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의심이 들 때, 증명하면 됩니다

벌써 5년 전이네요. 10년 동안 에이전시에서 말단 사원부터 실장까지 올라가며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광고 영업, 캠페인 운영, 제안서 작성, 브리핑, 팀 관리까지 나름대로 리더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10년 만에 옮긴 회사에서 4개월 만에 함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고,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해온 일들이 정말 의미 있었던 걸까?라는 자책이 계속됐습니다.

그 시기에 첫째 딸이 신장 문제로 수술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무직 상태에서 아이가 수술을 앞둔 모습을 보니, 자책할 시간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일어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무너진 자존감을 다시 세우고 시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로 다시 증명하는 것이 필요했고 한 달 동안 다음과 같은 일들에 집중했습니다.



1. 그로스에 대한 이해

인하우스 마케터로 전환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광고 운영만이 아니라 서비스 전반에 관여하고, 제가 가진 분석 역량을 더 살릴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Reforge와 Lenny’s Podcast를 번역해가며 쉬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물론 공부만으로 완성되는 역량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2. 기본기 강화

관리자 역할을 오래 하다 보니 실무 감각이 많이 무뎌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구글·메타 도움말을 끝까지 읽고 Skillshop 자격을 모두 취득했습니다. 특별한 자격증은 아니지만, 디테일을 채울 수 있었고 최소한 노력의 증거로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3. 새로운 기술의 습득

입사하고 싶은 회사들이 대부분 프로덕트를 운영하고 있었고 Amplitude를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AB180 아카데미를 매일 보며 데모 환경에서 실습했습니다. 잘 모르겠으면 부딪히는 것외에는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매일 반복한 덕분에 실제 입사 후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4. 인하우스 마케터로 합류

한 달간 오로지 성장만을 목표로 학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자신감과 자존감은 결국 실력에서 나온다. 운 좋게 지금 회사와 인연이 닿았고,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생존하고 있습니다. 시니어에게는 성장보다 생존이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얼마나 짧게 만들고 다시 증명하느냐가 커리어를 결정합니다. 저는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생존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배움을 나누는 일 역시 제가 선택한 또 하나의 증명이자 링크드인을 하는 이유기도 합니다🥰