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렌드를 배우러 간 여행에서, 방향성을 찾기까지 🇺🇸

여행은 정말 신기합니다. 우연히 마주치는 사건과 상황들을 돌이켜 종합해보면 강한 울림의 메시지를 향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혹시 무의식 속에 묻고 싶었던 질문과 찾고 싶었던 답을 품고 여행을 시작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미국 여행은 단순히 놀기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 2개의 컨퍼런스에 참석하며 깊이 배우고
•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현지에서 세미나도 진행하고
• AI의 성지 실리콘밸리에서 발빠른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하나의 메시지'☝️를 향해 여행의 서사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AI 광고 메시지의 홍수
어디를 보아도 AI 광고가 넘쳐났습니다. 그중에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B2B 솔루션도 많았는데 메시지가 꽤 추상적이었어요.
'이해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느낌이라 의아했습니다.

저녁에 방문한 재즈바에서는 제 최애 영화인 The Brazil의 OST를 연주하며 'AI 없는 음악을 즐기러 온 것을 환영해.'라고 말했는데요. 거의 이 여행의 주제를 관통하는 느낌이라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 Meta 본사에서 열린 WorkTech 컨퍼런스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했듯(https://lnkd.in/gJYgYdq9), 이 컨퍼런스에서는 '어떻게 직원들이 더 AI를 쓰게 만들까'에 대한 고민을 하루 종일 다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광고 메시지에서 느껴진 '이해하든 말든' 현상과는 정반대의 업계 반응이었죠.

🥲 AI가 추천해준 숙소, 바 모두 실패
거의 모든 여행 계획을 AI로 세웠습니다. 물론 큰 도움이 되긴 했지만 샌프란시스코 중심지에 있어 추천을 받았던 숙소는 코로나 이후 노숙자들이 늘어 어수선한 거리에 위치해 있었어요. 인기가 많다고 추천해준 바에는 사람이 없어 텅 비어있었죠.
그러다 우연히 들어간 바의 주인과 손님들이 너무나도 친절했는데 맛집, 바, 숙소 등 찐 로컬 전문가의 추천리스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AI를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알만한 사람에게 뻔뻔히 물어볼 수 있는 용기와 사회성이 아직은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 물어물어 성사된 현지 세미나
'현지에서 인사이트를 나누고 싶다'는 일념하에 장소와 모객 방법을 물색했어요. 우연히 제 포스팅에 반응을 남겨주신 David Kwon님이 샌프란시스코에 계신 것을 보고 무작정 메시지를 보내 모객 방법을 여쭤보았고, YEJI KIM 대표님의 지인을 통해 장소도 구할 수 있었어요.
근 미래에 AI가 뭐든지 해결하고 대체할 것만 같지만 그래도 결정적으로 뭔가 성사시키는 것은 사람의 연결과 '무작정 물어보는 용기'라는 것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이런 용기를 발휘하여 태블로의 프로덕트 마케터와 무작정 커피챗을 신청하며 '나 올해 처음 앰버서더가 되었는데, 잘 하는 법을 알고 싶어.'라는 질문도 던졌고, 실제 만남이 성사되기도 했어요.

🌴 샌디에고에서 느낀 AI 경시 현상
샌디에고는 정말 지상 낙원 같았습니다. 바다는 아름다웠고 사람들은 여유가 넘쳤어요. 노을은 그림 같았고요. 해변가 사람들은 도시와 다르게 이방인에게도 너무나 친절했는데, 그러다가도 AI 얘기가 나오면 대놓고 거부감을 드러냈어요.
"빌딩 숲에서 영혼을 잃은 사람들이 뭐 대단한 걸 만드는 척 하는데, 하나도 공감이 안돼."
치열한 AI 개발 경쟁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사람다움'이라는 것을 고민할 새도 없이, 사람들과 교류할 여유도 없이, 사람과 닮은 AI를 추구합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 사람다운 AI를 만들 수 있을까요? 직장인들만 하더라도 아직 AI에 대한 태도를 정하지 못했습니다. 나를 대체할 무서운 존재인지, 나를 도와줄 고마운 존재인지에 대한 답을 내린 후 적극 AI를 도입하겠죠. 현재 AI가 풍기는 이미지는 과연 '나의 나다움을 강화해줄 존재'일까요?

🔍 Ahrefs Evolve 2025 컨퍼런스에서 찾은 실마리
작년에는 마케팅의 새로운 흐름인 AEO(AI가 브랜드를 추천, 인용하게 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의 실질적인 팁을 마구 공유했던 컨퍼런스인데요. 발빠른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많은 플레이어들이 AEO를 시도 중이어서인지, 올해에는 AEO 경쟁 속에서 선두를 달리는 법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Evolve에서는 '그래서 누구나 다 테크니컬한 AEO 요건을 갖추면, AI가 누굴 추천해?'라는 질문에 역시 '사람다움'이라 답했습니다. 특이점이 온 경쟁 속에서 AI도 사람처럼 누구의 말을 제일 믿을 수 있는지, 누가 정말 좋은 프로덕트를 가졌고 실제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판단한다는 것이죠.


🔑 여행이 알려준 AI에 대한 소중한 확신
여러 조각난 실마리들을 모아 (조금 시기 상조이지만) 저는 AI에 대한 확신을 내렸습니다.
• AI의 결과물을 평가하는 것은 결국 언제나 사람일 것이다.
• AI의 '우수함'은 늘 '사람다움'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 예) 더 나은 형태의 사람다움
• 사람은 수천년 간 이 '사람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왔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앞으로도 찾지 못할 것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AI는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히려 변덕스러운 인간의 기준과 요구사항에 맞춰 계속 변화해야하는 존재가 되겠죠.


✨ 결국에는 이런 역할이 빛을 발할 것입니다.
. 해결할 문제(질문)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
. 많은 사람과 교류하여 그 문제와 해결 방법의 감정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사람
.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람 - 무작정 다가가는 용기, 진심으로 소통하려는 마음
. AI의 기술을 사람답게 쓰는 법을 아는 사람

그래서 2025년을 앞두고, AI와 경쟁하며 흔들리기보다는 '나는 어떻게 하면 더 나다워질 수 있을까'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계속 던지겠다는 다짐을 세웠습니다.

💬 여러분은 격동의 변화 속에서 어떤 다짐과 중심을 다지고 계신지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