspace Labs에 가입해야 합니다.
3. @를 입력하면 저장해 둔 문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그다음 작업은 뭘까요? 엔터만 치면 결과가 만들어집니다. 이미 어떤 작업을 할지는 프롬프트에 입력해 두었으니까요. 추가로 요청할 사항이 있다면 프롬프트 창에 해당 내용만 입력하면 문서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을 하다 보면 여러개의 자아가 필요합니다. 어떤 때는 데이터 분석을 하고, 어떤 때는 글을 쓰죠. 내가 하는 일들 중 일부를 처리할 수 있는 맞춤 AI를 만들어 둔다면 반복된 업무들은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바로 Gemini를 열어 여러분만의 Gem을 만들어 보세요.
마치며..
여러분은 혹시 DOS를 아시나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를 출시하기 전, 예전에는 DOS라는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컴퓨터를 조작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윈도에 명령 프롬프트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죠.

윈도가 도입되기 전, 좀 더 정확히 말해서는 GUI(Graphic User Interface)가 도입되기 전에는 하위 폴더(디렉터리)의 내용을 보거나 파일들을 다른 폴더로 옮기는 것 같은 간단한 작업도 복잡한 명령어들을 외우고, 또 타이핑을 해야 했죠. 오타 하나라도 있으면 작동이 안 됐고요.
이번 세션의 제목은 '프롬프트 없는 세상이 온다'인데요, 처음 봤을 때는 '정말 그게 되나?'하고 반신반의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클릭이나 드래그라는 개념이 없었고,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확대하고, 축소하는 것을 보여주기까지 우리는 이런 것이 가능하다는 상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기능들이지만요.
이 워크숍의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지만 기술 자체에 집중하다가 오히려 도태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프롬프트 기술 자체보다는 어떻게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해야겠죠.
이제 AI 활용의 첫 번째 관문을 지났습니다. 다음 과제는 문서 작성 효율화를 위한 첫 단계인 정보 수집 및 분석에 대한 내용인데요. Deep Research를 통해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고, NotebookLM을 활용해서 핵심을 간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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